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yang-song-jeon-tap

밀양 송전탑 투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계삼'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해 왔다. "10년 동안 두 명이나 목숨을 끊었고 주민들 수천 명이 일상생활을 못 했어요. 마을공동체는 박살 나고 수백 명이 경찰에 입건됐고요. 실제로는 기존 송전선로만으로도 충분하고, 전력 소비 증가세나 현재 전력예비율을 보더라도 핵발전소 증설 안 해도 되는데 국가는 아무런 근거 없이 송전탑 건설을 폭력으로 강행했습니다." 이러한 부당함을 막아 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을 가진 건 '정치'인데, 그가 경험한 한국 정치인은 오히려 국가와 자본의 '수문장'이자 '행동대장'이었다.
윤여림 씨(왼쪽), 정임출 씨 “갈등조정위원회 참관위원으로 참석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오겠다 생각했어요. 꼭 막아야겠다는 심정이 들었지. 한전에서 일대일로 만나자는 건 다 거절했어요. 일대일로 만나면 무조건 지는 거야
경남 밀양 송전탑 설치 과정에서 공사 방해행위 등으로 기소된 주민 대부분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형사 1단독 이준민 판사는 15일 주민 한모(64) 씨에게 징역 8월에
현장검증을 하는 동안 마을주민들은 하나같이 판사 뒤를 따라다녔다. 마을을 구원하러 오신 분 마냥 판사를 바라보는 눈에는 기대감이 차 있었다. 사실 기대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온 중립의 권력자이기 때문에 숨통이 트였을 것이다. 두 사건의 현장검증을 마치고 마을 주민들과 판사일행은 다섯 마을에 세워진 송전탑을 둘러보기로 했다. 시민불복종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주민들의 얘기는 여기서부터 진짜 시작이었다.
우리가 조현아의 땅콩회항 같은 작은 사회문제에는 간편하게 분노하면서도 기륭전자-스타케미칼-쌍용차-C&M-밀양 송전탑 같은 거대한 사회문제에 관련된 문제를 냉소하거나 방관하는 것은 그것을 차마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거나 경제적 가치를 신앙삼아 소비자로 살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거대한 사회문제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저 멀리에서 쓰러져오던 거대한 도미노는 어느새 우리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