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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7일 10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12일 10시 05분 KST

[허핑턴인터뷰]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세번째 앨범 발매, '전 제가 정말 섹시하다고 생각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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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은 한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밴드 중 하나다. 무대를 보면 볼수록 그들의 몸짓은 하나하나가 정말 관능적이다. 외모도 뛰어나다. 메이저 가수들만 봐온 사람들은 이 말에 깜짝 놀랄 수도 있겠지만, 홍대 앞에서 이들은 '외모로 뜬 밴드'로 치부되기도 할 정도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끔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건 이들이 음악을 얼마나 '잘 만드는가'이다. 이들이 지난 7월 7일 세 번째 앨범 <썬파워>를 내놨다. 나이는 들었는데 오히려 더 상쾌하고 간결하다. 타이틀 곡도 '젊은이'. 열심히 들어보고 오랜 친구인 '구남'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말의 맛을 위해 문법에 살짝 맞지 않는 표현도 그대로 살렸다.

이번 앨범이 구남으로선 세 번째고, 나언씨랑 태식 씨가 들어오고 나서는 첫 앨범이죠?

병학 그렇죠. 2011년에 두 번째 앨범을 내고 나언, 태식을 라이브에서 들여서 같이 해오다가 이번에 앨범 작업은 처음으로 같이 했죠.

아무래도 예전 작업이랑은 많이 달랐죠?

조웅 예. 1집에서 2집으로 넘어갈 때의 가장 큰 변화는 '공연에서 할 수 없는 건 하지 말자 원칙을 세운 거였어요. 1집에선 사운드 적인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전자음을 넣기도 했던 반면, 2집에선 기타와 베이스의 소리로 낼 수 없는 건 최대한 배제했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시퀀싱으로 찍은 소리들이 조금씩은 들어가긴 했는데, 이번 앨범에선 나언이와 태식이가 들어왔으니 정말 라이브 같은 건반 플레이와 진짜 드럼이 들어간 거죠.

태식 이번 앨범에서도 두 곡은 찍었어요.(웃음)

나언 씨는 어땠어요? 첫 앨범 작업인데 오빠들이 혼내지 않던가요?

나언 아뇨 전혀 안 그랬어요. 계속 맘대로 하라는데 제가 맘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그게 고민이었어요. 이번 작업이 앨범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엄청나게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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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의 키보디스트 김나언. 무대에서 남성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보컬에서 힘이 많이 빠졌어요. 예전에는 왜 '창'하는 것처럼 과한 바이브레이션이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조웅 그런가?

병학 맞아요. 확실히 부담스러운 바이브레이션이 많이 빠졌죠. 심플하게 내지르는 보컬이 많아졌어요.

앨범 가사를 보니 두드러지는 점이 있던데, 뭘 그렇게 '하자'는 게 많아요?

나언 어! 정말! 그러고 보니 계속 '해보자', '가보자', '봐보자' 그런 가사가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조웅 그러네. 아 뭐, 내가 갑갑한 게 있나 보지.

'재미'같은 노래는 성적 코드가 굉장히 노골적으로 들어가 있던데요. 예를 들면 '라면을 끓여볼까?'같은 가사랄까? 이영애 씨가 나오는 영화 이후에 '라면을 끓이다'라는 표현은 좀 관용적이니까요.

조웅 그 노래가 그런 얘기는 맞는데, 이영애 씨의 라면이랑은 조금 달라요. 이영애 씨의 라면은 섹스하자는 얘기를 돌려서 말하는 표현이고 이 노래('재미')에서 '라면'은 이미 둘이 하고 땀에 젖었고, 말할 필요 없고, 미소는 지어지고, 출출한데 '라면이나 먹을래?' 뭐 이런 맥락이에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라면은 '하기 전의 라면'이 아니라 '하고 나서의 라면'이라는 얘기군요.

조웅 그렇죠.

태식 정말? 난 그런 가사인 줄 전혀 몰랐어요. 그냥 춤추고 놀아보자는 가사인 줄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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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태식은 DJ 배틀 우승 경력이 있는 만큼 컴퓨터 시퀀싱 리듬도 잘 만진다.

드러머가 곡 해석이 덜 됐었군요. (웃음) 그러고 보면 개인적인 친구 입장에서 조웅과 임병학의 일상생활이 여기 참 많이 들어있어요. 둘 다 옷 벗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데 '노 클로스 파티'라는 노래에 그 마음이 다 들어있죠. 조웅은 본인만 그러는 게 아니라 남 옷 벗기는 것도 정말 좋아하잖아요. 저도 술 마시는 데 조웅이 와서 옷 벗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나언 정말요? 오빠들이 그래요?

조웅 그러니까, 저도 그게 이해가 안 돼요. 요새는 안 그러는데 예전에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병학이도 요새는 안 그래요.

병학 예전에 그러던 시절이 있긴 했죠. 우리가 'XX'에서 자주 만나던 그 시절에는 정말 매일 벗고 놀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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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의 리더 조웅은 '섹시함'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본인이 섹시하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게 참 섹시하네요. 그러고 보니, 조웅 씨는 술 마시면 남자들한테 그렇게 치근덕거리더라고요. 제가 듣기로는 병학 씨랑은 키스도 했다면서요?

나언 정말요? 오빠 정말 웅이 오빠랑 뽀뽀했어요?

병학 아냐, 무슨 키스야. 웅이 형이 좀 센 척 하는 게 있어요. 남자랑 뽀뽀 해봤냐고 누가 물어보니까 지기 싫어서 '어 해봤어' 뭐 그렇게 대답한 걸 거야.

