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영국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노동당의 '붉은 장벽'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12-13     허완
LONDON, ENGLAND - DECEMBER 13: Labour Party leader Jeremy Corbyn speaks from the stage at Sobell leisure centre after retaining his parliamentary seat on December 13, 2019 in London, England. Labour leader Jeremy Corbyn has held the Islington North seat since 1983. The current Conservative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called the first UK winter election for nearly a century in an attempt to gain a working majority to break the parliamentary deadlock over Brexit. The election results from across the country are being counted overnight and an overall result is expected in the early hours of Friday morning. (Photo by Leon Neal/Getty Images) ⓒLeon Neal via Getty Images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 대표가 된 이래로 노동당을 더 왼쪽으로 이끌어왔던 ‘좌파의 아이콘’이 퇴장하는 것이다.

13일 오전(현지시각) 자신의 지역구인 런던 이슬링턴에서 열린 당선자 회견에서 코빈은 전날 실시된 총선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음을 시인하며 ”앞으로의 총선에서  당을 이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대한 미온적 대응, 모호한 브렉시트 관련 입장 등이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숙련 노동자 비중이 높은 지역구일수록 보수당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붉은 장벽(Red Wall)’이 무너져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반면, 비교적 새롭게 노동당 지지층으로 등장한 고학력, 전문직, 대도시 거주 엘리트들은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당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왔다.

 

내년 1월말로 예정되어 있는 브렉시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였던 존슨 총리는 취임 이후 ‘브렉시트 완수’를 천명했고, 이를 총선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 전략은 국민투표가 벌어진 지 3년이나 지났지만 브렉시트가 세 차례나 연기된 상황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먹힌 것으로 보인다. 

LONDON, ENGLAND - DECEMBER 13: British Prime Minister and leader of the Conservative Party Boris Johnson speaks to supporters and press as the Conservatives celebrate a sweeping election victory on December 13, 2019 in London, England.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called the first UK winter election for nearly a century in an attempt to gain a working majority to break the parliamentary deadlock over Brexit. As the results roll in the Conservative Party has gained the number of seats needed to win a clear majority at the expense of the Labour Party. Votes are still being counted and an overall result is expected later today. (Photo by 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 ⓒChristopher Furlong via Getty Images

 

가디언은 ”보수당의 전국적 승리를 예견하는 첫 번째 신호는 옛 광업지대 (잉글랜드 북동부) 블라이스밸리가 69년 역사상 처음으로 베테랑 노동당 의원 로니 캠벨의 의석을 빼앗아 보수당 의원을 당선시킨 밤 11시30분에 나왔다”고 전했다.

광부 출신인 캠벨 의원의 표 우위는 지난 20년 동안 1만7000표에서 8000표로 줄어들었고, (총선 당일인) 목요일에는 10%가 보수당으로 넘어갔다. 노동당의 소위 ‘붉은 장벽’이 북동부 해안 지역에서 무너져내리면서 티스사이드(잉글랜드 북동부 티스강 유역)의 지역구들인 달링턴, 레드카, 스톡턴사우스가 모두 보수당으로 넘어갔다. 

가디언 12월13일)

뉴욕타임스(NYT) 기사에는 광부로 일했던 리 앤더슨씨가 등장한다. 

노동당을 떠나 애시필드 지역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나라(전체)가 다 뒤엎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기이하게 보일지 몰라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는 노동계급 유권자들과 잘 통한다. 사람들은 평이한 영어(plain English)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