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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02일 12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03일 14시 12분 KST

감정에 압도되지 마세요 | 홍진표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2017-01-19-1484https://blogger.huffingtonpost.com/mt.cgi?__mode=view&_type=entry&blog_id=3#788981-4912687-salimstory1701_people.jpg

마음과 다르게 말하지 않으려면

새해 계획을 세울 때 흔히 하는 다짐 중 하나가 말에 대한 것이다. "말을 줄이자", "말을 조심하자" 등 언론 기사를 비롯해 말을 주의하자는 메시지는 더욱 늘어난다. 도대체 말이 무엇이길래 그럴까?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 기호'이다. 이처럼 생각이나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말이라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 주거나 공격할 생각이 없는 이상 말을 경계하고 조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말은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또 나에게 비수가 되어 꽂히기도 한다. 가족 간에 말 한마디로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때때로 말은 분노가 되고 살의가 되기도 한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왜 마음과 다르게 말하게 되는지, 마음과 다르게 말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홍진표 소장에게 조언을 들었다.

글 이선미(살림이야기 편집부) | 사진 류관희

살림이야기 상대방에게 상처 줄 마음이 아닌데도 그와 다르게 말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안 하는 정신적·심리적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홍진표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실수는 '무의식의 흔적'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남편과 싸웠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냥 이혼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가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무의식적 욕구가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또 인간관계 속에서 정서 조절이 어려워 충동적으로 말이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숙제는 하지 않고 게임만 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게임만 할 바에는 나가서 죽어 버려"라고 말하고 크게 후회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부정적인 자극을 주겠다는 의도가 지나쳐서 너무 과격한 표현을 한 거죠. 신경생리학적으로 설명하면 분노 등의 감정이 고조되면 정서 조절 중추인 둘레계통(대뇌변연계)이 활성화되는데, 과잉 활성화되면 합리적 판단을 하는 전두엽 기능이 간섭을 받아 이성적 판단력이 떨어지고 상황에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전두엽이 아직 다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은 감정 기복에 따라 말이나 행동을 과격하게 하기 쉬우며, 이를 사춘기 반응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살림이야기 이렇게 생각과 다르게 말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홍진표 화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말하면 감정의 영향으로 말뜻이 왜곡되거나 과장되어 전달될 수 있습니다. 뒤늦게 자신의 본뜻을 전달하려고 노력해도 상대는 이미 잘못된 표현과 이해를 바탕으로 반응하게 되어 '엎질러진 물'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성격에 따라 대응하는 모습이 다른데, 어떤 사람은 자책이나 후회를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상대가 이해력이 낮고 나쁜 의도를 갖고 있어서 자신의 말을 오해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살림이야기 마음먹은 대로 잘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진표 솔직하게 말하기: 생각과 다르게 말하려고 할 때 실수하기 쉽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때 편안함을 느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감정 모니터링하기: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잘 살펴보고, 감정에 압도되어 말이 충동적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고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어떤지, 감정에 대한 반응으로 뭐라고 말하고 싶은지, 그렇게 말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생각합니다.

피드백 받기: 상대방이 내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오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 준비하기: 다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말하는 습관을 훈련합니다.

살림이야기 반대로 잘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진표 먼저 대화 중에 오해가 매우 쉽게 발생한다는 점을 미리 인정합니다. 또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상대방의 말이 다르게 해석된다는 걸 기억합니다. 상대방이 말한 단어 하나하나에 주목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려고 하고, 상대방의 말이 부정적으로 들린 경우 상대의 의도를 다시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 이 글은 살림이야기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