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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5일 12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16일 14시 12분 KST

땅은 어디 안 가니까 | 전남 해남에서 대파·봄동 농사짓는 김순복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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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참솔공동체에서 대파, 봄동 농사짓는 김순복 씨

"농사에 제일 어려운 건 풀이랑 벌레인데 아무래도 유기농이니까 해 줄 게 별로 없어요. 대파는 벌레가 먹어도 끝까지 살아남아서 다시 쑥쑥 자라요. 생명력이 있어. 생명력 하나 믿고 안달복달 안 하고 못 본 척하고 참아야 하는 게 겨울채소 농사인데 그게 저랑 잘 맞아요."

글 구현지(살림이야기 편집장) | 사진 류관희

겨울 노지채소의 고장 해남

땅끝마을 해남은 한겨울인 1월 중순에도 따뜻하다. 현산면 월송리에서 대파, 봄동, 월동배추 등 겨울채소 농사를 짓는 김순복 씨 집을 찾아가는 마을길 초입부터 눈에 들어오는 채소밭들이 푸르기만 했다. 김순복 씨네는 창고 겸 작업장 건물과 살림집이 나란히 있다. 이불을 덮어 놓은 개집에서 다섯 살 된 개 두 마리가 벌써 손님 기척을 알아채고 뛰어나와 짖고 김순복 씨가 마당에 마중을 나왔다. 김순복 씨와 큰딸, 개 두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 이렇게 여섯 식구가 살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한 번도 안 왔어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 해남은 바닷바람이 세서 그렇지 겨울에도 기온은 안 떨어지기는 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더 따뜻해서 눈 대신 비가 몇 번 오고 말더라고."

김순복 씨는 안방으로 안내하고는 몸을 녹이라며 허브차를 내왔다. 함평 조대희 생산자의 허브농장에서 온 차다.

농촌에서 겨울은 일이 없는 농한기라 하지만 해남은 겨울채소 때문에 1~2월에도 쉬는 날이 없다. 봄동과 대파가 한창이라 김순복 씨도 마을 '아짐'들 일곱 명과 함께 오전에는 창고에서 채소 포장 작업을, 오후에는 밭에 나가 수확을 하느라 바쁘다.

2년만 살자던 게 자연에 반해 34년째

김순복 씨 고향은 충북 청주다. 도시내기라 농사일은 하나도 몰랐다. 학교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성당에서 만난 남편과 스물여섯 살에 결혼하여 시어머니 혼자 농사짓던 이곳 월송리로 왔다. 농사를 오래 지을 생각은 없었다. 남편이 2년만 해 보자고 해서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왔는데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서 푹 빠져 버렸다.

"친구들이 기가 막혀 했다니까. 나도 내가 자연을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요. 농사일이 힘든데도 그냥 산이랑 들이랑 바라보고만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고 계속 있고 싶고 그런 거예요. 처음 왔을 땐 물도 우물에서 길어다 먹어야 하고 생활이 아주 불편했는데 그래도 흙에서 뭐가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구요."

충청도 사람이 전라도에 정착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말이 안 통했다. "부순방(아랫목)에 가서 밥죽(밥주걱) 가져 와라" 하면 못 알아듣고 "네? 네?" 자꾸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은 그 집 며느리가 귀가 안 좋은가 보다 했다고. 사투리를 다 알아듣고 미묘한 지역 문화에 적응하는 데 20년은 걸렸다.

그렇게 쭉 이 마을에서 농사지은 지 34년째. 물려받은 땅은 별로 없었지만 대신 남편과 둘이 부지런히 개간을 해서 늘렸다. 3만 3천 m²(1만 평)에 벼, 보리, 콩 농사를 지었다. 20년 넘게 관행농사를 했다. 자연은 좋았지만 농사일은 좋은 줄을 잘 몰랐다. 소득도 별로 없고 농산물 시세가 오락가락하여 마음을 졸이고. 독한 농약 치는 일도 싫었다. 한번씩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중에 주변에 귀농 온 사람들이 유기농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농약 안 치고 농사를 짓나 의아했는데 자세히 들어 보니 앞으로 농업은 유기농을 하는 것밖에 살길이 없다고 남편과 의견을 모았다. 3년 정도 유기농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마침 2006년에 한살림에서 참솔공동체를 만드니 같이하자고 권해서 창립 멤버로 들어갔다. 열네 농가로 시작해서 지금은 나간 집, 새로 들어온 집 해서 열일곱 농가가 하고 있다.

