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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2일 05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02일 14시 12분 KST

반려견도 늙는다 | 시니어 반려견을 배려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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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종이나 체격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10세 이상이면 시니어 반려견에 해당된다.

대략 이 시점을 넘어서면서, 신체뿐 아니라 두뇌의 노화가 점차 눈에 띄기 시작하고, 14-5세를 넘어가면 절반 이상의 반려견에게서 두뇌 노화로 인한 행동 변화가 두드러진다.


시니어 반려견에게서 나타나는 행동 및 정신적 변화

1. 예전과 달리 기억을 잘 못한다. 학습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배우는 속도도 느려진다.

2.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 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사물이 예전과 다르게 보이거나, 소리가 왜곡되어 들리기도 하고,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예전이라면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대수롭지 않은 상황에 뜻밖의 반응을 보인다. 그림자에 놀라거나 웃음소리에 깜짝 놀라 짖기도 한다.

3. 감각이 저하되면서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기도 한다. 낮에 정신 없이 자다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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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지 능력에 변화가 생긴다. 예전에 잘 알던 단어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기도 한다. 또는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며 꼼짝하지 않거나, 이리저리 방황하며 돌아다니기도 한다.

5. 나이가 들수록 몸 이곳 저곳이 아프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예전과 달리 피해야 할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없는 취약한 상태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아이들 또는 매너가 부족한 반려견들이 보이면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길에서 매너 없이 달려오거나 관심을 보이는 반려견을 보면 예전과 달리 쉽게 흥분하고 짖으며, 모르는 반려견과의 만남을 꺼린다.

6. 예전보다 사람들의 손길이나 관심을 부담스러워한다.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을 꺼린다. 그런 한편,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7. 알 수 없는 이유로 흥분하거나 짖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늘어난다.


반려견이 시니어에 해당하고 행동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다면, 노화로 인한 변화는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니어 반려견의 두뇌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1. 정신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심신이 고단한 시니어 반려견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수면 상태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보호자는 반려견이 놀이에 참여하도록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공을 좋아하던 반려견이라면, 예전처럼 공을 던지고 물어오는 일은 하기 어렵겠지만, 공을 이용하여 시니어가 할 수 있는 놀이를 시작하면 된다. 공 주변에 코코넛 오일을 발라서 반려견 주변 구석구석에 공을 숨겨놓고 공을 찾게 하는 등, 반려견의 상태와 주변 환경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반려견이 감각을 활용하고 두뇌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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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일 산책이 필요하다. 잘 움직이지 못하고 기력이 없다고 집에서만 지내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매일 밖에서 신선한 바람과 햇빛을 쏘이고, 시각/후각/촉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을 깨울 수 있는 자극을 받게 해주는 것이 좋다. 잘 걷지 못하더라도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에서 스스로 움직여볼 수 있도록 기회를 계속 제공해주어야 한다. 갓난 강아지였을 때 계단을 오르는 것을 배웠듯이, 시니어 반려견이 다시 강아지 시절로 돌아가서 계단을 오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근육이 굳거나 퇴화하지 않도록 매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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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육이 필요하다. 과거에 배운 것을 잊고 배우는 것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고 해서 더 이상 가르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잊은 내용을 다시 가르치고, 스스로 두뇌를 사용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몸을 굴리거나 점프하는 일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신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트릭들을 가르쳐주고, 과거에 배운 내용들을 재 학습 하는 것이 좋다. 청력에 문제가 생겼다면 수신호를 가르쳐주는 것이 즐거운 놀이인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 되는 셈이다. 재미와 자극을 주어 반려견의 생활에 활력을 주고, 두뇌와 신체를 사용할 수 있는 일들을 가득 만들어주자.


길에서 마주치는 시니어 반려견들을 배려하자.

핸디캡을 갖고 있는 반려견은 조심스럽다. 위험한 순간이 닥칠 경우 재빨리 몸을 피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시니어 반려견들은 대체로 동작이 느리고, 함부로 만지면 아프거나 조심해야 할 부위가 한두 곳은 있게 마련이다. 예전처럼 재빨리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인 락(Rock) 공연장에서는 서로 몸을 날리는 슬램(Slam)이 마냥 즐겁겠지만, 8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젊은 손자가 슬램하는 광경을 상상해보아라. 젊고 건강하던 시절에는 매너 없이 몸을 날리며 달려드는 반려견이 주변에 있더라도 조금쯤 인내하거나 다른 곳으로 몸을 피했겠지만, 몸이 아프고 불편한 지금 상황에는 그런 반려견이 주변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몹시 긴장되고 불편하게 마련이다.

상대방의 반려견이 시니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나이에 상관없이 반려견의 세계에서 상대방의 공간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매너 없는 행동이라는 점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남자에게 자동차가, 여자에게 구두가 그러하듯이, 고양이에게는 수직 공간, 반려견에게는 수평 공간(space)이 생명과 같다. 개는 자신의 공간을 침범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개의 세계에서 공간을 침해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다른 반려 가족을 길에서 만나면 반가움에 달려가 와락 끌어안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여러분과 달리, 흥분하여 일직선으로 돌진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반려견이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1. 길에서는 반드시 목줄을 착용하고, 자유롭게 산책 중이었더라도 다른 반려견이 보이면 반드시 목줄을 착용하도록 하자.

2. 상대 반려견이 시니어이든 주니어이든, 다가가기 전에 상대 보호자에게 우선 인사를 건네고 다가가도 좋은지 물어보자.

3. 상대방에게 다가갈 때는 절대 직선으로 다가가지 말고, C자로 원을 그리며 다가가고, 상대방이 어떤 시그널을 보이는지에 따라 거리를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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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니(Granny)들에게 길에서 만나는 매너 없는 반려견들은 폭탄이다. 한 번 두 번 폭탄을 맞고 나면 그 후유증을 극복하기가 만만치 않다.

서로 환영하고 환영 받을 수 있도록, 반려견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반려견의 인사 매너를 지키는 멋진 이웃이 되어보자.


*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에서 일부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