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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국내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영화에서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하녀 숙희(김태리)는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만약 히데코가 숙희에게 반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결국 <아가씨>에서 겉으로 보기에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성적 묘사 부분이 될 것이다. 이 영화에 남녀간의 섹스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가씨와 숙희 사이의 굵직한 섹스 시퀀스가 몇 차례 있고, 이 과정의 성적 묘사는 대단히 과감하고 생각보다 조금씩 더 길다. 그러나 그렇게 긴 묘사를 통틀어 딱히 성적 흥분을 일으키게 할 만한 구석은 거의 없다. 이 영화에서 포르노그래피를 향한 욕구를 챙기고자 했던 관객이라면 다른 걸 찾는 게 좋겠다(그녀들이 탈주하는 세계가 정작 남성-포르노그래피화된 야설의 세계다). 대신 그간 한국영화에서 본 적이 있나 싶었던 자세나 표정들이 나와서 좋다(표정이 특히 마음에 든다. 이 영화에는 섹스 장면에 언제나 등장하는 재채기하기 직전의 표정 같은 건 없다).
수전 트린더(샐리 호킨스)는 고아였다. 엄마는 홀로 그녀를 낳은 뒤 한 남자를 살해한 죄로 교수형을 당했다. 수전은 버려진 아이들과 범죄자들과 가난이 지배하는 런던 뒷골목에서 좀도둑 ‘핑거스미스’로 자라난다. 모드 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