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kminji-joseon

아베담화에도 식민지배와 위안부 등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만 '일제'라는 가해주체가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주어'가 없다. 만주사변의 배경으로 세계공황을 든 것, 전후 세대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으름장(?)에 이르면 말문이 막힌다. 요컨대 아베담화는 반성의 내용과 형식 모두 낙제점이다.
필경 김기종은 미국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원흉으로, 미 대사를 미국의 대리인으로 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지금의 미국은 조선을 강제로 병탄한 일제가 아니고, 미국 대사는 조선총독부의 총독이 아니다. 김기종처럼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지 않고, 자신이 지녀왔던 프레임을 의심하지 않으면 의도가 어떠하건 사회와 역사에 죄를 짓게 된다. 김기종은 자신의 행동을 무슨 의거처럼 여길지 모르고 나중에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라고 믿을지 모르지만, 착각이다. 김기종의 범행은 지금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도 외로운 늑대의 테러로 규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