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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6일 07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7월 06일 14시 12분 KST

북한 최초 해외 록그룹 공연, '변화의 바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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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유고슬라비아(현 슬로베니아)의 유명 밴드 라이바흐가 외국 록 밴드로서는 북한 최초로 오는 8월 평양에서 열리는 해방절 기념식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다. 라이바흐는 노르웨이 예술위원회와 노르웨이 영화감독 모튼 트리빅이 주관하는 문화교류 계획의 일환으로 북한에서 이번 70주년 해방절 기념 공연을 열 계획이다.

유고슬라비아 독재자 마샬 티토가 사망한 1980년에 결성된 라이바흐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의 독일식 명칭으로 이 록밴드는 나치 스타일 복장과 나치 치하를 연상시키는 내용의 도발적 공연으로 명성을 얻었다.

라이바흐의 대변인 모튼 트라빅은 "이번 공연은 실질적인 문화교류와 상호이해를 목표로 한다"며 북한 현지 예술인들과 음악인들이 라이바흐와 한 무대에 선다는 점을 NK News에 강조했다.

이 밴드는 과거 유고슬라비아 당국으로부터 수차례 공연 금지 조치를 당했으며 현재는 한 슬로베니아 작가로부터 "과거 집권 공산당을 패러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이력이 있는 밴드에 대한 공연 허가는 외국 예술가들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트라빅은 "서구 아방가르드에 확고한 뿌리를 둔 밴드가 북한의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한다는 것은 북한이 예상외로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개방성을 보인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공산주의 루마니아 출신의 북한 인권 활동가 그레고리 스칼라튜(Gregory Scarlatoiu)는 "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슬로베니아 록 밴드가 평양에서 공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레이든(Leiden) 대학의 북한 연구자 크리스토퍼 그린(Christopher Green)은 이번 공연 계획에 대해 "라이바흐가 이 공연을 정권의 홍보 목적에 이용하려는 북한의 의도까지 십분 감안한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은 "만약 이 공연이 북한의 정권 홍보 목적에 이용된다고 해도 콘서트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목표와 관심이 어느 쪽으로 쏠려있는지에 대해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정부의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 위민크로스 DMZ와 같은 북한 접근 행사들은 주최 측이 북한에 접촉하기 위해 북측의 참담한 인권사정을 무시하고 있다며 인권운동가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트라빅은 라이바흐의 이번 공연이 이런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며 "라이바흐는 다른 소통 형식과 달리, 예술의 주된 사명과 기능은 해답을 역설하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스칼라튜는 "공산주의 시절의 루마니아가 끔찍하긴 했지만 지금의 북한만큼 억압적이지는 않았으며 라이바흐를 (소련의 붕괴를 음악으로 예감한) 스콜피온즈과 같은 의미로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이 공연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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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바흐의 홍보 포스터 | 사진 제공: 라이바흐

트라빅은 두 차례에 걸친 라이바흐의 공연이 김원균평양음악대학의 메인 홀에서 열리며, 이번 투어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의 일환으로 공연이 녹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서 열린 이러한 공연의 전례를 살펴볼 때, 학생들과 북한 문화기관의 대표, 외교관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라이바흐의 공연을 관람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예술위원회는 이번 공연과 관련한 일체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나 노르웨이 정부의 '문화 정책 집행'인만큼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글쓴이 채드 오캐롤(Chad O'Carroll)은 NK News의 설립자이며 Managing director이다. 윤이나가 번역하였으며 메인 사진은 Valnoir가 디자인한 것이다.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