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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0일 11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20일 14시 12분 KST

북한의 통신망 | 전직 고려링크 기술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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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노아마니는 '제3의 네트워크'의 존재를 밝히며, 휴대폰이 혁명의 불씨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남한에 SK, KT, LG텔레콤과 같은 이동통신 사업자가 있다면, 북한에는 고려링크가 있다. 고려링크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고위급 간부들이 별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3의 네트워크'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의 기술로 만들어진 이 '제3의 네트워크'는 감시를 위해 만들어졌다. 한편 북한은 의외로 활발한 인터넷 이용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국가보안을 이유로 두 번이나 통신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북한 사람들은 다른 국가 사람들보다 세 배나 핸드폰 통화를 길게 한다. 최신 뉴스와 날씨 검색을 위해 인트라넷 서비스를 이용하며, 핸드폰을 이용하여 실생활품의 가격확인과 열차시간표, 환율까지 확인하고 있다.

이집트 출신인 아메드 엘-노아마니(Ahmed EL-Noamany) 씨는 2011년부터 2013년 후반까지 평양에 머무르며 고려링크에서 일했다. 고려링크에 일한 여느 직원들처럼 외부에 사업정보를 알리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의 유효기간이 얼마 전 끝났으므로 NK뉴스가 그를 통해 그러한 네트워크를 만든 동기부터 해당 네트워크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링크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엘-노아마니 씨는 왜 북한이 이전부터 사용했던 태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SunNet 과의 관계를 끊고 이집트 업체인 오라스콤(Orascom)과 계약을 맺었는지, 그리고 재스민혁명의 본고장 이집트 출신인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왜 북한에서 핸드폰이 혁명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통신산업에 관해서는 탈북자들의 증언, 북한 고려링크를 운영하는, 이집트 지분이 큰 오라스콤이 분기별로 내는 재무보고서, 평양에 거주하는 극소수 외국인들의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단편적인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북한에서 직접 통신네트워크를 운영했던 엘-노아마니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북한 통신산업에 대해 장막에 싸여 있던 통신보안 문제, 북한 내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 현황, 실제 통신 보급률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듣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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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말부터 2013년 말까지 평양에서 일한 엘 노아마니 | 사진 제공: A. El-Noamany


제3의 네트워크

고려링크가 내국인과 외국인을 위한 네트워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서로 간에 전화연결은 불가능하다. 엘-노아마니 씨에 의하면 이 두 개의 네트워크에 추가적으로 제3의 네트워크까지 존재하고 있다.

엘-노아마니 씨는 그 어떤 국가에서도 보지 못한 특별한 이유 때문에 북한에서 제3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VIP들을 위한 제3의 네트워크가 별도로 있습니다. 다른 사용자들은 접속을 할 수 없는 별도의 3G 네트워크입니다"라고 엘-노아마니 씨는 말한다.

놀랍게도, 이 제3의 네트워크는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보이기는 한다. "볼 수는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 현지 네트워크에 접속하려고 하는데 본인 핸드폰의 유심칩과 안 맞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이러한 제3의 네트워크는 왜 북한에 존재하는 걸까?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쉽게 해킹하여 내용을 해독할 수 없도록 하는 암호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고려링크가 처음 생겼을 때, 북한에는 그러한 기술이 없었다.

"북한에서는 자체적으로 미국과 같은 암호화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없어요. 경제제재가 너무 많아서 40년 정도 기술수준을 후퇴시키고 있거든요."

"이렇게 첨단기술 미비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은 꽤 괜찮은 대안을 찾은 거죠. '우리만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네트워크를 만들자. 외국인들이나 일반 인민들은 사용할 수 없는, 우리 같은 VIP들만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말이지' 이렇게 생각한 겁니다".

이에 대해 엘-노아마니씨는 북한 내부에서 고위 간부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설립된 네트워크라고 설명한다. "만약 다른 네트워크가 뚫리더라도 이 '제3의 네트워크'만은 안전할 것입니다" 엘-노아마니씨는 "결국 북한은 더욱 효과적인 비용과 더 간단한 방법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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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휴대폰 통신망은 유럽이나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제공 : E. Lafforgue


보안

북한이 내국인들의 핸드폰 사용을 허락한 이유는 주로 인민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많은 이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엘-노아마니씨에 의하면 북한 인민들에게 제공되는 하드웨어에서 특별히 주목할 점이 없다. "북한 인민들이 사용하는 핸드폰 하드웨어는 미국, 유럽, 중동에서 사용하는 기기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정권이 감시를 철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북한정권은 범죄자들을 추적하는데 사용되는 Legal Interception Gateway(LIG, 합법도감청통로)라는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다.

