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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이상돈과 조응천.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박근혜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으면서도 지금은 등을 돌린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김종인과 조응천은 더민주로, 이상돈은 국민의당으로 갔으니 진영을 옮긴 것입니다. 그럼 이들은 철새일까요?
교란 요인은 큽니다. 천정배 의원의 경우 호남에서의 이른바 개혁 공천을 공언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는 기성 호남 정치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남 공천과 호남 당선의 결과가 국민의당 당권의 향배를 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 호남은 이들에게 정치적 도약대가 아니라 늪이 됩니다. 공천 다툼이란 구태가 발생하면 호남 우선 전략에 깔려있는 지역정당화 가능성이 현실화돼 중도층의 이반을 자극할 수 있고, 중도층의 이반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정치적 선택의 제일 가치로 여기는 호남 민심에 회의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쌍끌이가 아니라 이중고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험지출마론을 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굳이 찾자면 유명세 밖에 없는데 이걸 내세우면 김무성 대표부터 유탄을 맞습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의 지명도가 높고 오세훈 전 시장의 인지도가 높다 해도 김무성 대표만큼이야 높겠습니까?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당 일각에서 잠깐 나왔던 험지출마 요구를 일언지하에 잘랐습니다. 두 사람에겐 험지를 고르라고 해놓고 말이죠.
박 대통령은 협상의 성과뿐만 아니라 협상에 임하는 자신의 진정성까지 강조했습니다.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합의를 위해 노력했다"고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사과를 받고 마음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했다고요. 박 대통령의 '원칙의 승리'로 상찬된 8.25합의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이산가족 상봉이었는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반문이 터져 나옵니다. 이산가족 생존자의 평균 나이는 78세입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있습니다. 정말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북한과 협상을 벌여 이산가족 상봉의 '불가역적인' 성사를 끌어내야 합니다.
호남 축의 붕괴, 야권의 두 동강 이면에 또 다른 추세가 있습니다. 진보 축의 지지, 야권 리더의 노선 분화입니다. 호남 축의 붕괴와 진보 축의 지지가 힘의 균형 하에서 병진하고 있고, 야권의 두 동강이 야권의 노선 분화로 귀결 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억지로 뜯어말릴 이유도 없고, 공학적으로 이어붙일 필요도 없습니다. 좀 더 경쟁하도록 놔둬야 합니다. 야권 지지층이 충분한 판단 근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더 경쟁하게 놔둬야 합니다.
정부 책임 하에 집필되는 역사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기술될까요? 일제의 만행이 상세히 서술되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단정적으로 기술될까요? 마땅히 그래야 하는데 정말 그럴지는 미지수입니다. 국제사회에서의 비난과 비판을 자제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 있는 소녀상조차 철거·이전하려는 판이기에 국민의 어이를 상실케 하는 상황이 현실화 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