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bian

1970년대에는 나도 그렇고 우리 레즈비언 선배들도, 그리고 한국 사회도 혼란스러웠어요. 그때의 매체들, 예를 들어 선데이 서울 같은 잡지에 동성애자들에 대한 안 좋은 기사들, 남장여자가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는 둥 두 여자가 손잡고 투신자살을 했다는 둥 이런 기사들이 많았었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얼마 전 '비 온 뒤 무지개재단' 법인 설립 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승소한 걸 보면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만약 예전 같았으면 다 잡혀갔었을 거예요.
나의 얼굴과 본명, 직업을 밝힌 상태에서 커밍아웃을 한 책이라서 그런지 적잖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러 신문사의 기자분들과 인터뷰를 했고 역시 나의 예상대로 그 기사들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악플들이 많이 달렸다. 그 악플들은 주로 대한민국 최대 플랫폼인 네이버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악플을 읽으면 속상하고 화도 나지만 근거 없는 혐오댓글이나 반복적인 욕설을 보며 한 번 댓글을 분석해보고 싶었다.
난 레즈비언의 입장으로 게이에게 무엇을 질문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나의 고민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게이만을 위한 특별한 질문은 없다. 나도 모르게 '게이는 뭔가 다를 거야' 라고 생각하며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동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난 평소에 하는 인터뷰처럼 다른 레즈비언에게 하는 질문들을 똑같이 게이에게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자는 노래는 많다. 그 한계가 성 정체성인 것도 매우 많다. '2016 GRAMMY Nominees' 앨범에 수록된 Little Big Town의 'Girl Crush'는 대놓고 여자가 여자에게 반했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다른 나라의 노래이고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정서이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저런 내용의 노래가 나온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일단 그 노래를 만든 아티스트의 소속사 앞, 앨범 유통사 앞에서 반대 시위가 열릴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 노래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을 법원에 낼 것이고, 어떤 정치인들은 그런 노래를 듣고 우리 아이들이 잘못된 인생을 살게 될 거라는 일장연설을 할 것이다.
물론 이번에 내가 읽은 댓글들은 '기무상'이라는 사람만 가지고 이야기한 것보다 동성애 자체를 혐오하여 쓴 것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그중 읽어볼 만한 것을 모아서 영상으로 제작했다. 역시 가장 많은 내용은 '더럽다'는 것, 그리고 '지옥에 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맞춤법을 잘못 쓴 댓글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