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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8일 07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30일 14시 12분 KST

그녀의 발목은 원래부터 통뼈였을까?

앙상한 발목에 복사뼈가 잘 드러나 있는 것은 모든 여성의 로망이자 건강의 상징이다. 옛말에 '발목 두꺼운 며느리 들이지 말라'고 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았으면 필자 역시 시집을 못 갔을 것이다. 이미 발목이 셀룰라이트로 둘러싸여 뭉툭해져 있다면, 그리고 발목이 틀어진 게 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라면, 이미 변형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것이므로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해결책을 제시하기에 앞서, 발목에 뭉친 셀룰라이트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만큼 미친 짓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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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지방의 변성으로 셀룰라이트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근육 조직에 변형이 생겨서 셀룰라이트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실제로 셀룰라이트가 발생하는 부위가 지방층이기 때문일 것이다). 셀룰라이트는 엄밀하게 얘기해서 피하지방층에 위치하는 바탕질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이 바탕질은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과 바로 접해 있다. 따라서 지방 조직에서 변성이 생겨서도 그렇지만 근육 조직에서 변성이 생겨도 당연히 셀룰라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는 '지방과 근육 중 어디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은지' 따져 보면 당연히 근육이 더 높다! 지방과 달리 근육 조직은 움직여서 기능을 나타내는 조직이므로 수 많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반면에 지방의 문제는? 단 하나,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되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근막, 힘줄의 망가짐이 셀룰라이트로 나타난다

근육 조직은 기능에 따라 근육, 힘줄(인대), 근막으로 나눌 수 있다. 근육은 힘줄과 연결돼 뼈에 부착된다(힘줄은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조직이고,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근육 조직을 감싸고 있는 것이 근막이다. 근막은 근육에 비해 손상되기 쉬운 만큼 염증도 자주 일어난다. 또한 늘어나고 줄어 드는 근육과 달리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은 고정된 길이를 유지하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근막과 힘줄에 상처를 주는 행위,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근육에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근육 조직이 너무 많이 사용돼 닳게 되면, 변성이 일어나 주변 지방 조직의 바탕질까지 지저분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탕살, 즉 셀룰라이트이다. 근육 조직의 염증이 만들어내는 셀룰라이트는 몸의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발목이 가장 대표적이다.

발목에 뭉친 셀룰라이트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만큼 미친 짓이 없다

앙상한 발목에 복사뼈가 잘 드러나 있는 것은 모든 여성의 로망이자 건강의 상징이다. 옛말에 '발목 두꺼운 며느리 들이지 말라'고 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았으면 필자 역시 시집을 못 갔을 것이다.

몸 전체가 잘 정렬되어 있는 바른 체형이어야 발목이 앙상할 수 있다. 또한 정맥 림프 순환이 좋아야 부종 없이 발목이 앙상할 수 있다. 발목에 영향을 미치는 발목 위 신체의 어떤 부위라도 잘못 정렬되어 있다면 발목이 한쪽으로 치우쳐 그 부위에 섬유성 셀룰라이트와 부종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잘못된 걸음걸이와 생활 습관은 결국 발바닥에 올바른 힘을 못 싣게 해 발목 주변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이미 발목이 셀룰라이트로 둘러싸여 뭉툭해져 있다면, 그리고 발목이 틀어진 게 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라면, 이미 변형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것이므로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해결책을 제시하기에 앞서, 발목에 뭉친 셀룰라이트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만큼 미친 짓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겠다. 굶으면 발목 붓기가 좀 빠지더라는 말은 뭐 그럴 수는 있다. 일시적으로 수분이 날아가 잠깐 얇아 보이는 것일 뿐, 발목의 셀룰라이트는 지방형이 아닌 섬유형이므로 발목살이 줄어들 수는 없다. 심지어 지방형 셀룰라이트도 굶는다고 줄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이어트와 관련되어 자신 있게 얘기해 줄 것이 있다. "탄수화물을 폭식하면 발목도 비례해서 굵어진다. 하지만 거꾸로 굶는다고 비례해서 얇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잠깐 줄다가 틀림없이 결국 더 굵어진다."

여기서 더 굵어지는 시점은 굶다가 다시 먹기 시작했을 무렵이기도 하고 계속 굶고 있는 어느 시점이기도 하다. 굶다가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을 무렵에 두꺼워지는 것은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인슐린 분비에 따른, 혹은 염분 섭취에 따른 부종이고, 계속 굶는데도 다시 두꺼워지는 것은 리바운드 현상이거나 영양분 소실에 따른 결합 조직의 무너짐으로 발생한 부종 또는 염증 때문이다.

여자의 자존심, 하이힐 당신의 다리가 위험하다

하이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하이힐을 신었다. 하이힐을 신으면 종아리 알이 긴장해 다리가 예뻐진다는 잡지 정보만을 믿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이힐을 신었다. 게다가 키가 작아서 하이힐을 평생 나의 분신으로 여기고 살리라고 결심한 터였다. 학교 앞의 구두 가게들은 진작에 섭렵했고,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은 고스란히 신상 하이힐을 사는 데 바쳤다. 그 무렵 나는 하이힐을 신고 버스 정류장 두세 개 쯤은 그냥 걸어 다녔다. 산에 오를 때도 아무렇지 않게 웨지힐을 신고 올랐다. 네팔 의료 봉사를 갈 때도 조금이라도 높은 등산화를 찾아 백화점을 헤매고 다녔다. 그 당시 대유행이던 유럽 배낭여행을 갈 때도 10.5센티미터짜리 통굽 구두를 신은 채 여분의 신발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3주를 돌아다녔다.

