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더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그에 대응하는 작은 행동 하나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때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무력감'의 차원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먼지까지 피할 수는 없다'거나, '이제 와서 가동 중인 발전소를 모두 중단할 수는 없는데, 그렇다면 당장 생활 속의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 변화를 만들 수 없다는 무력감에 기반한 냉소들. 이번 액션을 지켜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그런 무력감을 거스를 용기가 보태어졌으면 좋겠다.

2015-03-17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지난 2월 황사와 더불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을 때의 서울과 깨끗한 하늘의 서울 비교 모습>

그래서인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기후에너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새롭게 석탄 사용 줄이기 캠페인이 시작되고, 그 첫 번째 액션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약간은 낯설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의 에너지 정책이 석탄화력발전소를 2배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도 몰랐으니까. 손민우 캠페이너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미세먼지 중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의 위험성과 자동차, 공장, 발전소 등 국내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으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기 전에 하루 빨리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지난 3월 6일 광화문, 명동, 홍대에서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진행된 그린피스의 액션>

우리 모두는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같은 발전소에서 나온 에너지를 사용하며 생활하는 한 사람의 시민이다. 나도 그저 그 날 하루만큼은 '초미세먼지'라고 불리는 대기 오염 물질을 잠시나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자고 마음 먹은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인파가 많은 명동과 홍대 길거리에서 진행된 이번 액션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비록 개인의 힘 만으로는 바꿔내기 어려워 보이는 문제일지라도, 작은 관심이 하나 둘 모이면 금세 눈에 띄는 움직임을 만들 수도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기 때문이다.

(* 그린피스는 지난 3월 4일부터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맑고 깨끗한 하늘을 바라는 시민들은 누구나 greenpeace.org/korea/air 에서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글: 이은정 / 그린피스 액티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