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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것은 바로 대통령의 부당한 명령에 대해 단호하게 "No"라고 외칠 수 있는 관료집단의 존재였습니다. 요즈음 대통령의 불법적인 지시 혹은 명령에 맹종하다가 줄줄이 엮여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왜 "아니요."를 외치지 못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단지 부당한 지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명백하게 불법적인 지시였는데도요. 그들은 그 알량한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불법적 행동에 앞장서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습니다. 소위 공직자란 사람들이 명백하게 불법적인 지시에 저항하기는커녕 오히려 앞장서 하수인이 되기를 자청했다는 건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영혼 없는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 경영권 승계를 돕느라 국민들의 노후자금으로 쓰여야 할 국민연금 수천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배경에는 그간 ‘윗선의 지시를 무슨 수로
사법부 내부를 국민이 들여다보기 어렵다. 국민 권리보호의 최후 보루라고 신성시해왔기에 세속의 눈으로 내부 메커니즘을 살펴보려는 시도도 적었다.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정치가 나서 최소한의 견제를 해야 했지만 번번이 사법개혁 시도는 좌초되었다. 그사이 사법영역의 신뢰는 끝 모를 추락을 했다. 정의의 수호자인 검사와 판사의 이름들이 연일 뉴스를 탄다. 최근 법조계 비리 사건들이 외부로 알려진 것도 감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 관련자들의 내부 갈등과 배신 때문이었다. 만약 내부자들의 충돌이 없었다면 은밀한 권력들의 부정부패를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미래 성장 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최근 몇 달간 '신문에 가장 많이 나온' 것들로 온통 채워져 있다. '미래 성장 산업이라기보다는 '언론 노출 빈도'가 가장 많은 산업에 가깝다. 미래 성장 산업이 아니라 청와대 언론담당 부서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신문 스크랩 산업'인 셈이다. 모르는 것이 정상인데, 마치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비극이 시작된다. '인식론적 오만'과 초기 환경조건인 예산-자원-규제권력의 집중이 만나게 될 경우, 필연적으로 비효율과 부패로 확대재생산된다. 소련식 중앙집중계획경제도 그렇게 몰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