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가 지목한 가해자 3인방이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나왔다.

2020-07-06     도혜민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규봉 경주시청 철인3종팀 감독(왼쪽부터)과 장윤정, 김도환 선수. ⓒ뉴스1

고 최숙현 선수가 숨지기 전 가혹행위 가해자로 지목한 이들이 국회에 출석해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최숙현 선수는 올해 초 김규봉 경주시청 철인3종팀 감독과 팀닥터 안모씨, 그리고 선배인 장윤정·김도환 선수 등 4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 중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김도환 선수가 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세 사람 모두 최숙현 선수에 대한 폭언과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규봉 감독은 ”(최숙현 선수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고, 제가 지도를 한 애제자”라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해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관리감독, 선수 폭행이 일어난 부분을 몰랐던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팀 주장인 장윤정 선수 역시 ”폭행한 적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장 선수는 ‘최 선수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같이 지내온 시간이 있어 가슴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만 답했다.

동료 김도환 선수는 ”폭언,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사죄할 것도, 그런 생각도 없는 것 같고 미안한 마음은 없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 선수 추가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은 전혀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최 선수의 동료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철인3종경기)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지목한 특정 선수는 주장인 장윤정 선수다. 최 선수의 동료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혹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다”며 장윤정 선수가 동료들에게 저지른 가혹행위를 일부 공개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장 선수는 훈련 중 실수를 한 선수의 머리를 물병으로 때리는가 하면, 고소공포증이 있는 선수의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장 선수는 다른 선배를 시켜 감기 몸살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선수를 각목으로 때려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장 선수는 특히 최숙현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부르면서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료 선수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장 선수는 최숙현 선수뿐만 아니라 팀 내 여러 선수들에게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