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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전부 봄에 담가요. 그러니까 막장도 가을에 만들어 둔 메주로 3월 초에 담가요. 막장은 원래 강원도에서만 먹던 장인데, 된장이랑 쓰임이 비슷해요. 가끔 쌈장으로 착각해서 이거 어떻게 먹느냐는 전화가 오고는 하는데, 된장처럼 국이나 찌개 끓여 먹으면 돼요. 된장은 메주를 띄워서 간장을 빼고 남은 것으로 만드는데, 막장은 간장을 안 빼고 바로 만드는 게 달라요. 강원도 콩으로 만든 메주에 보리밥, 엿기름, 고추씨 빻은 것을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고 천일염을 덮고 면 보자기를 씌워서 유리 뚜껑을 덮어 1년여 숙성시켜요."
"시골에서는 쑥이 돈이 되는 작물이 아니에요. 풀이지. 그래서 밭에 쑥 심는다고 하니까 어른들이 '저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쑥대밭 만들려고 하냐고. 거기다 친환경 한다고 하니 제정신 아닌 사람이라는 거예요. 지난가을에 쑥에 벌레가 엄청 많았는데 사람 손으로 일일이 잡았거든요."
20년 넘게 관행농사를 지으며 오락가락하는 농산물 시세에 마음 졸이고 독한 농약을 치는 것도 싫어 맘고생을 했다. 그러다 인근에 귀농한 사람들로부터 유기농사에 관해 알게 되었다. 그때 유기농사로 바꾸지 않았으면 농사짓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을 거라고. 그러고 3년 뒤쯤 김순복 씨는 2006년 해남의 참솔공동체에 창립부터 함께했다.
강순희 씨는 "내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농사지으면서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농한기가 없어서 파닥파닥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농사꾼은 부지런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내가 나가서 이걸 해야지' 하면 만사 제치고 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제때 해야 하는 농사일을 방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고 하고자 하는 일을 주위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고, 그게 남편과 동의가 되니까 같이 할 수 있어요."
"술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지금도 많이는 못 먹지만 매일 한두 잔씩 먹지요. 전에는 '어떻게 술 없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만큼 내가 살면서 힘든 일이 더 많았다는 거겠죠. 내 의지대로 안 풀리고, 곤궁하고. 그럴 때 술을 마시면 시름을 잊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술은 그런 게 아니고 삶을 함께 즐기는 벗이에요."
"10월경이 되면 모든 해조류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고 나서 2~4월까지 계속 크는 거죠. 봄철에 전량 수확해서 저장해 놓고 1년 내내 공급합니다. 단, 청각은 좀 달라서 크는 데 10개월 정도 걸려요. 날씨 좋은 여름에 채취해서 햇볕에 말린 뒤 저장했다가 김장철에 공급합니다." 장동익 씨는 "정해진 바다 구역에 원초를 놓는 게 전부"라고 말한다. "해조류는 '양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아요. 광어나 전복 양식의 경우 밥을 주지만 해조류는 밥이 없으니까요. 먹이를 안 줬을 때 '자연산'이라고 해요."
말 그대로 귀농하고 3년 동안은 "갖고 있는 걸 까먹기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서울에 살 때보다 소비를 크게 줄였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또 생활한복도 가져다 팔고 청국장과 된장도 만들어 판다. "여기서는 움직이지 않으면 돈이 안 되니까요. 놉으로도 일하러 나가요."
"어떤 여성 생산자는 모임을 하다가 전화를 받고는 남편이 부른다고 일정 안 채우고 돌아간 적도 있어요. 여성들이 바깥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해요. 아, 정말 농촌에서 여성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아요. 다 할 줄 알아야 해요. 날도 볼 줄 알고 살림도 하고 호미질이며 농사도 하고 모든 걸 다. 나는 자고 싶을 때 자 본 적이 없어요. 낮에 드러누워 본 적도 없고. 여자들에게 만능을 요구하는 게 시골에서는 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