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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5일 12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5일 14시 12분 KST

북한에서 명문대에 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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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이 필수조건이지만 성적도 좋아야 합니다

NK News는 가깝고도 먼 곳인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매주 북한 출신 사람들에게 한 가지씩 질문을 던집니다.

이번 주에는 "북한에서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출신성분이 좋지 않으면 김일성종합대학에 진학할 수 없나요?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마을의 학생이 아무리 성적이 우수해도 돈이 없거나, 출신성분이 좋지 않으면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기 힘든가요? 북한의 대학교육은 무료인가요?"라는 질문에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미래의 엘리트 양성이 목적이기 때문에 성분이 어느 정도 좋아야 갈 수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출신성분이 좋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만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성분이 좋아도 공부를 잘 못하면 가기 힘들었습니다. 저처럼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은 김일성종합대학교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을 주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한국처럼 수능 점수에 따라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도 교육부에서 관할 시, 군에 그 해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 시내 명문대학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인원을 정해서 하달합니다. 예를 들면 함경북도 교육부에서 '올해 김책시에서는 김일성 종합대학에 시험을 칠 수 있는 학생이 4명이니 김책시 교육부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추천해 시험을 보게 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겁니다.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시, 군 교육부에서는 공부를 잘하고 성분이 좋은 학생들을 추려서 김일성종합대학 입학시험을 치게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김일성종합대학에 가서 시험을 볼 수 있는 학생 수는 두 명으로 배정되었습니다. 한 명은 검찰소 검사장 아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김책시 책임비서(한국의 군수에 해당)의 딸이었습니다. 이렇게 성분이 좋고 집안에 어느 정도 '빽'이 있는 학생들만 시험을 칠 수 있으며, 합격하면 김일성종합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정말 천재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추천 없이 김일성종합대학 원자력공학부, 혹은 국방대학과 같은 명문대학교들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에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가서 여러 번 높은 순위에 오른 영재가 있었는데 그 학생은 국방대학에서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기타 명문대학에 진학하려면 성분이 좋고 공부를 어느 정도 하거나 머리가 눈에 띄게 비상해야 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대학교육은 무료냐고 질문하셨는데요, 맞습니다. 무료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방식은 무료가 아닙니다. 저는 북한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남한에 왔습니다. 북한의 대학교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용품, 입을 것, 먹는 것, 그리고 용돈 등 일체의 생활비를 본인이 해결해야 합니다. 부수적으로 내야 하는 돈도 지나치게 많습니다. 어느 교수님의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 돈을 내야했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학교에 돈을 냈습니다. 돈을 내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차라리 1년에 금액을 정해서 납부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국의 대학은 등록금이 비싸서 그렇지 조금 싸다면 대학교육 시스템 자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북한의 대학교육 시스템을 부러워한다면 속지 마세요. 북한의 대학시스템은 겉만 무료지 속은 절대 무료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자본주의 교육시스템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이 있으면 ask@nknews.org로 이름과 사는 곳, 그리고 질문을 적어 보내주세요. 가장 흥미로운 질문을 채택하여 답해드립니다.

글쓴이 김유성은 2005년에 함경북도 길주를 떠났습니다. 메인 이미지는 Ray Cunningham이 찍은 것입니다. 영문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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