"뭐가 힘들었나 슬펐나 이런 이야기는 하기 싫고 지금 즐겁고 좋은 일만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때 애들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준비만 하다가 정작 같이 한살림 농사를 못해 본 게 너무 아쉬워요. 사람 좋아하고 성실하고 농사 공부 열심히 하고... 한살림 농사에 딱 맞는 성품이었는데."

유기농으로 뭘 지을까 고민하는데 동네 아짐들이 떠올랐다. 봄 여름 가을에는 각자 자기 일을 하고 다들 겨울에는 쉬니 같이 겨울채소를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부터 봄동과 대파를 시작해 마을 아짐들 일곱 명과 지금까지 11년째 같이 일을 한다. 올해 예순살이 된 김순복 씨는 동네에서 제일 나이 많은 아짐보다 스무 살 어린 막내다. 새해 맞으면서 이제 내년에 환갑잔치 할 거라고 하니 아짐들은 "야, 니가 벌써 그렇게 나이 먹었나?" 하고 웃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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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관행농사를 지으며 오락가락하는 농산물 시세에 마음 졸이고 독한 농약을 치는 것도 싫어 맘고생을 했다. 그러다 인근에 귀농한 사람들로부터 유기농사에 관해 알게 되었다. 그때 유기농사로 바꾸지 않았으면 농사짓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을 거라고. 그러고 3년 뒤쯤 김순복 씨는 2006년 해남의 참솔공동체에 창립부터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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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에 봄동과 대파가 끝날 즈음에 월동배추를 낼 예정이다. 지난해 가을에 비가 많이 와서 김장 배추는 잘 안 되었다던데 월동배추는 실하게 여물었다. 그다음에는 호박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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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세운 닭장에서 10여 마리 닭을 키워 매일 달걀을 얻는다. 먹을거리는 대개 자급한다. 가족 먹을 것과 자녀들에게 보내줄 것 해서 벼농사를 2천 ㎡(600평)가량 짓고, 텃밭에서 먹고 싶은 채소를 키운다. 며칠 전에는 봄동이 제철인데 일하는 사람은 못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간장과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었다. 봄동이 좋아 어떤 양념에도 맛있다고.

새들이 먹고 남으면 사람이 먹고

집에서 채소밭까지는 차로 5분 거리다. 봄동 6천61m²(2천 평), 대파 3천967m²(1천200평)를 지었다. 주문량에 따라 매일 수확하여 한살림 물류센터로 보내는데 2월 초면 다 나갈 것 같다. 지난해에는 시금치, 홍화나물을 같이 해 봤는데 여러 가지를 하니 정신없고 잘 안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장철에 적갓 내고는 딱 봄동과 대파에만 집중했다. 그 외에는 앞으로 월동배추 낼 게 조금 있다.

봄동은 10월에 파종하는데 날씨가 추울 때 자라니 병도 벌레도 거의 안 생겨 손이 별로 안 간다. 올해는 날씨도 기가 막히게 잘 맞아서 제때 해가 나고 제때 비가 와서 밭에 따로 물을 댈 필요도 없었다. 다만 새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게 흠일까. 오늘도 봄동밭 가장자리에 새들이 계속 날아들어 쪼아 먹고 있었다. 김순복 씨는 따로 새를 쫓거나 하지도 않는다.

"저들도 먹고살아야지. 새들이 먹고 남으면 사람이 먹고 그러는 거예요."

반면 대파는 5월에 파종하여 여름을 아주 힘들게 난다. 대파는 벌레가 엄청나게 많이 생겨서 관행농사로 짓는 걸 보면 농약에 절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기농으로 키운다고 다르지 않다. 벌레가 들끓는데 손으로 잡고 유기농 제제를 뿌려도 감당이 안 된다.

