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acheon

“그는 전쟁터에서도 다섯 차례나 사람을 보내 재산을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은 재산이 있으면 아무런 사심 없이 살아갈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 확인시켜준 것이다. 시황제는 자기가 보기에는 쌀 한 톨에 불과한 재산을 원하는
공자님까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고대 중국인들을 이민족의 침입에서 구출하였고, 중원을 호령했던 대단한 영웅 호걸인 이 제 환공의 시신에서는 결국 심지어 구더기까지 들끓었고, 그가 죽은 지 몇 달이 지나, 후계 경쟁이 완전히 마무리 된 다음에야 겨우 장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인생무상이요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을 읊조리지 않을 수 없는 영웅의 불행한 말년과 죽음이었다고나 할까. 어디 제 환공뿐이겠는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처럼 이는 "이름만 바꾸면 당신 이야기"일지도.
'문고리 권력' 즉 최고 권력자의 측근으로서, 최고 권력자에 못지 않은 권력을 행사한 이로는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 진(秦)의 환관 조고(趙高)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조고는 진시황(秦始皇)의 측근으로 있으며 심지어 진시황이 후궁들과 갖는 잠자리까지 지켰다고 한다. 절대권력이란 권력자의 눈까지 멀게 하는지, 진시황은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분(응?)까지 환관 조고에게 내보이면서도 "조고는 환관이지 사람이 아니다"라는 괴이한 논리로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고, 나중에는 신하들과의 접견조차 거부하고 조고에게 명령을 내리면 조고가 그걸 진시황의 명령이라면서 중신들에게 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