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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2일 08시 42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2일 14시 12분 KST

서울의 사이버 무당

필자 레이첼 스틴은 북한 이주민들과 6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현재 그녀는 서울에 살면서 전통 문화와 정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방은미는 큰 키에 자신감 있는 걸음걸이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긴 머리에 두툼한 유명브랜드의 가디건을 좋아하는 것은 모델 시절 특성이 남아 있기 때문인 듯하다. 요즘 은미씨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서울의 현대적인 무당이다. 무당은 4000년의 역사를 가진 민속종교로 자연신과 소통하는 수단이 되어 사람들의 고충을 해결해주었다.

백여년간 여러 정치 권력은 한국의 무속을 한반도에서 근절하고자 했다. 일제시대와 전쟁 후 정권들은 모두 미신적인 구습을 퇴보적인 유물로 조롱했다. 그러나 고대에 무당은 왕과 왕비의 신뢰할 만한 조언자였다. 조선시대부터 한국문화의 근간이 된 유교적 전통에서 무당은 '음'의 세력으로 여겨졌으나, 그들의 영향력은 계속되었다. 사실 은미씨는 무속을 2005년부터 알렸고, 한국의 오랜 종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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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무속상담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방은미씨는 캐나다의 초등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그녀의 아들은 현재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데, 아들의 북아메리카 친구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알고 싶어 안달이었다.

"우리 집 개가 얼마나 살 수 있나요?"라고 묻는 학생도 있었다. 어떤 학생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교사가 되고 싶은데 학업이 너무 어려워 걱정이라며 진로에 대해 물었다.

한국의 무당인 은미씨에게는 이러한 요청이 특별하지 않았으나, 캐나다 초등학생들이 그녀가 하는 일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친구들이 엄마가 멋지대요" 아들은 농담조로 말했다. "친구들이 부럽대요!" 한국에서는 엄마가 무당이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진다.

이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은미씨는 자신의 무당신분을 밝혔고, 무당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심지어 독일 국적을 가진 무당도 등록되었다.

이는 국가적인 추세에 반하는 것 같다. 삼성과 엘지의 스마트폰,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 높은 수학 성적을 자랑하는 극도의 실용적인 나라인 한국은 과거로 회귀가 아닌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주 사람들은 은미씨를 찾아와 굿(무속 춤)을 한다.

굿을 하는 사람들로는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사업가나, 배우자를 찾는 외로운 미혼자, 혹은 수능을 앞 둔 자녀의 성적에 애가 타는 부모들이 있다. 직접 가면 미신을 믿는다는 비난이 있을 것을 염려한 정치가들은 개인 조수를 보내 행운 굿을 하기도 한다.

"이건 미신이 아닙니다." 은미씨는 최근 아시아인스티튜트 세미나에서 말했다. "일제시대부터 우리를 미신적이라며 없애려고 했지만, 우리는 종교의 하나입니다."

은미씨는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 교회에 다녔고 20대 초에는 모델로서 꽤 성공했으나, 갑자기 "신병"이 왔다.

"밤 11시나 정오쯤 심하게 앓았어요" 은미씨는 이태원에서 저녁을 먹으며 얘기했다. "거의 4년 동안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영(靈)의 세계의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한국의 전통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무당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녀는 결국 다른 무당의 충고를 받아들여 내림굿을 받았다. 이후 밤에 앓는 것은 치료되었으나, 내림굿은 치료뿐 아니라 무당으로서 시작을 의미했다.

그 후, 은미씨는 3년간 집중적으로 일을 배워 2004년 견습을 마쳤고, 10년 넘게 그 일을 하고 있다. 오늘은 그녀가 무속 가족인 스승들과 제자들이 만나는 날이다. 그녀에게는 스승이자 영적인 안내자인 '신어머니'와 제자인 '신딸'이 있다.

"저는 종종 우리의 일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했던 것과 비교합니다." 은미씨가 말했다. "우리는 산과 바다, 하늘을 위해 기도하고, 무속춤을 출 때 신과 우리를 연결해주는 조상들의 영과 소통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우리를 치료사로 여겨요."

은미씨는 이를 매우 적절한 비교로 생각했다. 그녀는 현대 한국의 무속이 현대화되지 않으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많은 무당들이 주로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상담을 시작했고, 한국의 가장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 어플인 카카오톡을 통해 많은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은미씨는 말했다. "요즘 한국 사람들은 직접 무당집에 오는 것을 너무 어려워해요. 근데 이상하게도 외국인들은 한국의 무속과 굿을 보는 것에 관심이 아주 많아요."

지역적 편견은 역사적 전유물이다. 일제시대와 이승만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의 무속은 박해받았고 주로 지하로 숨었다. 그러나 새천년이 도래하며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아마 한류로 인해 젊은 서구의 학생들이 한국 문화의 현대와 전통 모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은미씨는 국제사회에 한반도의 영적 유산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현대 세계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뜰 필요가 있어요" 그녀는 강조했다. "우리는 최상의 문화들을 즐기며 깊은 유대감을 나누어야 하지만, 이러한 교류는 우리의 영적인 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한국의 정체성을 근간으로 해야 합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