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comics

역대 DC 코믹스에서는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의 삼각관계를 늘 재미있는 소재로 다루었다. 원더우먼은 때론 슈퍼맨의 아내가 되고, 때론 배트맨의 애인이 되기도 하였지만, 원래는 슈퍼걸이나 배트걸처럼 그들의 짝이 되려고 탄생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울 때 중재자 역할을 하고, 각자 자신만의 정의를 외치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할 때에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며, 슈퍼맨과 배트맨이 타락할 때 그들을 호되게 꾸짖고 바로잡는 역할을 할 때 가장 멋있게 그려진다.
『가족의 죽음』에 나오는 조커의 왕실 태피스트리에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한 명의 전설적인 작품이 오마쥬되어 있는데, 바로 『배트맨: 웃는 물고기』의 작가 스티브 잉글하트다. 단 여덟 이슈의 이야기로 가장 '완벽한 배트맨'이라는 칭송을 들었던 잉글하트. 그의 이야기는 1970년대 마블의 우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트맨의 가장 무서운 숙적으로 큰 인기를 끌던 조커는 1950년대와 1960년대를 거치면서 미친 살인귀가 아닌 까불이 악동으로 이미지 변신을 한다. 거기에 결정타를 박은 것이 1966년 아담 웨스트 주연의 TV 시리즈였다. 물론 이 시리즈가 TV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서 배트맨을 당대 가장 핫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격상시키고 마니아층을 형성하게 한 공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캐릭터들이 거의 희화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만화 작가 사이에서는 배트맨이 가진 진정한 '어둠의 기사'로서의 면모, 배트맨의 악당들이 갖고 있는 잔인한 악인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일이 하나의 숙원과도 같았다.
그는 걸핏하면 1달러 은화를 던지면서 앞면이 나오면 때리고, 뒷면이 나오면 때리지 않겠다고 아들에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사실 이 동전은 둘 다 앞면이었고, 하비는 매일 아버지에게 모진 폭행을 당하며 자랐다. 하비의 이중인격은 이 학대의 산물이며, 후일 투페이스가 된 이후에 그는 동전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가 총을 겨눈다. 앞면이 나오면 살려주고 뒷면이 나오면 죽이겠다면서.
2006년 《배트맨: 레전드 오브 다크 나이트》 204~206호에 연재된 '고담의 광인들'이라는 스토리 아크에서 작가인 저스틴 그레이는 고담에 관한 재미있는 전설 하나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전설에 나오는 고담은 브루스 웨인의 조상이 미국에 건설한 가공의 대도시 고담이 아닌, 영국 노팅엄셔 주에 실재하는 마을이다. 때는 시간을 거슬러 로빈 후드가 셔우드 숲의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의적단을 결성하고 부자의 재산을 훔쳐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던 13세기 영국.
2015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 코앞이다. 소년들을 열광시켰던 배트맨의 사이드킥 로빈에게도 성장하여 집을 떠나고 대학에 가 홀로 세상을 경험하는 과정이 있었다. 우리와 같은 시대인 2010년대라면 더 좋겠지만, 75년 역사를 가진 DC 코믹스 세계관에서 그 시절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정부가 유혈 충돌을 일으켰던 1960~1970년대 미국 대학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줄리 매디슨은 《디텍티브 코믹스》 41호부터는 대부호의 약혼녀라는 연약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로이스 레인을 능가하는 당당한 여성으로서 이미지 체인지를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작가들이 그녀에게 준 직업은 영화배우였다. 41호의 스토리는 주연 배우가 살해당하면서 그 역이 줄리 매디슨에게 넘어오고, 약혼녀가 살인범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서 범인을 잡는다는 내용이다.
마녀 사냥꾼인 나다니엘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은 마녀로 몰아붙여 죽이던 마녀 사냥꾼이었는데, 어느 날 한 소녀를 마녀로 몰아 죽이다가 가문 대대로 저주를 받게 된다. 문제는 시간을 거슬러 가던 웨인이 이 소녀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는 것. 브루스에게는 나다니엘이 곧 원수가 되는 셈이다. 더구나 후대 웨인 가의 인물들이 나다니엘이라는 인물을 시작으로 해서 저주를 받아 모두 비참하게 죽음을 맞았으니, 고조부 앨런 웨인이 말년에 광인의 차림으로 도시를 돌아다니다 비명횡사한 것도, 브루스 웨인의 부친 토마스 웨인이 강도의 총에 사망한 것도 어찌 보면 나다니엘이 마녀사냥으로 자초한 저주에 원인이 돌아가게 된다.
내일(6월23일)이면 전 세계가 기다려 오던 새 배트맨 게임이 출시된다. 바로 『배트맨: 아캄 나이트』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쫀득한 손맛(!)으로 팬을 열광시킨 아캄 시리즈. 수많은 악당과 배트맨이 벌이는 힘과 두뇌의 싸움에 버금가는 이 시리즈의 또다른 매력이라면 역대 배트맨의 수많은 배트 슈트를 다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슈트들은 주로 게임 속 과제를 해결하면 보상으로 주어지는데, 새 의상으로 갈아입고 고담을 날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닌 게 아니라 슈트 목록만으로도 76년에 달하는 배트맨의 살아있는 역사를 생생히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 살인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으로 유명한 또 한 명의 히어로가 있다. 바로 배트맨이다. 배트맨은 절대 살인하지 않는다. 총도 쓰지 않는다. 적어도 그가 표방하는 바는 그렇다. 모두가 정한 약속인 법의 공정한 심판에 판단을 맡기고, 자신은 그저 자경단으로서 범죄자들과 끝없는 싸움을 벌이는 데 충실하다고 자부하는 배트맨. 그러나 고담은 해가 갈수록 더욱 부패하고 타락해 범죄자들을 처리할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그는 조커를 죽이는 것이 옳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