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eulraeswi

아이러니한 일이다. 서로의 꿈이 서로를 사랑하게 만들었지만 사랑을 지키기 위해 꿈을 포기했다는 진심이 되레 사랑을 무너뜨린다. 본래의 진심은 속절없을 뿐이다. 〈라라랜드〉의 결말이 가슴을 저미는 건 그래서다. 우연히 들어선 클럽에서 오래전 자신이 응원하던 꿈의 징표를 보게 된 미아의 얼굴에서, 클럽의 무대에 올라 객석에 앉아 있는 미아를 발견하고 잠시 말문을 잊게 되는 세바스찬의 얼굴에서 지나간 계절이 떠오른다.
*영화 '라라랜드'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라라랜드'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빛나는 영화라고 찬사를 보내는 것은 어쩌면 너무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1940년대와 50년대를 아울렀던 MGM 뮤지컬의 빛나는
플래처는 좋은 연주가 어떤 것인지 알지만 스스로는 할 수는 없는, 그럼에도 그것에 도달하고자 몸과 마음을 내던진 상태에 있는 연주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예술에 대한 열정, 연습에 대한 집착, 과정에 대한 순결성, 재능에 대한 불안, 무대에 대한 공포, 결과에 대한 불만, 평가에 대한 불안, 그리고 위대한 선배 연주자에 대한 존경과 질시, 신화에의 동경 등이 뒤섞여 온갖 형태로 표출되는 존재다.
형. 저 재능이 없는 것 같지 않아요? 대답은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다. "재능이란 건, 끝까지 해보고 말하는 거다. 하다하다 안되면, 그때서야 재능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 반대로 재능이 있다는 건, 스스로 그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비교적은 적다는 걸 말해. 알겠냐? 건방떨지 말고 연습이나 해라. 재능 같은 건 아직 니가 입에 올릴 말이 아니다."
사실 '위플래쉬'는 음악 영화의 탈을 쓰고 있는 무협 영화다. 제자를 고수로 만들기 위해 정신적인 압박은 물론 신체적 위협을 가할 정도로 악마적인 스승이 등장한다. 아버지 외에는 친구도 없고 애인도 버릴 정도로 달인이 되겠다는 생각으로만 가득찬 도전자가 주인공이다. 선생은 제자를 키우기 위해서인지 혹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치사할 정도로 집요하게 제자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경쟁자들을 심어 과잉된 연습을 하게 만들고 또 결정적인 순간에 버리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