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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속한 참여연대는 우리 군이 북한 점령을 가정한 비현실적인 작전 개념과 절대억지의 군비계획을 재검토하면, 단기간에 군 병력규모를 40만 이하로 줄일 수 있고, 징집병의 복무기간을 12개월 이내로 줄일 수 있으며, 모든 사병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추가적인 비용 증가 없이 지급할 수 있음을 주장해왔다. 무엇보다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장성과 장교 수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냉전시기 동독과 겨루던 서독은 우리보다 훨씬 적은 장성과 장교, 그리고 12개월 안팎의 징집병으로 유럽 최고의 군대를 건설하고 유지했다. 통독 이후 병력수와 장교수를 더 감축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가족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다짐을 새긴 노란 조끼를 입고 세월호 가족들은 지금도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금까지 이 투쟁에 부지불식간에 앞장서왔던 가족들은 사실 치유받고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선두에서 더 상처입고 피 흘리지 않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이제 시민사회와 언론과 정치와 국가가 그들의 편에서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진실과 정의와 존엄과 안전에 관한 권리를 마땅히 누리도록 도와야 한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서약을 실천하는 일이 더욱 간절한 시간이 찾아왔다.
테러방지법과 함께 제출된 사이버테러방지법안은 바이러스 유포나 해킹마저도 '사이버 테러'로 간주해 국정원이 들여다보게 하겠단다. 보다 알기 쉽게 단순화하자면 이렇다. 국제회의장 근처에서 정부를 심하게 저주하거나, 공중이용시설에서 이슬람계 이주노동자와 아는 척을 하는 눈치 없는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조심하시라. 당신의 모든 삶을 국정원과 나누게 되는 수가 있다. 혹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해킹을 당한 경우에도, 민간보안업체나 경찰이 아니라 국정원에 의해 당신이 온라인으로 하는 모든 것이 털릴 수 있다.
북한이 테러역량을 준비한다는 국정원의 정보보고는 불명확하고 검증하기 힘든 첩보를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공개하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나아가 국내정치나 입법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략적인 이유로 국민을 겁주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매우 중대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국정원에 대한 낮은 신뢰가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 틀림없다.
대책본부가 사고 전후 구조세력 투입규모를 과장하는가 하면, 충격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에 치중했다는 정황도 밝혀졌다. 당일, 희생자 가족들은 사고해역에서는 보트 몇대만 있는 등 구조상황이 거의 없었던 것을 알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당일 잠수한 인력이 네명에 지나지 않음에도 당국은 참사 당일 200명 가까이 잠수인력을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4월 17일 잠수가 중단됐고, 고무보트조차 발견할 수 없었지만 정부는 잠수부 500명이 투입되었다고 발표했다. 위기관리매뉴얼에는 '충격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어서 재난과 참사에서 오히려 여론만 신경 쓸 뿐 생명을 살리는 데 얼마나 무능한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국정원이 밀어붙이고 있는 테러방지법, 사이버테러방지법은 불행하게도 역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들 법안은 무늬만 테러방지법일뿐 사실상 국정원이 그 본령인 해외정보수집기능을 강화하기보다 국내 정보수집, 조사와 수사, 정책 조정, 작전 기능, 그 밖의 시민 사찰과 정치 개입을 더욱 강화하도록 고안된 법안이다. 국정원의 비효율과 무능을 더욱 극대화하고 인권침해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G20 중 우리나라처럼 온·오프라인 모든 면에서 광범위하게 시민들의 사생활과 일거수일투족을 정부가 환히 들여다볼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되겠는가? 과연 G20 중 출입국제도, 주민등록제도가 우리나라처럼 촘촘한 나라가 또 있는가? G20 중 우리나라 국정원처럼 국내외 정보수집기능, 비밀경찰기능(수사기능), 정책기획 기능, 나아가 작전 및 집행기능에 이르기까지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정보기구를 두고 있는 나라가 또 있는가? 과연 G20 나라 중 우리나라만큼 많은 수의 군대와 경찰을 두고 있는 나라가 몇이나 있는가?
몇몇 보수언론에서는 박래군 선배가 가는 곳마다 불법과 폭력이 난무했다고 매도하고 있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제도와 법이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 국가와 정부가 보호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내몰리고 있는 현장에는 항상, 주판알을 튕기는 일에 밝지 않은 그가 있었다고 말해야 옳다.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국가에 의해 삶의 터전에서 두 번씩이나 쫓겨날 지경에 놓인 평택 대추리 주민들 곁에, 살기 위해 망루에 올랐다가 폭도로 내몰리고 결국 죽어서 내려온 용산 주민들 곁에, '종북'이라는 주홍글씨가 찍혀 '내란죄'라는 마녀사냥에 내몰린 소수당의 당원들 곁에, 고통 속에 죽어간 아이들의 영정을 가슴에 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거리로 나선 세월호 가족들의 비탄과 한숨 곁에 늘 그가 있었다.
새누리당은 "당사자인 가족이 특검 선정에 참여하는 것은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라고 강변하면서 가족들의 제안을 거부했다. '중립성'은 애매한 용어다. 특별검사의 역할에 대해서 논할 때는 '독립성'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특별검사를 영어로 independent special prosecutor로 표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나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검사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