조웅 그게, 세회 씨한테 그렇게 말을 하건데, 제가 궁금한 게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남자끼리 뽀뽀하면 어떨까?'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해볼까?' 하고 둘이 장난으로 해보려고 했었던 일이 있긴 했던 거죠.

그래서, 했어요?

조웅 입술을 가까이 가져가긴 했는데 병학이 콧김이 너무 뜨거워서 못하겠더라고요. 그만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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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학은 훨친한 키에 귀여운 인상이지만 처음 보면 무섭다.

이번에 소속사를 나왔죠? 왜 나왔어요?

조웅 진짜 인디 정신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정말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마음으로.

그 말은 홍대 앞의 다른 인디 밴드들은 진짜 인디 밴드가 아니라는 건가요?

조웅 세회 씨, 왜 자꾸 우리 이상한 사람 만들어요.(웃음)

나언 오빠 이건 인터뷰 망한 것 같아요. 이상하게 나올 것 같아.(웃음)

진짜 인디라니 팬들은 잘 모를 거예요. 소속사 없이 앨범을 발매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얘기 좀 해주세요.

조웅 이게 정말 배추 키워서 파는 거랑 굉장히 비슷해요. 밭도 가아야 되고, 씨도 뿌려야 하고, 잡초도 제거해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근데 이제는 가져다가 서울 들고 가서 파는 것까지 직접 하는 거죠.

나언 그렇죠. 이번에 음원을 배급하면서 함께 뿌리는 보도 자료와 인터뷰 등도 웅이 오빠랑 제가 다 썼어요.

조웅 씨는 배추 키워봤나 봐요?

조웅 아뇨. 깻잎만 키워봤어요.

매니지먼트가 아예 없으면 방송사마다 다 따로 돌아다니면서 심의를 넣는 거나, 홍보용 음반 돌리고 보도자료 뿌리는 것 등등 정말 일이 많을 텐데 그런 것도 직접 할 건가요?

태식 그건 해주는 분이 있어요. 매니저분이 있는데 음악적으로는 전혀 관여를 안 하고 우리의 스케줄과 홍보만 관리를 해줘요. 이분은 그냥 우리 멤버라고 보는 게 맞을 거예요. 우리랑 똑같이 모든 수익을 1/N로 나누는 시스템이죠. 우리가 공연을 많이 하면 매니저분도 수익이 많아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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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 본인은 항상 퇴폐적인 걸 추구하지만 그게 마냥 귀여운 게 구남의 매력이다.

다른 음반사에서 들어오라는 제의는 없었나요?

나언 많이 들어왔죠. 그런데 다른 데 들어갈 거면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이번 앨범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았죠? 왜 그 길을 택했어요?

태식 그렇죠. 일단 회사를 나오다 보니 앨범 제작에 투자할 돈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멤버들끼리 돈을 모으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하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었어요. 최종적으로 꽤 큰 금액이 모였고 앨범을 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제일 좋았던 건 크라우드 펀딩을 해보고 나서 팬과 뮤지션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어떤 점에서요?

조웅 예를 들면 20만 원을 후원하는 팬들은 코러스로 참여하게 해주고 크레딧에 이름도 다 넣었어요. 그런데 스무 분이나 참여했어요.

태식 적은 돈이 아닌데, '전혀 모르는 팬이 이렇게 우리를 좋아해 주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죠.

밴드마다 팬들의 느낌도 조금 다르죠? 구남 팬의 이미지는 어떤 것 같아요?

태식 처음 밴드를 같이 할 때는 확연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특히 나언이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여성 팬들이 대다수였는데 히피나 집시같이 자유로운 옷차림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나언 아! 그리고 우리 공연엔 꽃이 많아요. 팬들이 꽃장식을 많이 하고 오기도 하고 꽃이 프린트된 옷도 많이 입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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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은 얼마 전 '기저귓값을 벌어야 한다'며 술집을 차렸다. 그는 그곳에서 술 따르는 담당이라고 한다.

저도 오늘 느낀 건데 무대에서 나언 씨의 폭발력이 대단하더라고요. 나언 씨가 들어오고 나서는 팬의 성비가 바뀔 정도였다는 거죠?

태식 남자 팬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죠.

나언 그런데 조웅 오빠가 병학 오빠한테 뽀뽀하려 했다는 걸 생각해보니까 제 팬이라는 보장도 없는 것 같아요.(웃음)

조웅 왜 그래! 우리 아들이 곧 돌이야!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변화에 관해서 얘기해보죠. 'UFO'라는 노래에서 처음으로 여자 보컬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더 큰 변화는 이 노래가 조웅의 가사 중에 처음으로 확연한 스토리텔링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에요.

조웅 그 노래가 처음에는 창피했어요.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 놓고 핸드폰에 저장해놨다가 언젠가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 간 자리에서 들려준 적이 있었거든요. 친구들이 신곡 있으면 들어보자고 해서 들려줬는데 이 노래가 너무 창피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그 이유 같아요. 노래의 구조가 너무 이야기형식으로 되어있다는 점 말이죠. 나중에 앨범에때는 나언이랑 번갈아 대화하는 형식으로 부르니까 그 부끄러움이 좀 중화가 되더라고요.

실제로 UFO를 믿나 봐요?

조웅 믿어요. 그래서 허핑턴포스트의 애독자예요. 허핑턴포스트 과학 기사는 우주인의 존재를 비중 있게 다루죠. 전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주인은 있을 것 같아요. 그 노래의 마지막 후렴구에도 있잖아요. '이 세상에 우리만 사는 건 아닐 거예요'라고.

아래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세 번째 정규앨범에 수록된 '젊은이'의 뮤직비디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