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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 예산안을 발표한다.
정치학의 거장 아담 쉐보르스키는 민주주의를 "불확실성의 제도화'라고 정의했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누가(여당이건 야당이건) 잡을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라는 의미다. 모든 민주주의자들이 여기에 동의한다. 단 민주주의자들만 동의한다. 나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아담 쉐보르스키가 정의한 "불확실성의 제도화"라는 개념에 동의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나의 눈에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확실성의 제도화"(의원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테러방지법은 저지될 수 있다. 어떻게? 새누리당에서 딱 8명만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 다시 말해,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 테러방지법에 찬성하지 않는 의원들이 자신의 뜻을 표로 밝히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기대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모두 공천 칼바람이 불고 있는 계절이니 말이다.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 '그런다고 공천 못 받아요!'라는 유행어가 떠올랐는데, 바로 그것이다. 지금 여의도 최대의 관심사는 공천이며, 공천 탈락 예정자는 주변의 분위기와 소문, 기타 정황을 종합해볼 때 자신이 탈락할 것임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요컨대 지금 새누리당에는 '당론'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이유는 현재 한국의 상황이 국회법 제85조가 정한 직권상정의 요건 가운데 하나인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23일 정의화 의장은 직권상정에
정의화 국회의장은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며 '최근의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가 국회법이 정한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천재지변의 경우','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국가비상사태랍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며 주장한 '국가비상사태'가 맞다면 지금 공무원들은 야간에도 비상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주민센터나 구청, 시청, 정부청사를 가봐도 공무원들은 평상시처럼 퇴근했습니다. 비상사태가 진짜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4일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이날 정오를 기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을 위해 30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국정조사 결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거의 7시간 동안 박근혜는 대면보고도 받지 않았고,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대체 박근혜는 그 중요한 시간에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던 걸까?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대통령비서실은 왜 박근혜에게 대면보고를 하고 지시를 구하지 않았던 것일까? 김기춘은 왜 박근혜의 행방과 박근혜가 한 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일까? 분명한 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직후의 7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사실상 궐위상태였다는 점이다. 만약 북한군의 전면남침 상황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