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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한파가 거세다. 특히 문화계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또 한번의 풍랑을 만났다. 연극배우 2분의 사망소식과 겹쳐지면서 대한민국 문화호는 지금 참담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냥 있을 예술인들이 아니다. 일단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부터 없애자며, 예술인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그 첫 신호탄은 랩퍼 아이삭 스쿼브와 DJ 차선수, 그리고 팀버튼이 함께 제작한 메르스 종식을 위한 노래 'Bye MERS'다.
기술자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기획자가 평가절하 되어 있다는 말이다. 정확히는 기획이라는 <생각의 기술>의 부가가치가 무료로 인식되어 있다는 말이다. 15년을 기획자로 살면서 무수히 많은 제안서를 썼지만, 선정되지 못한 제안서의 값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기술의 시제품을 의뢰하면 적어도 그 원가는 받는다. 기술과 기획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증명하는 이야기다.
직원이 몇 명이세요? 10년 넘게 사업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이라면 이 질문에 솔직하기 어렵다. 정확한 숫자를 말하면 적어 보일 것 같고, 부풀려 말하면 부담되지 않느냐는 반문이 바로 튀어나올 테니까. 그런데 이 질문의 정답은 직원의 숫자가 아니다. 본질은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다. 특히 직원이 10명 이하인 사장에게는 정말 필요한 통찰.
최근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큰 행운 또는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일생에 한번 얻어걸리기도 힘든 사건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을 알아야 한다. 1) 유례없는 주목, 2) 중단 없는 확산, 3) 근거 없는 가감, 4) 예상 못한 실익 등이다. 최근 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사건, 예원과 이태임의 영상, 레진코믹스와 방심위의 갈등, 장동민과 무한도전의 선택, 총리와 비타500의 의혹 등이 그렇다.
성공한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위대한 성공 전에 최악의 실패를 겪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 13년 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 백의종군이라는 치욕을 겪고 13척의 함선으로 명량대첩의 승리를 일군 이순신 장군, 일생을 시련과 싸우면서도 비폭력 무저항으로 인도를 구한 간디까지. 우리는 거대한 바다도 하나의 물방울로 시작되었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다.
강적은 영웅이 피해 갈 수 없는 기본 코스이지만 복수는 그렇지 않다. 위대한 영웅은 결코 복수하지 않는다. 시련의 목적지는 성공이지 복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화 <드래곤 볼>을 다시 떠올려 보자. 주인공 손오공은 적들을 무찌르고 그들의 친구가 된다. 그리고 더 강한 적이 나타났을 때, 친구가 된 예전의 적들은 든든한 동료가 되어 영웅과 함께 싸운다. 손오공은 복수하지 않았다, 용서했다.
1970년부터 1990년까지의 경제발전기, 우리는 수출 1억 불, 국민소득 1만 불, 수출 100만 대 등의 구호를 목 놓아 외쳤다. 모든 목표는 늘 0이라는 숫자로 끝났다. 하지만 아산은 달랐다. 1976년 우리가 처음 만든 자동차 포니의 10만 대 수출을 기념하는 자리에는 <100,001대 수출 기념>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17살의 나이에 몰래 가지고 나온 아버지의 소 한 마리 값을 갚기 위해 몰고 간 소는 1,000마리가 아니라 1,001마리였다.
기본적으로 프로듀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본업은 작품과 예술가에게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프로듀서는 작품의 그림자여야만 한다. 예술이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 예술가로부터 박수를 받는 사람이 프로듀서다. 하지만 이런 프로듀서는 별로 많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기업은 대부분 리더가 스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와 스타의 역할은 크게 다르다. 리더가 조직의 원활한 흐름을 책임지는 경영자라면, 스타는 조직의 대외적인 상징이 되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마케터다. 둘의 존재는 불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면 그야말로 무적함대다.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캐머런 매킨토시와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경우가 그렇다.
조지메이슨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타일러 코웬은 "가장 예술적인 것이야말로 상업화되고 대중화되어야 하며, 예술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단순히 예술작품에 값을 매기자는 것이 아니다. 그를 통해 연달아 발생하는 예술의 경제적 가치, 예술문화 사업의 창구효과(window effects)에 주목하고 예술을 '산업화'하자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가는 경제논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