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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의지로 재조산하(再造山河)를 주창했었다. 이 재조산하는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 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준 글귀로, 박근혜 전 정권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유린으로 망가져 버린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정권교체를 염원했던 국민의 뜻대로, 문재인 정부는 재조산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당면한 여소야대 국면에 따라 자칫 약화될 수도 있는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는 게 급선무다.
미·중 정상들의 언급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한반도 주변에서 미·중의 패권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 정치·경제적 양극화, 진영논리로 홍역을 앓으면서 국론분열로 통합력이 약화된 현재의 대한민국은 미·중의 패권전쟁을 막아내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다가 속수무책으로 전쟁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BS가 주최한 대선 후보 2차 TV토론회가​ 19일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대본도 없이 진행되는 스탠딩 토론회를 도입하여 5명의 후보자 간 난상토론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많다. 토론이라기보다는 4명이 1등하는 1명을 몰매질하여 '문재인 청문회'로 만든 부작용을 노출했다. 관계자들은 국민들이 이번 토론회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효율적이고 성숙한 토론이 되기 위해서 보완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성숙한 토론회를 기대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전평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후보들의 정책실종 사태는 박근혜 후보 부실검증과정이 초래한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51%의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일찍이 박근혜-최태민-최순실 관계의 부적절함을 알면서도 미필적 고의로 불량품인 박근혜 후보를 공천하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은 정당의 후보공천과 검증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이 잘못되면, '정부실패'와 '정치실패'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산업화'의 성과가 상위소득 1%에 집중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고착화시켰으며, '민주화'의 성과는 민주화를 주도했던 차상위 소득 10%에 집중되어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간의 양극화를 고착시켰음을 보여준다.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이 된 한국 민주주의의 실상은 한마디로, 상위소득 1% 산업화세력과 차상위 소득 10%의 상층노동이 좌우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하층노동을 지배·약탈하면서 인간적 상처를 남기는 "과두제민주주의"로의 전락이다. "하층노동의 민주주의"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 진보정당과 진보정치가 추구해온 민주주의와 그 결실이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위소득 10%에 속한 계층들에게 돌아가게 하거나 주로 민주화를 주도했던 세력들을 과대대표했음을 의미한다.
마키아벨리는 공화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은 공화주의 정신을 부패하게 만드는 '불평등'과 '부자유'라고 보았다. 중산층과 중도층이 강고하지 못하면, 권력과 재산을 많이 가진 계층은 법과 제도를 지키지 않게 되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계층은 신분·지위·재산 같은 조건에 의해 타인에 예속되어 노예와 같은 '부자유'상태에 빠지게 된다.
연대임금제도의 대표적인 예는 최근 소개된 일본판 '동일노동 동일임금제'이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저성장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임금을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과 비슷한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베 총리는 2015년에 '1억 총활약 사회'라는 목표아래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란 어젠다를 제시한 바 있다. 아베가 추진하고 있는 일본판 동일노동 동일임금제의 기원은 1951년 스웨덴 사민당이 성공적으로 시행하여 세계적으로 소개된 '연대임금제'에 있다.
지식인들이 이 문제가 사법처리로 가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와 시각에서 진지하고 용기있게 대응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궁금하다. 필자가 지식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주변인들은 박유하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도 평을 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무시전략을 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런 점을 볼 때, 지식인들의 학문적 공론장 역할은 거의 하지를 못했고, 따라서 이번 사태가 사법처리로 이어진 데에는 지식인들의 책임방기가 있었고 이것은 지식인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현행 우리 헌법은 단 한 표라도 더 얻은 자, 즉 최고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있다. 개헌 없이 정치권의 타협으로 선거법 개정에 성공하여 결선투표제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결국 1위 득표자와 2위 득표자간의 타협이 유지되기 힘들어 분쟁으로 가거나 선거승패를 수용할 수 없는 유권자간 분쟁으로 위헌소송시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 분쟁과 송사의 과정 속에서 야기될 엄청난 국정공백과 혼란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의 정당성과 그 실현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최순실 사교(邪敎)일당에 의해 국가와 국민이 농락당했다는 개탄스런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51%의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대통령 지지율이 5%로 곤두박질 친 것은 그들의 배신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준다. 분노한 시민들이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리 헌법에 "대통령 국민소환파면제"가 있었다면 '거국 중립 내각'이니, '탄핵'이니, '하야'니 하는 절차 없이, 시민들은 즉각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권을 발동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