작은 키 콤플렉스 때문에 죄 없는 발만 너무 고생한다는 생각은 훗날 의대 본과 시절 정신과 강의시간에 들은 교수님의 말씀 한마디에 저 멀리 날려 보낸 터였다. 그 교수님은 키가 많이 작았는데도 늘 단화를 신으셨다. 당신 스스로의 분석에 따르면 키가 작으면 굽이 높은 구두를 신어서 보완하려고 하는 것이 정상일텐데 그렇지 않고 단화를 신는다는 것은 외면으로는 굽 높은 구두를 신어 보완하려는 사람보다 더 심한 콤플렉스를 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하셨다. (그럼 난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전한 사고의 사람이군!) 게다가 나의 어머니는 여자가 하이힐에서 내려와서 사스(기능성 단화)를 신는 순간 여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터라 전체 병동을 휘젓고 다니며, 밤샘 당직을 밥먹듯 해야 하는, 군대보다 더 하다는 수련의(인턴) 기간 내내 하이힐을 발에서 벗어본 적이 없었다.

현명하고 다리가 날씬한 여자는 남 앞에서 아름답게 보이고 싶을 때만 하이힐을 신고, 다른 시간에는 발 편한 구두를 신는다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심지어 나는 수년간 매일 장거리 출퇴근 운전을 하면서도 따로 드라이빙 슈즈를 신지 않았다.

하이힐은 왜 다리에 나쁜 걸까? 하이힐을 신으면 발끝 쪽으로 힘이 쏠리니 당연히 좋지 않겠지만, 또 하나 하이힐을 신고 걸으면 온몸 관절이 부적절하게 움직인다는 것 또한 치명적이다. 걸음걸이는 숨쉬기만큼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위에 속한다. 하이힐을 신고 우아하게 뒤뚱뒤뚱 걷다 보면 온몸의 관절 근처에 붙어 있는 모든 인대와 힘줄이 손상 받게 마련이고, 곳곳마다 아프고 병든 셀룰라이트가 자리 잡게 된다. 근육 조직이 손상을 입게 되면 피하층의 바탕질의 변성이 일어나 퉁퉁 붓게 된다. 손상 받은 인대와 힘줄은 쉬어야 낫는데, 쉬기는커녕 손상 받은 그대로 계속 움직이면 결국 과사용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일어나 기능적 퇴행에 이르게 된다. 그 부위마다 셀룰라이트가 진행되다가 나중에는 석회화까지 이르러, 어디까지가 뼈이고 어디까지가 셀룰라이트인지 구분조차 안 되는 지경에 도달하게 된다. 이 지경이 되어 내원하는 환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제 발목은 원래부터 통뼈예요."

일러스트 강상훈

코끼리 발목의 비밀

십중팔구는 자기 다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기억을 못 한다(나 역시 그랬다). 통뼈라고 주장하는 환자의 열의 아홉은 오히려 남보다 평균 이하 사이즈의 발뒤꿈치뼈(종두골)를 가지고 있다(물론 열의 하나는 진짜 통뼈다). 남들보다 작은 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기가 어렵고, 그것을 버텨 내느라고 에워싼 인대며 힘줄에 무리가 가서 만성적인 염증 부종이 차곡차곡 진행, 석회화되어, 결국 뼈처럼 커지면서 굳어져 버린 것이다. 아, 인체의 신비여!

나는 환자에게 석회화되어 커진 발에 대해 설명해 주고 일단 발을 좀 아끼고 사랑해 주라고 말한다. 그러려면 매일 들여다봐야 하는데 의외로 발의 부종이 심하고 셀룰라이트 살성을 가진 환자들은 자기 몸을 들여다보는 것을 싫어한다. 외면하는 것이다.

발목을 가늘게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 발바닥을 균형 있게 지탱할 수 있는지 체크해보고, 그러기 어렵다면 질 좋은 맞춤형 깔창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상황은 나빠질 수 있다. 둘째, 발목에 영향을 주는 체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발목에서 유착되고 변형된 부분은 물론이고 발목에 영향을 주는 주변의 섬유경화성 셀룰라이트 또는 유착 부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일단 석회화된 조직은 뜯어내야 한다. 그 부분이 유착되면 정상 기능을 했던 주변의 근육들도 점점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석회화된 조직, 즉 셀룰라이트살은 결과물이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석회화된 조직을 없애는 것으로 발목을 보다 날렵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원인이 제거된 것은 아니므로 얼마든지 또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석회물을 없앤다고 침습적 수술 방법을 쓰게 되면 그야말로 빈대 없애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된다. 진행된 셀룰라이트살은 그만큼 혈액순환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요, 그주변 조직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인데, 거기에 매스나 캐뉼라를 들이대면 셀룰라이트 조직을 조금 들어낼 수는 있을지언정 그나마 겨우 유지되고 있던 혈행마저 끊겨 버릴 수도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셀룰라이트 주변 조직의 기능을 되살려서 셀룰라이트살이 자연스럽게 흡수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충격파와 고주파를 이용해 셀룰라이트 조직을 가능한 재빨리 효율적으로 누그러뜨리고, 거의 동시에 그 부분의 근육 기능을 되살리는 운동을 권장한다. 미세 근육 교정을 위한 특수 운동은 걸음걸이와 자세 교정이 병합되어야 한다. 걸음걸이 교정은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생각보다 쉽게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잘못 사용해 온 근육 기능들을 하나하나 찾아 교정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료와 동시에 발목 셀룰라이트의 원인을 찾아 하나씩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면 근본적으로 셀룰라이트가 안 생기게 방지할 수 있다.

* 이 글은 <제3의 살 - 젊고 건강한 몸매로 만드는 안티셀룰라이트 다이어트>(RHK, 2014)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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