이러한 Gateway 프로그램은 전세계 여러 정권이 실생활에서 이루어지는 통화내역, 문자 메시지, 사진 문자 전송, 팩스, 이메일 그리고 인스턴트 메시지를 엿보는 데 사용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Gateway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특정 통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으며, SMS 문자도 읽을 수 있고,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엘-노아마니 씨는 "하지만 이는 세계 대부분 이동통신 사업자가 설치하는 평범한 프로그램"이라며 고려링크는 해당 프로그램을 제공만 했을 뿐 북한 정부가 어떻게 이용하는지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심이 가는 메세지를 주고 받는 정황이 있는지 포착하기 위해 북한 정권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에 관해, 엘-노아마니 씨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필요에 따라 개인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내부적으로 코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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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발사 역시 서비스 중단의 이유였다 | 사진 출처: 조선의 오늘


서비스 중지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내에서 고려링크의 3G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는 소문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었다. 텔레그래프는 김정일에 대한 추모를 위해 100일간 핸드폰 사용이 금지되었다는 보도도 했다.

당시 오라스콤은 재빨리 해당 언론보도를 반박하였다. 실제로 김정일 사망 며칠 전에 평양에 정착한 엘-노아마니 씨도, 당시 100일동안 핸드폰 사용이 중지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엘-노아마니 씨가 그가 평양에 사는 동안 전혀 다른 이유로 정부에 의해 핸드폰 사용이 일시 중지된 적은 있었다.

"인공위성 발사 때 쯤이었을 거예요. 그때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잠시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국가 안보에 관한 행사라는 의식이 강해서 모든 것의 안보를 재정비하는 것은 당연히 여겨졌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던 이동통신 네트워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전 부분이 중단되었습니다. 고위 간부들을 위해 사용되던 '제3의 네트워크'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 인공위성 발사 행사는 2012년 12월 혹은 2013년 4월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행사 종료 이후, 북한 당국은 네트워크 전체를 차단하지 않고, 특정 지역의 네트워크만 중단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렇게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중단시켜 버린 사건은 또 한번 있었다. 바로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군 퍼레이드 기간이었다. "북한정권이 국내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완전히 차단한 건 이 두 번 뿐이었습니다"

엘-노아마니 씨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나라전체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일을 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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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본 북한 | 사진 제공: NK News 기고자


북한 중국 국경지대

지난 십여 년 간, 중국 국경 근처에서 중국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해 온 핸드폰으로 남한과의 연결은 계속 이루어져왔다. 고국에 남겨진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해야 하는 탈북자들이나, 당국이 허락하지 않는 사업을 운영하는 북한인들에게 이러한 핸드폰은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몇 년 간 중국 통신망 신호를 차단하려고 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중국 통신망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위치를 추적하려고도 한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엘-노아마니 씨는 이러한 북한당국의 움직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지금까지 북-중 국경지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보도된 내용과는 상반되는 얘기를 전했다. "우리는 북한 내에서는 네트워크가 미칠 범위를 조절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접경 지역에서의 네트워크는 북한 정부가 직접 통제합니다.

고려링크가 중국 수신호를 막으려는 시도를 했는지 묻자, 그는 부정했다. "그건 중국에서 흘러 들어오는 것이므로 우리 쪽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제가 방글라데시에서 일할 때에는 한때 쿠데타가 일어나서 국가안보 대책이라는 이름 하에 네트워크를 일정시간 동안 닫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그 일을 담당하면서 하루에 세 번 이나 네트워크를 껐다, 켰다 하는 일을 열흘 간 지속했습니다.국가 안보 문제랍니다"

"그리고 제 나라, 바로 이 곳 이집트에서도 일어난 적이 있는 일입니다. 2011년 이집트 혁명 전에 모든 사람이 타히르(Tahir) 광장에 가도록 만드는 통신 네트워크를 꺼 버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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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당시 여행자 휴대폰에 나타난 SunNet 표시, 당시 이 통신망이 얼마나 보급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 사진 출처: Flickr

