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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7일 10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17일 14시 12분 KST

오색케이블카 경제성검증을 재실시하라

한겨레

지난 7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경제성 검증이 실시된 후, 8월 환경부에서 최종적으로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사업추진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광객, 지역주민, 환경단체에 따라 케이블카에 대한 접근과 찬반이 모두 다르기에, 경제성 검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지난 7월 양양군에서 의뢰하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용역을 진행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에서는 타당성 검증 결과 B/C 1.214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B/C는 비용 대비 편익으로 이 숫자가 1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가장 최근의 정량적인 평가 결과가 바로 이 보고서이기에, 환경부에서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할 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고, 우원식 의원실 및 심상정 의원실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숫자 이야기이지만, 어떠한 보고서 상의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보고서는 강원도청 환경과의 오색케이블카 경제성분석 관련 보도자료에 첨부되어 있는 보고서를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1. 분석원칙

분석원칙을 제시하면서, 본 보고서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을 준용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비 300억 이상인 사업에 대해 예산의 적정성을 심사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승인한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에서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래도 예비타당성조사는 발주처가 용역을 의뢰한다고 하여 타당성 있다는 결론을 마음대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을 준용한다는 표현은 통상 이 보고서가 나름 객관적으로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표현하였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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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케이블카 타당성검증 보고서 12페이지>

그런데, 보고서를 보다보면 가장 큰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할인율 기준을 사회적 할인율인 5.5%로 설정하여 분석하지만, 본 보고서는 할인율을 최근 3년 회사채 금리평균인 3.31%로 설정하였다. 조금 생소한 용어일 수 있는 이 할인율이라는 것은 미래의 돈에 대한 가치가 현재의 돈에 대한 가치와는 다르기 때문에, 값을 할인하여 현재로 가져와야 한다는 의미이다. 10년 후의 1,000원은 현재의 1,000원과 달리 10년동안 내가 다른 곳에 투자할 수도, 무엇인가를 사 먹을 수도 없는 돈이기 때문이다.

5.5%와 3.31%가 무슨 대단한 차이가 있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할인율은 누적되어 적용이 되기 때문에 30년간 적용을 하게 되면, 5.5% 할인율 적용시, 마지막 30년차의 수입을 원 금액의 18%만을 현재가치로 적용받게 되지만, 3.31% 할인율 적용시, 마지막 30년차의 수입을 원 금액의 35%만큼 현재가치로 적용받게 된다. 거의 2배 숫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 상에서 연차별 편익과 비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필자가 할인율을 5.5%로 적용할 경우, B/C 값이 약 0.11 정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을 준용하였다면서, 할인율은 보고서 상에서 유리한대로 적용한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 분석 원칙부터가 잘못된 보고서이다.


2. 객단가

객단가는 사업타당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편익을 구성함에 있어서 관광객 수요×객단가는 매출액, 즉 편익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본 보고서 상에서 객단가는 14,5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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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케이블카 타당성검증 보고서 22페이지>

다른 케이블카의 경우 14,500원만큼의 숫자가 나오지 않는데, 대체 어떻게 14,500원이 된 것일까? 보고서상에서는 간단하게 케이블카 연장과의 회귀분석을 통해 객단가를 산출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필자가 실제 통계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해본 결과, 실제로 케이블카 연장을 X값으로, 가격을 Y값으로 산출한 후, 오색케이블카 연장을 대입하면 14,550원이라는 유사값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2가지 꼼수가 존재한다.

1번째, 이러한 논리라면, 케이블카는 연장이 길면 길수록 타당성이 좋게 나온다. 즉, 오색케이블카를 10,000m 정도의 연장으로 만들면 사업타당성은 너무나 높게 나온다. 오색케이블카가 가장 국내에서 연장이 길다는 것 때문에 다른 고려 요소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연장으로만 객단가를 산출한 것이다.

2번째, 실상은 객단가 산출을 위한 근거자료도 엉터리이다. 요금을 성인 기준으로만 책정한 것이다. 케이블카는 성인만 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청소년, 어린이, 단체 등의 요금을 고려한다면 본 요금에서 약 20~30% 수준은 객단가가 감소되어야 한다. 이를 적용하면 B/C 결과가 1 이상 나올 수가 없다.


3. 운영비용

보고서상에는 운영비용을 매출액 대비 48%로 산정하여 분석하였다. 이 부분은 (주)설악케이블카의 원가 및 판매관리비를 더한 비율을 보면 얼추 비슷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비용이라고 하면 한 가지를 손익계산서에서 더 합해야 맞다. 법인세이다.

아래의 (주)설악케이블카 손익계산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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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설악관광 손익계산서 자료>

법인세가 매출액의 9.7% 정도를 차지한다.

당연히 그만큼 운영비용이 증가하여야 하나 이를 무시했다. 그러기에, 운영비용은 매출액 대비 48%가 아니라, 57% 수준이 적절하며, 여기에 환경보전기금을 합하여야 한다.

환경보전기금은 매출액의 15%가 아닌 운영수익의 15%이므로, 원래 비용 48%+7.8%(운영수익의 15%)= 55.8% 수준이 아닌 48%+법인세 9%+6.45%(운영수익의 15%)= 64.5%로 증가되어야 한다.


4. 사업비 문제

본 사업의 사업비는 460억원이다. 사업비는 현재 보고서상에 자세한 산출내역이 나와 있지 않아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 사업비 460억원이 적정한지에 대해서 검토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업비는 일반적으로 사업비와 예비비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 즉, 사업비는 예비비를 포함하여 총 사업비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본 사업의 사업비는 460억원이 아니라, 10%를 더한 506억원이 된다.

그런데 정부 사업에서는 500억이라는 숫자가 민감한 숫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비 300억원 이상이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 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할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고 타당성분석 결과 역시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피해가려고 노력한다.

물론, 현재 사업비는 예타 대상은 아니다. 사업비가 506억원이라 하더라도, 국비가 50%일 경우, 25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향후 설계과정에서 조금만 사업비가 증액이 된다면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사업비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5. 기타 중대한 결격사항

본 보고서 12페이지에서도 밝히고 있는바, 이 보고서는 사회적 비용/편익을 분석하는 본래적 의미의 경제성분석보다는 재무성분석에 가깝다. 환경성 등은 경제성분석과는 별도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 보고서에서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분석한 의미가 없다. 케이블카의 가장 큰 논란이 환경성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분석 자체가 빠져있다는 것은 심각한 보고서상의 결격 사유다.

또 하나, 본 케이블카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설악케이블카의 수요는 전혀 별개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케이블카의 경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수요 추정이 너무 단순한 구조로 분석되어 있다.


6. 결론

필자는 본 사업에 대한 찬반을 떠나,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케이블카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용에 따른 만족과 지역 세수 증대에 도움은 될 수 있으나, 환경문제를 언제나 수반하면서, 객관적인 운영측면의 적정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 경제적 타당성 검증 보고서는 사실 너무나 결격사유가 많다. 발주처의 입맛대로 어쩔 수 없이 타당하다는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연구진이 불쌍할 정도이다. 사업 추진 결정에 있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타당성을 재실시하는 것이 사회적 혼란과 불필요한 논쟁을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