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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3일 06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13일 14시 12분 KST

2050년, 세계 종교 지형이 바뀐다

세계 종교 지형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조용하지만 강력하다. 바람의 진원지가 어디일까? 여러 가지가 후보로 꼽히지만, 가장 큰 진원지는 출산율이다. 지역별 출산율 격차와 그에 따른 젊은 인구 집단 규모의 차이가 종교간 지형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 지역이 가임기 여성 1인당 3.1명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로 인구를 빠른 속도로 불려가고 있다. 기독교 지역도 2.7명으로 인구현상유지율 2.1명을 훨씬 웃돌지만 무슬림지역에는 미치지 못한다. 힌두교와 유대교는 각각 2.4명, 2.3명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인다. 불교 지역은 1.6명으로 가장 낮다.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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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에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소영 한겨레신문 기자

2세기에 걸쳐 진행된 십자군전쟁이 말해주듯, 기독교와 이슬람은 오랜 앙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두 종교간의 세력 격차가 크게 벌어진 건 아마도 서구 제국주의가 대대적인 식민지 확장에 나서면서일 것이다.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이슬람 인구는 기독교의 3분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지금으로부터 한 세대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기독교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산을 장려해온 전통 덕분인지 지금의 이슬람 인구는 16억(23%)으로 기독교 인구 21억(31%)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앞으론 어찌 될까? 한 세대가 더 흐른 2050년에는 이슬람 인구가 기독교와 엇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발표한 '세계 종교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세계 종교 지형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조용하지만 강력하다. 바람의 진원지가 어디일까? 여러 가지가 후보로 꼽히지만, 가장 큰 진원지는 출산율이다. 지역별 출산율 격차와 그에 따른 젊은 인구 집단 규모의 차이가 종교간 지형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 지역이 가임기 여성 1인당 3.1명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로 인구를 빠른 속도로 불려가고 있다. 기독교 지역도 2.7명으로 인구현상유지율 2.1명을 훨씬 웃돌지만 무슬림지역에는 미치지 못한다. 힌두교와 유대교는 각각 2.4명, 2.3명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인다. 불교 지역은 1.6명으로 가장 낮다. 적극적인 포교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신도 수가 저절로 줄어들 지경에 처했다. 보고서는 종교 전환(개종)도 종교 지형 변화의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지만 인구 구성 변화의 위력에 비할 바는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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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50 기간중 세계 주요 종교 인구의 변화 전망치. 보고서에서 인용.

이슬람의 등극과 불교의 쇠락

보고서가 내놓은 새계 종교 지형 변화의 핵심은 이슬람의 등극과 불교의 쇠락이다.

'세계 최대 종교' 기독교의 지위는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유지될 것이지만, 그 위세는 점차 약해져간다. 무슬림이 세계 인구 증가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종교 지형 전망에 활용한 2050년 세계 인구 전망치는 지금보다 35% 늘어난 93억이다. 기독교 인구는 이 인구 증가세와 보조를 같이한다. 무슬림은 이보다 증가 속도가 2배 이상 빨라 73%나 늘어날 전망이다. 이럴 경우 2050년 두 종교의 신도 수는 각각 무슬림 28억, 기독교 29억으로 엇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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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50 기간중 주요 종교집단의 인구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인용.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변화의 핵심축

늘어나는 기독교와 이슬람 교도의 다수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기독교의 세계 분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기독교에서 아프리카 비중이 높아지고 유럽 비중이 낮아지는 것이다. 세계 기독교인 중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인의 비중은 2010년 24%에서 2050년 38%로 높아진다. 세계 기독교인 10명중 4명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이라는 얘기다. 반면, 20세기 초반 세계 기독교 인구의 과반을 차지했던 유럽의 비중은 2010년 26%로 떨어진 데 이어, 2050년에는 16%까지 하락한다.

미국에서는 기독교인이 2010년 인구의 4분의 3(78%)에서 2050년 3분의 2(66%)로 떨어진다. 미국의 파워엘리트들을 좌지우지하는 유대교는 앞으로 미국 최대 비기독교 종교 자리를 무슬림에 내준다. 이슬람교도(2.1%)가 유대교도(1.4%) 인구를 앞지른다.

