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ulropudeu

그 동안 10여 차례 이탈리아를 가면서 백군데 넘는 레스토랑을 갔지만 한 번도 같은 파스타를 먹어보지 못했다. 들른 마을마다 레스토랑마다 모양도 재료도 소스도 달랐다. 공통점은 레스토랑마다 대개는 그 지역의 재료를 쓰고 있고 그 점을 누구나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와 너무도 비교되는 점이다. 요즘은 서울에서 먼 시골 읍내에서도 대도시와 다른 맛이나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과점, 커피숍, 음식점, 구멍가게조차 대기업 프랜차이즈점들이 차지해 소비자들은 그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맛의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도시 소비자들에게 삼나물, 어름을 물어보면 맛은 고사하고 이름도 처음 듣는다고 답한다. 심지어 젊은 사람들은 아욱, 근대, 머위 등도 거의 모른다. 맛 보려는 시도도 거의 안 하는 것 같다. 식생활 문화가 패스트푸드, 정크푸드에 길들여지다 보니 이러한 식재료들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는 게 당연하다. 소비자들의 이런 식습관에 맞춰 유통회사들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품목만 선택해 구매하게 되고, 농민들은 인기 없는 작물의 재배를 기피하게 되고, 결국 그 종자는 잊히고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