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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1월, 《배트맨》 427호에서 로빈은 조커가 일으킨 대폭발에 휘말렸고, 이슈 맨 뒤에는 이런 광고가 실렸다. "복수를 원하는 조커로 인해 로빈은 죽음을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전화 투표로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은 36시간.
그를 배트맨의 길로 인도한 박쥐는 이전처럼 그의 집 안으로 날아들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동굴에서 추락할 때 만났고, 부모님이 죽기 직전 크라임 앨리의 하늘 위를 올려다보았을 때 달빛 아래 날아가는 것이 보였고, 급기야는 배트맨이 되기로 결심하던 순간 브루스의 방 창문을 깨부수며 그에게로 돌진해 들어온다.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만화라는 시각 미디어가 가진 특징을 최대한 끌어내어 페이지와 패널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시간을 조절하고 충격의 크기를 극대화하면서 브루스 웨인이 받아야 했던 트라우마를 최대치로 끌어내어 전달하는 데 성공한 첫 번째 작품이었다.
1939년 11월 《디텍티브 코믹스》 33호에서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에 관한 2페이지의 짤막한 탄생기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는 이후 75년 동안 배트맨 탄생기의 기본 골격이 되었다. 영화를 본 후 집으로 돌아가던 웨인 가족, 그 앞에 나타난 권총 강도, 부모의 죽음을 눈을 목격한 소년, 범죄와 싸우겠다는 맹세, 자경단 준비 과정, 밤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고민, 집안으로 날아든 박쥐, 배트맨의 탄생 등은 모두 이후 배트맨 작가들이 다루게 되는 탄생기의 핵심 요소들이다.
종교와 섹슈얼리티가 코믹스 문화와 교차하는 방식을 새롭게 바라보는, 판을 바꾸는 책이 나왔다. 쏘 수퍼 두퍼 코믹스의 ‘스트라이플링 워리어 Stripling Warrior(애송이 전사)’는 커밍아웃한 행복한 신혼 남성
만화책 등장 이전에 20세기 초반 미국 소년들은 값싼 갱지로 만들어진 소설 모음집인 '펄프 매거진'을, 그 이전에는 '다임 노블', '스토리 페이퍼' 등을 즐겨 읽었다. 형식은 약간씩 달라도 우리식으로는 '소설 잡지' 정도로 보면 될 듯한데, 이 중에 배트맨의 원조로 꼽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1882년 12월 16일자 《뉴욕의 소년들(The Boys of New York)》 383호에 수록된 '검은 옷의 사나이(Man in Black)'이다.
한국의 배트맨 만화 팬이라면 익히 들어보았을 작품이 있다. 국내에 최초로 정식 출간된 배트맨 그래픽 노블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악십', '악멘'(악십+아멘)이라는 약어로 더 유명한 『배트맨: 악마의 십자가』이다. 제목 그대로 이 이야기에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능력 없는 인간이 범죄자들과 벌이는 전쟁이라는 배트맨 스토리에 익숙한 팬이라면 왜 이런 황당한 설정으로 배트맨의 사실성을 망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75년을 넘는 긴 역사에서 악령,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다루어진 초자연적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는 배트맨의 주요 테마 중 하나였다.
DC코믹스는 수 십 년에 이르는 히어로 만화의 긴 역사 속에서 꾸준히 배트맨의 세계를 국제무대로 넓히고 확장해 왔다. 그렇게 배트맨은 고담 시와 배트배밀리를 뛰어넘어 DC 유니버스 전체를 아우르는 멘토로까지 성장했다. 오늘은 배트맨이 슈퍼맨 이상의 거인이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요소인 만화 시리즈 《배트맨: 더 브레이브 앤 더 볼드》와 슈퍼 히어로 팀 '아웃사이더즈'. 그리고 악당 '라스 알굴'을 소개하려 한다.
초창기 배트맨은 음식을 요리하고 즐기는 쪽이라기보다는 모든 역량을 일에만 집중하는 쪽이다. 뉴 52의 《배트맨》 27호에서 브루스는 필요한 열량과 영양을 모두 담은 셰이크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는데, 대저택의 집사답게 런던 세인트 윌리엄 요리 학교에서 다양한 요리를 습득한 알프레드 입장에서는 그런 브루스가 탐탁지 않다.
《배트걸》 시리즈는 '능욕의 악몽'을 추억(?)하려는 시도를 하며 또 한 번 비난의 대상이 된다. 《배트걸》 41호에서 작가 하파엘 아우부케르키가 『배트맨: 킬링 조크』를 오마쥬해 그린 표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 표지에서 배트걸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조커의 손에 붙들려 있고, 조커는 그녀의 겁에 질린 얼굴에 손가락을 대고 있다. 소녀 감성을 표방한 새 배트걸 시리즈에 과거 『킬링 조크』에서 바버라가 조커에게 봉변을 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카일 레이너의 여자 친구가 냉장고 속 시신으로 발견되는 내용이 연재되던 1999년, 만화 팬이었던 게일 시몬은 '냉장고 속 여자들'이라는 제목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남자 히어로의 이야기를 전개할 목적으로 강간, 살인, 고문, 능력 박탈 등의 상황에 처하는 여자 주인공의 리스트를 정리했다. 남자 주인공들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여성들. 그녀들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조가 과연 타당할까? 그녀가 던진 묵직한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