이번 보고서는 현재의 인구 및 종교 변화 흐름이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2050년까지의 세계 종교 지형을 전망한 것이다. 2050년 이후엔 어떻게 될까? 보고서는 전망기간을 2050년으로 한정한 이유로, 전쟁이나 기근, 질병, 기술혁신, 정치 소요 등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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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100 기간중 기독교와 무슬림 인구의 변화 추이. 보고서에서 인용.

2070년, 최대 종교 자리가 바뀐다

그럼에도 이번 세기 후반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2050년까지의 흐름이 이어질 것을 전제로 한 예측치를 내놨다. 그 결과를 보면, 무슬림 인구는 2070년쯤 세계 인구의 32%로 기독교를 추월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슬림들의 출산율도 갈수록 낮아질 것이므로 증가 속도는 지금보다 더뎌진다. 2100년이면 무슬림이 35%, 기독교인이 34%로 1%포인트 정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마치 선두 경쟁을 벌이는 듯한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증가 추세는 주로 아프리카 인구의 증가에 기인한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종교 그룹은 2100년 세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2010년 55%, 2050년 61%에서 크게 높아진다.

개종의 득실...기독교는 잃고, 이슬람은 얻고

종교전환(개종)도 세계 종교 지형 변화에 일정한 영향을 끼친다. 개종을 통한 신도 증감에서는 기독교가 가장 큰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전 세계에 걸쳐 약 4천만명이 기독교로 종교를 바꾸는 반면, 이보다 2배가 훨씬 넘는 1억600만명이 기독교를 떠날 것으로 예상됐다. 개종으로 인해 6000만명 이상이 순감하는 것이다. 기독교로 유입되는 인구의 대다수는 무종교인 그룹에서 올 전망이다. 불교와 유대교도 각각 개종을 통해 300만, 30만명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은 300만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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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도 세계 종교의 지형을 바꾸는 한 요인이다. 신소영 한겨레신문 기자

글로벌화 시대엔 국제 이민도 하나의 요인이다. 하지만 미래의 이민 패턴을 예측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정부 정책의 변화나 국제적 사건 발생에 따라 크게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인구전망은 모델에 이민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번에 퓨리서치센터가 독자적 모델을 개발해 과감하게 예측에 도전했다.

이민의 영향이 가장 큰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의 무슬림은 2010년 5.9%에서 2050년 10.2%로 늘어난다. 이민이 없다면 무슬림 비중은 8.4%에 그친다. 북미에서는 힌두교 비중이 0.7%에서 1.3%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민이 없다면 0.8%에 그친다.

힌두교와 불교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 힌두교는 2010년 10억에서 2050년 14억으로 34% 증가한다. 인도 밖의 힌두교 신자는 극히 적지만 인도 인구 증가에 힘입어 무종교인 집단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인도는 동시에 무슬림인구 3억1천만명으로,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라는 타이틀도 거머쥔다. 그렇더라도 무슬림은 여전히 인도에서는 18%로 소수 인구집단이다. 힌두교도가 여전히 77%로 굳건하게 대다수를 차지한다. 현재 세계 최대 무슬림국인 인도네시아는 인도, 파키스탄에 세계 3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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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50 기간중 불교 인구 상위 10개국의 변화.

불교,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드는 종교

반면 불교 인구는 세계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0년보다 오히려 조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4억8천만에서 2050년엔 150만명 줄어들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타이, 중국, 일본 등 불교인들이 많은 나라들의 출산율이 워낙 낮아 이 지역 총인구가 줄어드는 탓이다. 이들 나라는 모두 아시아에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불교도 비중은 7.1%에서 5.2%로 낮아진다. 중국은 공산주의국가이지만 실제론 세계 최대의 불교도 국가이다. 중국에는 어림잡아 2억4400만의 불교도가 있다. 세계 불교도의 약 절반이 중국에 있다.

두 종교로의 수렴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세계 종교의 지형이 기독교와 이슬람 두 집단 중심으로 수렴하는 현상은 세계 평화를 증진시키는 축복인가, 분쟁을 악화시키는 촉매인가?

