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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는 그 회사의 약속을 믿고 관련 기술의 노하우를 다 알려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대기업은 B사를 따돌리고 자회사에게 관련 기술을 넘겨서 센서 모듈을 제작하여 독일 기업에 납품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B사가 관련 기술의 노하우만 갖고 있던 것이 아니라 몇 건의 특허도 갖고 있었는데 이 특허를 마치 저희들 것처럼 강탈해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B사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갖고 가고 싶었으나 그런 일로 문제 삼았을 경우 관련 대기업의 많은 계열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다시는 거래를 할 수 없게 될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어디다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자바전쟁의 마지막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구글은 승부의 쐐기를 박을 마지막 비밀무기를 꺼냈다. 그 무기의 이름은 바로 "미셸 리" - 오바마 대통령이 선임한 특허국의 디렉터이다. 미국의 지적재산권 정책을 책임지게 될 미셸 리 신임 디렉터는 누군인가? 실리콘벨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MIT 컴퓨터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뒤, 고향인 실리콘벨리로 돌아가 휴렛팩커드에서 잠깐 일한 뒤, 스탠퍼트 법대를 졸업한다. 스타트업 관련 로펌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구글 특허 전략 책임자를 맡았다.
구글이 이처럼 강력한 베팅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특허 괴물을 죽이고, 제조업을 살리려는 미국 정부가 있다. 미국 대법원은 이미 2번의 대법원 판결을 통해 소프트웨어 특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상적 개념과 비지니스 모델 특허를 무효화하는 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 2개의 역사적 대법원 판결은 "빌스키(Bilski)" 사건과 "엘리스(Alice)" 사건이다.
이 전쟁은 이제 감정과 자존심 대결이 되어 버렸다. 우선 구글 입장에서는 SUN의 자바를 키운 장본인이 바로 에릭 슈미츠인데, 안드로이드폰이 팔릴 때마다 오라클에게 돈을 주고 싶겠는가? 현재 실리콘벨리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줄서기가 진행 중이다. 오픈소스 진영, 그리고 HP, Red Hat, Ebay 등은 구글 편을 공식선언했다. 오라클 편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라이센스가 주요 수익 모델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암묵적'으로 오라클을 응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유경제와 특허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 나는 1편에서 특허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특허의 탄생 이념은 공유경제의 이상과 일치한다. 적어도 최근 4백년 동안은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특허소송이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린 현실은 특허가 본래의 목적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방향으로 진화했음으로 보여준다. 이제 특허는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특허전문 변호사인 G.G와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논의하던 중에, 내게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특허 자체를 무효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적어도 지적재산권 분야를 넘어 ICT 산업의 미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