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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비붐 세대가 일선에서 대거 물러나는 중이다. 1990년대만 해도 정년퇴직을 한 사람은 조금 쉬다가 경로우대증 받고, 10년여 손자들 재롱 보다가 떠나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살아온 만큼을 더 살아야 한다. 그동안 가정과 조직을 위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만 하다 보니 정작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수의 연금 수령자나 건물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린다. 주위에서 퇴직금으로 커피숍이나 치킨집을 열었다가 망하는 경우를 보면서 창업도 조심스럽다. 참으로 난감하다.
많은 이들이 애써 피하는 주제가 있다. '우리 원전은 안전한가?' 우리는 세월호, 메르스 대처에서 정부 재난관리능력의 한계를 보았다. 더구나 원전을 둘러싼 비리와 그 당연한 결과인 잦은 고장 및 정지 사태를 몇 년째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의 경우, 단 1기의 대형사고로도 전 국민이 방사능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미래의 몇 세대에까지 미칠 것이다.
처음부터 공부 못하고, 사고치고 싶어서 그러는 아이들은 없다.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힘들고, 이제 시작해 보았자 될 것 같지도 않다. 또 학교에서는 사건사고를 일으킬 때를 제외하면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집에서도 부모님께 주로 야단만 듣는다. 끼리끼리 모여 피시방이나 노래방에 가지만 그때뿐이다. 앞날에 대한 희망이 안 보인다.
학교 조직을 바꾸어야 한다. 기존 조직은 교육청의 지시와 공문을 처리하기 좋게 구성돼 있다. 이제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기 좋게 학년팀과 업무지원팀으로 개편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업무체계 개편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 그에 대한 예고와 준비는 충분한 만큼 이제는 과감히 추진할 때다.
사실 교장 퇴임 후 최근 몇 년간 나는 우리 집의 아침밥을 책임졌다. 이전에도 살림을 분담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실제 내가 집에서 한 일이라곤 기껏해야 밥상 차리기나 아내가 요리할 때 잔심부름하기, 힘 좀 쓰기에 불과했다. 그런데 막상 아침을 책임지다 보니 그 일이 생각보다 만만찮았다. 우선, 재료를 구입하고 다듬어서 요리를 하는 과정부터 여의치 않았다. 게다가 식사 후 설거지만 마치면 만사 끝이 아니다. 다음 끼니를 염두에 둔 뒷정리와 분리배출이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배움과 성장으로 이끌려면 교사의 구성도 다양했으면 좋겠다. 범생이였던 분, 학창시절 좀 놀아본 분, 역경을 딛고 일어선 분 ... 등등. 그런데 교사의 구성이 점점 다양성과는 멀어지는 듯해 안타깝다. 요즘 교대나 사범대학에 들어가려면 완벽한 내신과 수능성적, 적절한 스펙까지 갖추어야 한다. 대학시절에도 임용고시 준비에 전력을 쏟고, 그것도 부족해서 노량진 학원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또 몇 년을 고생해서 시험에 붙는다. 그렇게 학교에 왔는데 교사의 말에 딴청을 피우거나 먼 산만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하지 않을까?
자유학기제가 내년부터 전면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주입식 수업을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수업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기 위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도 치르지 않는다.
게다가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으로 인성교육이 강조되더니, 마침내 올해 7월부터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다. 이제 인성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입시와 취업에 반영하기 위한 평가지표 이야기도 나오고, 인성교육 인증제는 벌써 진행중이다. 과연 이 법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창의력과 협업능력,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21세기에 예와 효를 앞세우는 것부터가 수상쩍기 그지없다. 더욱이 인성을 항목별로 평가해서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세월호 유가족의 육성기록인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눈물이 앞을 가려 끝까지 보기가 참 힘들었다. "부조리하고 내 이익만 챙기는 세상인데 이런 세상에서 아이들을 내 이익만 챙기지 않는 아이로 키웠으면 좋겠어요." "저는 앞으로도 오래 살려구요. 오래오래 살아서 우리 아들 기억해줘야죠. 시간이 지나면 우리 아들 잊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고 벌써 잊은 사람도 있을 텐데...."
김귀옥 판사의 판결, 훈훈하다. 그는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소녀에게 무거운 형벌 대신에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등을 따라 외치게 했다. 그는 재판에서 "이 소녀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으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냐. 이 아이의 잘못에 책임이 있다면 여기에 앉아 있는 여러분과 우리 자신"이라고 했다. 요즘 법조인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며 시민들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참으로 인상 깊은 장면이다.
바야흐로 재벌 3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창업주나 2세들의 기업가정신을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다. 계열사에서 몰아주는 운송업을 맡는가 하면, 심지어는 수제맥줏집, 사내 커피숍을 경영하는 이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이상한 통계들이 자꾸 눈에 띈다.이상한 통계들이 자꾸 눈에 띈다. 2013년 신규 임용 법관 중 51.4%가 수도권 출신이고, 현직 법관의 출신 고교 1~3위를 서울의 외고들이 차지했다. 한편 로스쿨의 등장과 함께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려면 3년 동안 연간 20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줄 부모가 있어야 한다.
궁금하다. '그들'은 학창 시절 친구나 후배들과 어떻게 지냈을까? 명문 집안 출신에, 수학도 잘하고, 글도 잘 쓰고, 축구도 잘하고, 힙합도 잘하는 '가'. 그는 모든 여자아이들이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면 좋아할 거라 생각했을까? 공부 잘하고 야무진데다 갑부 집 따님이기도 한 '나'. 그는 과자 심부름을 시켰는데 까서 주지 않고 봉지째 준다고 후배의 무릎을 꿇렸을까? 담임이 호출하니까, 교장에게 아빠 비서가 전화해서 선생님과 후배들 입단속을 시켰을까?
1기의 과제가 학교 혁신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라면, 2기의 과제는 '진보'라는 딱지를 떼고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잡도록 온 국민의 마음과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3개 교육청만 따로 모여 할 일은 정책 연구나 경험을 공유하는 것 정도이고, 이제는 진영의 입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처지가 되었다.
요즘 교육도 변화의 시기이고, 정치도 그런 것 같다. 다들 멋진 명분과 정연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는 것을 자신의 지조를 꺾는 것으로 생각하여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대쪽 같은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마치 지난날의 나처럼 말이다.
만수가 더 큰 건을 터뜨려서 교장실에 끌려왔다. 이번에는 더 호되게 야단을 쳐서 확실히 잡아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는 파출소에서 그를 찾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두 달 후에는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아이가 된 만수를 결국 자퇴시켰다. 2007년 여름까지 이렇게 자퇴시킨 학생이 무려 5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