"대파는 안달복달하면 안 되고 그냥 내버려 둬야 해요. 유기농 제제는 뿌려 봐야 별 효과도 없어요. 날이 추워질 때까지 참고 기다려요. 대파는 뿌리만 있으면 살거든. 벌레들이 가을 추위에 다 죽고 나서 그때부터 쑥쑥 크기 시작해서 이맘때 되면 아주 깨끗해져요. 중간에는 쟤가 어떻게 되려나 싶은데 그걸 못 참으면 대파 농사를 못 해요. 대파는 열두 번 변한다고 해요. 조금 자라다가 잎이 허옇게 변했다가 벌레를 먹어서 죽는구나 싶었다가 다시 파랗게 변했다가 그렇게 열두 번 고비를 견뎌야 거둘 수 있어요."

매일매일 일기예보 확인하는 게 농사 비결

김순복 씨는 대파의 그런 질긴 생명력이 자기랑 어울린다고 여긴다. 올해는 비와 추위가 예년과 다르게 와서 대파가 좀 늦게 크는가 싶었는데 요즈음 딱 맞게 잘됐다. "얼마 전에 한살림 행사에서 매장 활동가님을 만났는데 조합원들이 우리 집 대파가 특히 맛있다고들 한다더라"고 은근하게 자랑도 한다.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그런 게 어딨어요. 나도 모르겠어요. 흙이 좋아서, 대파와 잘 맞는 땅이라서 저절로 잘되는 거 같아요"라고만 한다. 거듭 물어봐도 자기는 특별한 게 없다고 한다.

"농사는 자연이 다 하는 거지, 사람이 억지로 어떻게 못 해요. 사람이 비 오게 할 수가 있나 바람 불라고 할 수가 있나."

주변 사람들은 그의 농사 '타이밍'에 감탄하고는 한다. "김순복이가 파종하고 나면 어떻게 그렇게 딱딱 맞춰 비가 오나?" 실은 비법이 있기는 하다. 매일매일 일기예보를 꼭 확인한다는 것. 몇십 년째 날마다 농사일지를 쓰며 날씨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일지를 같이 보면서 날씨 추이를 따져 본다. 그러면 이때쯤에 비가 오겠다, 기온이 어떻게 변하겠다, 바람이 불겠다 그런 예측이 나온다. 그런 때에 맞춰서 농사일을 계획하면 된다는 거다.

또 몸이 힘들지 않게 하고 싶은 만큼만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쉰다. 회사 다닐 때에는 출퇴근 시간이나 주어진 일에 내가 맞춰야 하지만 농사는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있더라고. 그 두 가지가 비결이면 비결이라고 너무나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게 보통 내공이 아니다. 십 수 년 성실하게 쌓아 온 경험치를 활용한 농사다.

대파밭을 같이 둘러보다가 김순복 씨가 아래쪽 빈 땅을 가리키며 웃었다.

"저기에 지난해 여름에 녹두를 심었다가 완전히 망쳤어요. 1천500평(4천958m²)을 심었는데 병충해 때문에 하나도 못 건지고 다 죽었어요. 비닐 멀칭을 했던 걸 다 어떻게 치우나, 수확도 없고 품삯만 나가겠구나 하고 걱정했는데, 밤에 멧돼지가 와서 지렁이를 잡아먹느라고 온 밭을 다 헤집어서 비닐을 다 뽑아 놓은 거예요. 그냥 비닐을 슬슬 말아서 거두면 되게 해 놨더라고요. 멧돼지가 농사도 도와준다니까요."

유기농사는 그렇게 속절없이 3~4천 m²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농약이나 제초제 등을 써서 대응하는 관행농사에서는 상상도 못 할 피해여서 그런 농사를 짓다가 유기농으로 넘어온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김순복 씨는 유기농사를 지으려면 그런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고 믿는다. 게다가 크게 망친 다음에는 바로 다른 걸 짓지 않고 땅을 쉬게 해야 한다. 땅이 1만 평이면 1~2천 평은 놀리는 여유를 둬야 한다는 게 김순복 씨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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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복 씨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그림을 그린다. 주로 자연과 일하는 사람들을 그린다. 삼 년째 색연필 그림을 그리며 어느 색이 가장 많이 닳았나 보니 녹색과 갈색이다. '내가 이 색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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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그림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어서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그렸다. 처음에는 스스로 어린아이 그림 같아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구도나 색감에 경험이 쌓여 능숙해진 걸 느낀다. 이렇게 그린 그림은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하는 팜파티에 전시도 한다.

