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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서부터 각급 지방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행정권력이 침범할 수 없는 중립 영역을 법으로 제도화해 넓혀 나가면 된다. 이걸 공약으로 내걸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 어떤 정치세력도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대편 정치세력이 집권했던 기간 동안 쌓인 문제들을 청산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뜻일망정, 그로 인해 승자 독식은 강화되고, 반대편은 이를 갈면서 정치를 '밥그릇 수복'과 재청산의 기회를 얻는 투쟁으로 환원시킨다.
프랭크는 승자독식 경쟁에서는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운의 역할이 의외로 커진다는 것을 다음과 같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주었다. 10만 명이 경쟁하여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한 명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각 개인의 능력과 노력, 운은 1부터 100 사이의 숫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하여 결정한다. 이 게임을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승자의 평균적인 운 점수는 90.23이었다. 더구나 78.1%의 승자는 능력과 노력의 합계점수가 최고점이 아니었다. 운 점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더 높은 능력과 노력 점수를 얻은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야권 지지자들에게 정권교체는 선이다. 절대적 선이다. 진보 언론엔 총선 패배와 정권교체 실패의 가능성을 '역사의 죄악' '역사의 죄인' 등과 같은 살벌한 단어들로 단죄하는 글들이 자주 실린다. 여권 지지자들, 즉 절반의 국민을 '역사의 죄인' 이하로 여기는 발상이건만, 그걸 당연하게 여긴다. 점잖은 분들까지 앞장서서 그렇게 죽느냐 사느냐 식으로 비분강개하는 열변을 토해내는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방해한다고 생각되는 '내부의 적'은 멀리 있는 적보다 더 증오해야 할 표적이 된다.
함정게임에 갇힌 이들은 노오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힘을 내어 노오력을 해보지만, 점점 노오오력, 노오오오력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일반적인 경쟁과 달리, 함정게임이 지닌 두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한때 좋은 덕담이었던 "꿈을 가져라"라는 말이 이젠 노골적인 냉소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도 "꿈을 가져라"라는 말의 변형일 텐데, 이 말을 제목으로 내건 책의 운명도 그런 처지에 놓여 있다. 2010년에 나온 이 책은 300만부 이상 나갈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는데, 이젠 이 책에 대해 비판적인 글이 어찌나 많이 쏟아져 나오는지 일일이 세기조차 힘들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