오랜 충돌의 역사에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종교분쟁이 일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두 종교의 성장세는 상호간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 두 종교 인구 증가의 핵심축인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종족문제까지 겹치면서 잦은 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종교간 화해 문제가 앞으로 더욱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를 것임을 이번 보고서는 깨닫게 해준다.

세계 종교 지형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흐름은 세계가 점점 더 종교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 유럽, 북미, 중국, 일본 등이 모두 저출산 고령화국가여서 이들의 인구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나 무종교인의 비율은 2010년 16%에서 2050년 13%로 줄어들 전망이다. 절대적인 숫자는 11억에서 12억으로 조금 늘어나지만,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예외가 있다. 미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무종교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에서는 이들의 비율이 16%에서 26%로 급증한다.

원인이 뭘까? 어떤 이들은 유럽의 사례를 들어,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그러나 무슬림 국가에서는 이런 현상을 찾을 수 없으며, 힌두국가인 인도에선 급속한 경제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의 모두가 종교를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시각은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보고서엔 더 이상의 깊이 있는 분석이 없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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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어떤 종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계 종교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베이징의 한 공원에서 아침운동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중국, 종교 지형 변화의 와일드카드

세계 최대 인구국인 중국은 세계 종교의 미래 지형에서 일종의 와일드카드다. 중국의 엄청난 비종교 인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계 종교의 지형이 출렁거릴 수 있다. 중국의 무종교인구는 약 7억명으로 세계 무종교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중국인의 다수가 기독교로 전환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독교는 세계 최대 종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중국에서 무종교인구가 줄고 기독교 인구가 늘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계 무종교인의 비중은 퓨리서치센터의 전망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외계 생명체가 출현한다면?

이번 보고서는 각국 인구 센서스와 서베이 자료를 기본 토대로 세계 주요 종교집단 분포 현황과 지역별 출산율 및 사망률 차이, 연령별 분포, 국제 이주 통계 등을 활용해 작성됐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가 일부러든 아니든, 고려하지 않은 대형 변수가 하나 있다. 향후 외계 생명체가 출현할 가능성이다. 이번 세기 안에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현실이 된다면, 그것은 세계 종교에 어떤 영향을 줄까? 창조 기원설을 기반으로 한 주요 종교들을 뿌리째 뒤흔들 것인가? 아니면 외계 생명체의 공포 앞에서 주요 종교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외계 생명체를 교리의 한가운데 둔 또 하나의 종교를 탄생시킬 것인가?

2050년, 한국의 종교 지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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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요 종교의 인구 규모 변화 전망. 왼쪽이 2010년, 오른쪽이 2050년. 보라색이 무종교인, 빨간색이 기독교, 노란색이 불교. 보고서에서 인용.

2010년 현재 한국에서는 무종교인들과 다양한 종교인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 최대 그룹은 무종교인들이다. 전체 인구의 46.4%에 해당한다. 종교집단 가운데서는 근대 이후 전파된 기독교(개신교, 가톨릭 합계)가 29.4%로, 오랜 역사의 불교 22.9%를 훨씬 앞서 있다. 2050년엔 이 비중이 어떻게 변할까? 우선 무종교인 그룹은 46.3%로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독교인은 1417만에서 1590만으로 늘어난다. 나라 전체 인구가 지금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이므로, 기독교인 비중은 33.5%로 쑥 올라간다. 반면 불교도는 1100만에서 860만으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인구 비중도 18.1%로 크게 낮아진다.

눈여겨 볼 것은 동남아 이주민들의 유입으로 무슬림 인구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무슬림 인구가 지금의 0.2%에서 0.7%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기준으로는 10만에서 34만으로 3.4배 늘어난다. 기독교에선 한참 뒷순위에 있지만, 불교에선 한국이 2010년 현재 세계 8위의 불교 국가이다. 2050년에도 인구 규모는 줄지만 세계 9위로 '톱10' 자리는 계속 유지된다.

보고서엔 북한에 대한 전망도 들어 있다. 하지만 내용은 부실하다. 무종교(71.3%)>기타종교>민속종교>기독교(2%)>불교(1.5%)라는 현재의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해 놓았다. 아마도 예측에 활용할 만한 자료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50년이 되기 전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의 한반도 종교 지형 예측은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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