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0톤 분량의 마스크와 보호복을 중국에서 긴급 공수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20여대의 비행기를 더 띄울 계획이다.

2020-03-30     허완
미국 코네티컷주에 설치된 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새로 착용하고 있다. 2020년 3월23일. ⓒJohn Moore via Getty Images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미국에서 의료물품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80톤 분량의 마스크와 장갑, 보호복 등을 싣고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화물기가 29일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의료물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힘을 모은 ‘긴급 공수 프로젝트’에 따라 미국에 도착한 ‘1호 비행기’로, 앞으로 20여대의 화물기가 추가로 미국 각 지역으로 의료물품을 실어나를 예정이다.

평상시 이같은 의료물품을 수입할 때는 선박을 활용하지만 한 달 넘는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긴급 수송을 위해 화물기를 띄운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는 마스크와 보호복 같은 기본적인 의료물품 물론, 중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인공호흡기마저 부족한 상태다. ⓒJohn Moore via Getty Images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프로젝트 에어브릿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수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연방정부, 쥬요 의료기기 유통업체들과 합작한 결과물이다.

이 작전에 참여한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의료물품을 구입하고, 정부가 화물기를 띄우는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렇게 미국에 도착한 의료물품들 중 정부가 60%를 사들여 의료 현장에 보급하고, 나머지 40%는 기업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사진은 마스크 등 의료물품을 싣고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루프트한자 여객기의 모습. 루프트한자는 이 '특별 수송 작전'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여객기에 사람 대신 화물을 태웠다. 2020년 3월25일. ⓒThomas Lohnes via Getty Images

 

마스크 외교’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연재해나 공중보건 위기 사태가 벌어졌을 때 글로벌 차원의 지원을 주도해왔던 서방 국가들의 자리를 중국이 꿰차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러시 도시 중국전략계획 국장은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미국의 리더십은 실종되고 상당한 중국의 리더십이 부각된 첫 번째 주요 글로벌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지원했던 미국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미국 일부 지역의 주 정부와 시 정부는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도시들로부터 의료물품을 직접 공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기도 했다.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의료물품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도 하다.

연방비상관리국(FEMA)은 이번 작전을 통해 긴급 수송되는 의료물품들이 모두 ‘중국산’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정부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인도, 온두라스, 멕시코 등의 생산 업체들과 물품 조달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