낮에는 농사, 밤에는 그림

한참 일하다가 김순복 씨는 잠시 손을 멈추고 하늘이나 주변 풍경,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본다. 눈에 보이는 광경을 머릿속으로 스케치하는 것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나면 방 한쪽에 놓아둔 상 앞에 앉는다. 상 위에는 스케치북과 색연필 통이 늘 펼쳐져 있다. 낮에 머릿속에 담아 둔 모습을 밑그림도 따로 없이 색연필로 슥슥 그린다.

김순복 씨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가 좋았다. 초등학생 때 미술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고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일찍 꿈을 접었다. 사십 년 넘게 묻어 두었던 꿈을 다시 펼치게 된 건 삼 년 전부터다. 결혼하여 서울에서 살고 있는 두 딸이 2014년 생일에 전문가용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선물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그림 맘껏 그려 보라고. 그때부터 매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벌써 50장짜리 스케치북 3권을 채웠다.

따로 배운 적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욱 개성이 살아 있는 그의 그림 솜씨가 금세 소문이 나 한살림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팜파티에 전시를 하고 한살림 소식지에 한 달에 한 번 '생산지에서 온 그림편지'라는 제목으로 그림과 짧은 글을 연재하게 되었다.

한살림에서 소식지에 연재한 그림을 모아 <2017 한살림 생산지에서 온 열두 달 그림 달력>을 만들었는데, 조합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아 보름만에 800부가 다 팔렸다. '농부화가 김순복 씨가 그린 달력' 이야기가 지역신문에 실렸고 곧 일간신문과 TV 방송 등을 통해서도 알려지면서 전국에 소문이 났다.

그림만 잘 그리는 게 아니다. '생산지에서 온 그림편지'를 보면 그림과 함께 입말을 살려 쓴 짧은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다. 김순복 씨는 다시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오 남매 중에 셋째로, 언니 오빠가 책을 좋아해서 집에 책이 많았단다. 그 덕분에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책을 많이 보았고 화가 다음에는 작가도 되고 싶었다. 따로 발표할 기회가 없어도 혼자서 틈틈이 시도 600편 넘게 써 왔고 군정소식지에 미담을 취재하는 명예기자 활동도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글과 그림을 같이 묶어 어른을 위한 그림책 같은 걸 내 보고 싶다는 꿈을 쭉 품어 왔다. 특히 한동네에서 살고 같이 일하는 아짐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갑자기 "지금껏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뭐냐고 물어봐 줘요"라고 한다. 명랑하게 웃으면서 인터뷰 같은 걸 하면 그런 질문을 꼭 받아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대로 물어보니 "펄벅의 《대지》!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지금까지 여러 번 읽었어요. 그게 농촌 이야기잖아요. 그걸 읽어서 내가 농사를 하게 되었나 보다 생각해요"라고 대답했다.

30년 넘게 매일 봐도 여전히 새로움을 발견하는 이곳의 자연이 좋고, 안정적인 값과 수요를 책임져 주는 한살림 덕분에 농사짓는 데 큰 걱정이 없어 좋단다. 이렇게 좋은 농사를 자식들이 이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자기 좋아야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다. 앞으로도 동네 아짐들처럼 오래오래 하고 싶은 만큼 농사짓고, 틈틈이 글 쓰고 그림 그리면서 살 작정이다. 가끔씩 농사가 잘 안되어도 "땅은 어디 안 간다"는 게 김순복 씨의 믿는 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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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벌레를 이기고 가을부터는 추위를 견디며 쑥쑥 자라는 대파의 생명력이 나랑 닮았어요."

* 이 글은 살림이야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