고려링크가 탄생하기 이전, 태국 회사인 록슬리 퍼시픽(Loxely's Pacific)의 이동통신 사업자 SunNet은 2002년부터 2008년 중반까지 약 2만명에 달하는 북한인들에게 2G폰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2004년, 북한 당국이 해당 네트워크를 중단시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김정일이 막 지나가고 몇 시간 후에 용천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가 핸드폰 송신과 관련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 역시 보안이 취약한 2G핸드폰에 연결된 폭발물을 이용해 용천역을 폭발시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기술적 측면에서, 3G와 달리 2G는 컨트롤 자체가 매우 힘듭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김정일을 암살하기 위해 누군가 보안이 미비한 2G휴대폰을 이용해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 김정일이 네트워크를 모두 꺼버리라고 지시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엘-노아마니 씨는 본인이 들었던 소문과 정황에 대해 설명했다.

엘-노아마니 씨가 북한 내부의 네트워크 중 일부분은 2G로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제안했을 때, 북한당국은 단호히 거절했으며 3G만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법에 그렇게 명시돼 있기 때문에, 왜 안 되는지 물어볼 수 는 없습니다" 라면서 캐나다, 영국, 이집트에서 비슷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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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안주 시내에 있는 송신탑 | 사진 제공: R. Cunningham


비용, 동기, 그리고 성장 가능성

2014년 발표된 '북한의 휴대전화' 보고서는 고려링크에 등록된 이동통신 가입자수에 의문을 나타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00달러에 불과한 나라에서 통계치와 같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과연 핸드폰을 쓸 수 있느냐는 것이 그 이유이다.

북한에서도 휴대전화는 싸지 않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10-20불이면 충분히 살 수 있는 단순 기능 핸드폰이 북한에서는 훨씬 더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엘-노아마니씨에 따르면 저가 핸드폰도 150불부터 시작하며, 이동통신 비용도 50유로 정도에 이른다. 그 역시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률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엘-노아마니 씨는 본인이 북한에 있었던 3년 전에도 이미 가입자 수가 190만 명에 달했다면서 이는 오라스콤의 보고서에 나와있는 가입자 증가 수치와 거의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급속한 통신자수 증가세가 한풀 꺾이긴 했으나 수요를 다시 자극한다면 4,5백만 명 또는 6백만 명까지도 통신가입자 수를 확대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Orascom은 항상 북한에서 배당금이 생기거나, 수익이 나면 북한에 재투자를 합니다.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고, 네트워크를 확장시키며, 새로운 타워를 새우고, 적은 공간에 적은 전기를 소모하면서 용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교체합니다. 앞으로 통신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오라스콤이 그러한 광범위한 재투자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의 공식적인 환율과 암시장의 환율간의 불일치로 이익금을 본국으로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라스콤에서 회사 재무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한 엘-노아마니 씨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재무처리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엘-노아마니 씨는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Naguib Sawiris(오라스콤 CEO)가 북한에 투자하러 갔을 때,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1973년 중동 전쟁 당시 북한은 이집트에 조종사를 보내고 공군 조종사 훈련을 지원했으며 직접 참전까지 했다. 그러므로 이집트와 북한 사이에는 특별한 우호관계가 있다. "그들은 우리를 좋아하고, 우리를 믿어줍니다. 그래서 북한이 처음부터 Naguib에게 계약을 따게 해주었습니다. Naguib은 한 명의 사업가로서 그 기회를 잡은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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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람들의 평균 통화 시간은 매우 길다 | 사진 제공: Picture: E. Lafforgue


장시간 전화통화를 즐기는 북한 사람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인들은 매우 절약하며 드물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 번 통화를 할 때도 아주 짧게 통화를 끝낸다. 그러므로 선불카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보고서에 인용된 한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고려링크의 이동통신비는 보통의 북한 이용자들은 쉽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노아마니 씨의 말은 다르다. 네트워크 이용자 수만 보더라도 그 수치가 많았다는 것이다. "북한 사람들은 말이 많습니다. 장시간 대화하고 서로 자주 전화해서 안부를 묻습니다. 내가 관리했던 네트워크 이용자 수가 그것을 말해주는걸요"

"평균적으로 90초가 넘는 시간 통화를 하더군요. 후불이 아니라 선불 휴대전화를 그 정도 이용한다는 것은 이통통신 사업자 측에서 봐도 꽤 장시간입니다. 대개 선불카드를 사용한 통화에서는 평균적으로 30초, 35초를 넘기지 않습니다. 북한의 전 인구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가입한 방글라데시의 이동통신에서 4년 간 일했을 때, 사람들은 선불카드를 이용해 평균 30초에서 35초 동안 통화를 했습니다"

