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야구팬들이 NC 다이노스 응원에 나섰다

노스캐롤라이나와 NC, 공룡의 신비로운 연결고리.

2020-05-06     허완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BO 리그 개막전을 4대 0 승리로 장식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어쩌면 이건 운명이었을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야구팬들이 한국 KBO 리그의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ESPN을 통해 사상 최초로 미국에 생중계된 KBO 리그의 첫 경기가 하필 삼성 라이온스와 NC 다이노스 경기였기 때문 만은 아니다.

사실 노스캐롤라이나 야구팬들이 NC 다이노스를 응원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North Carolina)에 살고 있고 (NC의 외국인 선수) 애런 알테어를 들어봤기 때문이지.” ‘패티 맥’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가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짧게 설명했다.

″평생 (뉴욕) 양키스 팬인데 지금은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살고 있으니 쉬운 결정이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가 적었다.

″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C) 출신이고 우리 아들이 공룡을 좋아하니까 나는 NC 다이노스를 골랐다.” 트위터 프로필을 ‘NC 다이노스 팬계정’으로 바꾼 한 이용자의 말이다.

NC 다이노스의 공룡 마스코트!

 

적었다. 

와우. 미국 야구의 팬으로서 오늘 밤이 되기 전까지 KBO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스스로 부끄럽다. 채널을 돌리다가 야구 생중계를 보고는 이게 XX 뭐임? 했다. 경기 전체를 다 봤고 그 다음부터 KBO를 깊이 파기 시작했다. 경기 수준은 의문의 여지 없이 생각보다 훌륭했다. 말 그대로 지난 몇 시간 동안 각 팀에 대한 정보를 찾아 읽었다. (스포츠도박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약간 다른 동기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나는 정말이지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신이 났다.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나는 이제 평생 KBO 팬이다.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 기분이 그렇다.

각 팀이 경기를 하는 걸 한 번은 본 다음에 응원할 팀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각 팀이 경기하는 걸 한 번 보고 직관에 따를 거다. (오늘) 다이노스 경기를 봤는데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가 인상적이었다. 라이온스 투수도 한동안은 꽤 안정적이었다. 높은 수준의 야구였다.

언젠가는 한국을 방문하고 싶고 이 순간에 나의 삶에 이런 의외의 기쁨을 선사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이게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