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혁명 영웅을 여자처럼 그렸나" 멕시코를 뜨겁게 달군 그림 하나 (이미지)

'남성성'을 대표하던 국민 영웅은 작품 '혁명'에서 분홍 모자에 누드로 하이힐을 신고 있다.

2019-12-12     곽상아 기자

에밀리아노 사파타(Emiliano Zapata, 1879~1919)라는 인물이 있다. 가난한 농민들과 공동체 농민을 이끌고 멕시코 혁명에 참여해 승리에 공헌했으며, 그 뒤에도 중앙정부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계속한 인물이다.

올해는 사파타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되는 해인데, 그를 기리는 여러 행사 가운데 한 전시회에서 폭력 집회가 발생했다. 영웅에 대한 예술적 해석을 담은 작품 141개가 전시되고 있는 멕시코시티 국립예술궁전에서 벌어진 일인데, 아래 작품 때문이다.

ⓒCLAUDIO CRUZ via Getty Images

사파타의 손자 호르헤 사파타 곤잘레스는 9일(현지 시간) 해당 갤러리가 당장 작품을 철거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고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파타를 마치 게이처럼 묘사한 이 작품은 모욕적이다”라며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국립예술궁전에서는 사파타의 후손과 농민 등 100명 넘는 이들이 나타나 작품의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까지 벌였다. 이들은 작품이 멕시코 역사의 ‘위대한 아이콘’을 모욕했다며 맞불 집회에 나선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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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파비안 차이레즈  ⓒASSOCIATED PRESS

트위터를 통해 ”국민 영웅을 여성처럼 그린 게 불쾌하다면, 당신이 바로 그 문제의 일부”라고 밝혔다.

전시회 큐레이팅을 맡은 루이스 바르가스 역시 이번 작품에 대해 ”초상화가 아니라 예술적인 해석을 담은 작품”이라며 해당 작품으로 인해 멕시코 사회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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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철거를 주장하는 이들은 정부가 나서라고도 요구하고 있으나 멕시코 정부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2020년 2월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