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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죄 지을 확률은 남성, 성인, 이성애자, 비장애인, 중산층 이상과 같이 사회 주류에 가까울수록 높아진다. 한 사회의 주류로 산다는 것은 무신경하다는 것과 같은 말이니까. 소외되고 배제당할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에게 세상은 살 만한 곳이기 마련. 자신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중 한 분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비보호 좌회전' 같은 나라입니다. 정부가 뭘 해주길 기대하면 안 됩니다. 알아서 살아남아야지." 그처럼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누구도 나를 돌보지 않는 디스토피아 같은 이 곳을 이 책 《비보호 좌회전》은 성실하고 생생하게 조명하고 있었다. 1970년 와우아파트 참사,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1995년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 1999년 씨랜드 참사,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사건까지.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곳에서 건강히 살아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얼마 전 성소수자의 인권을 명시한 '서울시민인권헌장(이하 인권헌장)'이 논란 속에 폐기되었다. 폐기된 인권헌장은 박 시장의 공약이었고, 무엇보다 추첨으로 뽑힌 시민위원들이 정식 절차에 따라 합의로 통과시킨 것을 서울시가 뒤엎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그뿐 아니라 박 시장이 개발과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완화를 강조하거나 교육 예산은 줄이고 토건사업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 역시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박 시장과 서울시의 행보를 가리켜 한 보수 언론 매체에서는 "거침없는 우클릭"을 하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동물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건 농장동물의 문제예요. 슬픈 건 그 동물들이 애초 죽음을 위해 태어났다는 거죠. 물론 모든 생명체는 죽지만 특히 농장동물은 굉장히 짧은 시기 안에 죽음이 예정되어 있고, 죽기까지의 사육 방식과 죽이는 방식이 비윤리적이고 잔인합니다. 그것을 실행하는 주체가 우리 인간이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봐야 해요. 식용으로 태어난 닭은 보통 40~45일 정도 사는데, 백숙이 되는 애들은 30일 정도로 더 짧죠. 젖소의 예를 보면 수소는 젖이 나오지 않으니까 사룟값을 절감하기 위해 어릴 때 죽임을 당하고 빨리 고기가 되죠. 주로 패티 같은 형태로 소비됩니다."
한국 사회에 '스타'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서로 간의 사랑을 방해하는 '경쟁'이나 '생존'과 같은 스산한 단어들을 삶의 화두로 강제하면서 '집단 애정결핍'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사회 시스템이야말로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 아닐까.
갑자기 주위에 윤종신을 '가수로서' 다시 보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JTBC '히든싱어' 윤종신 편 방송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대중에게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반면 가수라는 인식은 잘 없었던 윤종신. 그런 윤종신은 데뷔 25년차 '가수'이고, 더욱이 한때 수십 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던 '인기 가수'였다. 사실 그가 노래를 쉬었던 적은 거의 없다.
한 나라의 녹색당을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건 내가 녹색당원이라서 하는 얘기긴 한데, 그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현실 속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로 놓고 지향하는 적지 않은 유럽 국가의 의회에는 어김없이 녹색당이 존재한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연립정부 형태로 집권까지 했었고. 어느 나라에서든 녹색당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넘어서 '모두 함께 질적으로 더 낫게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런 녹색당이 한국에도 있다. 물론 국회 안에 의석은 없고, 있던 지방의회 의석마저도 지난 선거 때 모두 잃었지만.
제빵사인 저자는 수련생으로 있던 빵집에서 과도한 노동에 시달렸다. 또 이윤과 편리를 좇느라 건강을 해치는 나쁜 재료를 사용하거나, 거대 다국적 기업의 투기로 재료 가격이 널뛰기하는 현실도 목도했다. 그렇게 그는 작은 빵집마저 비정한 경제 시스템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깨달았다. 이내 저자는 시스템 바깥의 삶을 상상하게 되었고, 그 상상을 현실로 바꾸었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 노동 착취 없고 인근 지역 농민이 기른 친환경 재료로 천연 발효 빵을 굽는, 이윤보다 인간과 자연을 생각하는 가게를 차린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자신의 실천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내가 정당 활동을 하는 이유는 모두 다 나를 위한 것이다. 자기합리화겠지만 이것은 평소 지향하는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곧 이타적인 것으로 연결되는 묘한 삶의 방식'에 부합하기도 한다. 진정성을 안고 정치활동이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격지심을 가질 때도 있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들만 그런 것을 한다면 한 줌도 안 되는 진보정치세력이나 사회운동세력들은 아마 한 톨 정도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사회운동에 오래 종사해 오신 어떤 분을 만났다. 그분께서는 대화 중에 자기 세대가 젊었을 때와 달리 요즘 청년들은 자립심도 부족하고 사회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때 욱해서 '좋은 시민은 스스로의 자각으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좋은 사회가 낳는 건데, 80년대에 마치 대통령 직선제만 쟁취하면 세상 다 좋아질 줄 알고 순진하게 굴어 좋은 정치를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실패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앞 세대에 대한 은근한 원망을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