엘-노아마니 씨는 방글라데시 사람들보다 북한 사람들이 약 3배 정도 길게 통화한다면서 이러한 현저한 차이는 문화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제가 북한에 살면서 느낀 것은 그쪽 사람들은 좀 감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문자를 남겨주시면 다시 전화를 걸겠다'는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사람들과 달리 북한 사람들은 통화 시에 항상 의례적인 감사인사 등을 길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의 통화 패턴은 다른 나라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사람들이 통화를 많이 이용하는 시간은 오전 출근하는 시간대와 오후 시간 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퇴근한 뒤 집에서 서로 통화를 하는 밤 시간대에 통화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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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터넷 보급률은 기대 이상이다 | 사진 제공: E. Lafforgue


인터넷 네트워크

흔히 북한이라고 하면, 인터넷을 잘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도 3G를 이용해 인터넷에 활발히 접속하고 있었다고 엘-노아마니 씨는 말한다.

"집에 있는 컴퓨터보다는 핸드폰을 통해서나 사무실에서 많이들 인터넷에 접속을 했죠. 가정집에서도 활발히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제가 평양에 살고 있는 동안 일반 가정집에 방문한 적은 없거든요."

그러나 북한 국내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제한되어 있었지만 그가 평양에 사는 동안 만난, 대부분의 북한 간부들은 해외 여행, 출장 등을 통해 이미 인터넷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북한 간부들은 항상 북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북한 대사관을 두고 있으므로, 많이들 출장을 갑니다. 주로 중국, 싱가포르에 갑니다. 저도 함께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그들은 인터넷에 직접 접속을 하고 구글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WhatsApp과 Viber에 대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당국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북한의 국내 인트라넷은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터넷이다. "북한 거주자들은 외부 세계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대신에 북한당국은 외부세계에 존재하는 웹사이트를 흉내 내서 더 좋게 만들어 북한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공합니다. 북한에도 뉴스 웹사이트가 있고, 인터넷으로 열차시간표나 날씨, 환율과 생필품 가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것은 북한에도 이미 다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북한을 떠날 때 즈음 통신감시 소프트웨어로 추정해 본 결과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5%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인트라넷 사용량도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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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에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과연 혁명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집트 혁명이 일어나고 불과 몇 달 뒤에 북한에서 일을 하게 된 엘-노아마니씨는 휴대전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데 다소 특별한 입장에 있다.

이집트 혁명의 촉매제가 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는 당장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에서 서비스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휴대전화에 있는 최소한의 기능이 비슷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다른 북한 전문가들과 같이, 엘-노아마니 씨도 그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저의 매우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사람들은 불행할 때, 좌절했을 때,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을 보았을 때 혁명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제가 2년 동안 살면서 본 평양은 달랐습니다. 평양에 사는 사람들만큼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물론 평양 외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태는 북한 사람들의 무지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엘-노아마니 씨는 평가했다. "타잔은 숲 속의 정글에서 고릴라와 함께 컸어요. 타잔이 WhatsApp이나 페이스북을 갖고 놀았나요? 영화관의 최신작에 대해 관심이 있었나요? 타잔이 톰 크루즈가 누구인지 안젤리나 졸리가 누구인지 아나요? 아뇨. 모르죠. 신경도 안 씁니다"

"자신이 속한 세계 속에서 만족한다면 행복한 겁니다.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제 눈에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물론 북한의 몇몇 관습은 제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당 회의시간에 사람들이 박수를 너무 쳐대는 겁니다. 다만 북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방식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엘-노아마니 씨는 자신이 만난 북한 사람들은 축구선수 메시나 심지어 강남스타일에 대해서도 익히 아는 등 외부 세계에 대해 꽤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엘-노아마니 씨의 북한 생활과 경험에 빗대어보면, 그의 고향 이집트에서 일어난 일, 혁명이 조만간 북한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적어도 가까운 시일 내에는 말이다.



*이 글을 쓴 채드 오캐롤(Chad O'carroll)은 NK News의 수석특파원입니다. Elizabeth Jae가 번역했으며 메인 이미지의 출처는 NK News입니다.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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