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musang

기무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런저런 활동을 한지 5개월 정도 되었다. 그리고 많은 레즈비언 커플을 만났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서로를 만나고 고백하고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여자사람친구에서 여자친구 혹은 애인이 되었을까? 내가 직접 만나거나 SNS 등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 커플들 중 다섯 커플의 사례를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물론 이번에 내가 읽은 댓글들은 '기무상'이라는 사람만 가지고 이야기한 것보다 동성애 자체를 혐오하여 쓴 것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그중 읽어볼 만한 것을 모아서 영상으로 제작했다. 역시 가장 많은 내용은 '더럽다'는 것, 그리고 '지옥에 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맞춤법을 잘못 쓴 댓글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스스로를 이성애자로 알고 있던 사람이 동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나 같은 경우는 인정하기까지 거의 10년 정도 걸렸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가 나의 첫사랑이었지만 계속 나는 나 자신을 거부해왔다. 그리고 서른이 다 돼서야 마침내 인정했다.
여자끼리의 동성애는 사회적으로(나라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금지된 사랑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사회적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치, 사회, 과학, 종교, 문화 등 현재 우리의 삶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은 과거 어느 시대에는 분명 금지된 것이었다. 금지가 대세로 돌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레즈비언이라고 하면 짧은 머리에 중성적인 패션 스타일을 떠올린다. (개인적으로는 "중성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중성적이다 하는 건 결국 여자인데 남자들처럼 옷을 입는다는 거니까. 남자가 여자들처럼 옷을 입는다고 해서 우리는 "중성적"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여성적"이라고 한다.) 그런 스타일의 레즈비언도 물론 많다. 그렇지 않은 스타일의 레즈비언도 많다. 직업도 다양하다. 선생님, 회사원, 변호사, 펀드매니저, 홍보 전문가, 미용사, 건축가 등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는, 우리가 매일 마주치고 만나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나는 레즈비언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줄이고 싶다. 줄일 것이다. 어두운 색으로 칠해진 이미지에 빛을 더할 것이다. 레즈비언이라는 단어는 무겁지도 심각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위로받아 마땅할 슬픈 것도 아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이다. 마치 이런 것처럼.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기무상이구요. 나이는 서른, 좋아하는 건 애플, 영화, 책, 음악. 참, 그리고 전 레즈비언이에요. 만나서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