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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7일 07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7일 14시 12분 KST

7년후 인구 1위 인도는 대국굴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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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국가가 된다. pixabay.com

2022년,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선다

인구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인구는 곧 생산력의 원천이요, 생산력은 한 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세계를 변화시키는 여러 메가 트렌드 가운데서도 인구 변화를 첫손에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7년 후에 바뀔 세계 인구 지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그동안 만년 인구 2위였던 인도가 마침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떠오를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유엔에 따르면, 이는 이전의 예상연도였던 2028~2030년보다 6~8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인도와 중국의 출산율 격차가 예상보다 커진 탓이다. 현재 인도의 출산율은 2.48명으로, 중국의 1.55명보다 무려 1명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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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의 향후 인구 추이. itbulk.org

중국, 2030년부터 인구 감소... 인도엔 먼 이야기

유엔이 최근(7월29일) '2015년 세계 인구 전망'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현재 인도 인구는 13억1000만명으로 13억8천만명인 중국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있다.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중국은 19%, 인도는 18%이다.

하지만, 높은 출산율 덕에 2022년 14억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중국을 추월하기 시작한다. 유엔 예상으로는 2022년 인도 인구는 14억1800만, 중국 인구는 14억900만이다. 인도의 인구 증가세는 그 뒤에도 상당 기간 이어져 2030년 15억, 2050년 17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유엔은 인도의 인구 증가세는 2060년대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인구 절벽'(인구 감소) 문제에 당면하고 있지만, 인도에선 먼 훗날 이야기일 뿐이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출산율이 급전직하하면서 인구 증가 속도가 뚜렷이 둔해졌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시기인 2030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인도와 중국의 인구 역전은 단순히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연령별 구성이다. 두 나라의 인구수는 엇비슷하지만, 인구 구성 내용을 보면 '젊은 인도'와 '늙은 중국'으로 확연히 대비된다. 한 나라의 노령화 정도를 간단히 알아보는 방법은 뭘까? 중위연령(median age)을 파악하면 된다. 중위연령이란 인구를 나이 순으로 일렬로 세울 때 정중앙에 위치해 있는 연령을 말한다. 연령분포는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평균 연령(mean age)보다 인구의 노화정도를 훨씬 잘 보여준다. 인도의 중위연령은 현재 26.6세이다. 세계의 중위연령 29.6세보다 3살이 적다. 5년 후에도 29세에 불과하다. 15년 후인 2030년이 돼야 31.2세로 30대에 진입한다. 2050년에도 37.3세로 여전히 젊은 나라를 유지한다. 현재 추세라면 2100년에 가서야 47세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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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추이. 왼쪽이 중국, 오른쪽이 인도. 중국은 2020년 이전에, 인도는 2050년대에 정점을 맞는다. 유엔 제공

중국보다 10살이나 젊은 인도의 잠재력

반면 중국의 중위연령은 현재 37.0세로 인도보다 10살이나 많다. 중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한 자녀 출산 정책에 따라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2030년엔 43.2세, 2050년 49.6세, 2100년 51.1세로 각각 높아진다. 미 농무부가 2030년이면 인도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는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이 '젊은 인도'의 잠재력이다. 지난 2월 발표된 인도의 '이코노믹 서베이'는, 세계 경제는 2020년까지 약 5600만명의 젊은이가 부족할 것이지만 인도는 4700만명의 젊은이가 남아돌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끄느냐에 따라 인도 경제의 잠재력은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

때마침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국 정부는 설비투자를 주축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비약적으로 키워 온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중국이 이런 상황이라면 성장성을 중시하는 세계 투자자들의 눈이 쏠릴 곳은 당연히 인도이다. 방대한 규모의 잉여 인력과 미개발 분야가 널려 있는 인도는 이들에게 '미래의 노다지'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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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공사를 마무리한 인도 코친국제공항의 태양광발전 패널 단지. 이 공항은 태양광 전기만으로 모든 시설을 가동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공항이 됐다(http://plug.hani.co.kr/futures/2363017). 코친국제공항 제공

미래의 에너지 인프라. 태양광에서 찾는다

인도 정부는 향후 인도 경제 번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에너지 부문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광활한 농촌 지역들에 대한 대규모 전기 보급을 핵심 사업으로 설정해 놨다. 하지만 인도는 이미 세계 3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화석 에너지 경제로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담보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8월22일 인도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중국 인구를 추월하는 2022년까지 100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는 현재 인도 총발전용량 250기가와트의 4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한국의 발전용량 96.8기가와트보다 많다. 인도 정부가 이런 과감한 계획을 세운 건 지리적 여건상 태양광 에너지가 풍부한데다, 태양광 발전기의 단위당 설치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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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수 있을까? pixabay.com

메이크 인 인도...중국 이어 세계의 공장 꿈꾼다

인구 변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 예측 전문가 해리 덴트는 자신의 저서 <2018, 인구절벽이 온다>에서 "과잉 투자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과 달리 인프라와 핵심산업에 대한 투자가 아직 덜 이뤄져 있다"며 "중국의 경제력이 떨어지고 둔화할 때 인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의 인구구조적 추세가 정점에 도달하는 50년 후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천달러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들어선 인도의 모디 정부는 제조업 비중을 25%로 끌어올려 인도를 세계 최대생산기지로 만든다는 '메이크 인 인도'(Make in India)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수단이 바로 외국인 투자 유치이다.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는 정책이다. 모디 정부 집권 첫해인 지난해 인도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340억달러로 22%의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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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힘은 방대한 젊은 노동력이다. pixabay.com

숫적 우세와 젊은 힘, 어떤 바람을 일으킬까

인도는 숫적 우세와 젊은 힘을 바탕으로, 중국에 이어 대국굴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인구 지형의 산봉우리에 오를 인도가 향후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판도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물론 인도의 용틀임은 어디까지나 아직은 잠재력 단계에 있다. 인도 정부와 각 부문의 리더들이 이 잠재력을 현실로 구현시키려면 뿌리깊은 카스트 제도를 비롯해 넘어야 할 벽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이런 장벽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인도의 미래는 얼마든지 다른 길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늘어난 인구는 오히려 젊은 실업자군을 양산해 사회 불안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의 책무는 그래서 막중하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미국의 노령화 속도이다. 이민자 유입이 활발한 미국은 수명 연장에도 불구하고 노령화 속도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38세인 미국의 중위연령은 40.0세(2030년), 41.7세(2050년), 44.7세(2100년)으로 21세기 내내 40대 초반을 유지할 전망이다. 21세기 중반 이후엔 중국은 물론 인도보다 더 젊은 나라가 된다. 적어도 인구 구성으로 볼 때, 미국의 힘은 21세기말에도 여전히 시들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유엔이 24번째로 내놓은 이번 세계 인구 전망은 각국의 2010년 전망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