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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여자>라는 제목에 애정이 있었지만 <최악의 하루>도 괜찮았다. 사실 이 영화에는 최악의 여자도 없고, 최악의 하루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은희(한예리)를 괴롭히던 두 남자에게 되레 그녀가 최악의 여자로 몰락하는 것이고, 그렇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여자가 돼버린다는 의미에서 <최악의 여자>라는 제목에 좀 더 엣지가 있지만 결과적으론 좋은 선택이었다." | 민용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남자의 수집품이 드러나는 이야기다. 어떤 남자가 죽고 그의 일생을 기억하는 이는 없지만 그의 작은 유품이 그의 자취를 남기고 누군가가 그를 기억하게 된다. 배우 한예리의 차분한 목소리에 도움을 받았고 익선동, 운니동,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송월동의 재개발 지구를 담았다.
그는 그녀에게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자고 했다. 흐트러진 두 남녀의 눈과 손, 어깨. 시야에 보이는 모든 것이 어지러웠다. -내가 이기면 우리는 오늘 자는 거야. 니가 이기면 집에 가는 걸로 하자. -비기면요?
남자는 저쪽에 손을 흔든다. 저 테이블의 남자는 여자와 이야기 하는 것을 멈추고 이쪽으로 왔다. 저 쪽에서 손을 들고 악수를 청했다. "나운규라 합니다." "네. 전 이태준이올시다."
그들은 주사위를 이용해 소원 들어주기 게임을 했다. 게임은 단순했다. 둘이 번갈아 주사위를 세 번 던져 그 합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여자는 다음에도 이겼다. 여자는 궁리하는 표정을 짓더니 방을 빙그르르 돌고는 다가와 소원을 말했다. 벌거벗은 채로 리조트 현관 앞에 주차되어 있는 렌트카의 본넷을 만지고 오는 것이 여자의 요구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