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규모 시위가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취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 주최 측

2019-08-30     곽상아 기자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초우  ⓒASSOCIATED PRESS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를 예고했던 시민사회 연대체 ‘민간인권전선’(인권전선)이 시위를 전격 취소한다고 30일 발표했다. 홍콩 반송중 시위가 향후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중대한 갈림길 위에 섰다.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단체는 31일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었다. 

인권전선은 지난 6월9일 100만명, 같은달 16일 200만명, 이달 18일 170만명 등 그동안 대규모 홍콩 시위 및 집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특히, 31일 시위는 2014년 ‘우산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 결정 5년째를 맞이하는 날이어서 상징성이 적지 않았고 시위 규모에 대한 안팎의 관심도 컸다. 인권전선의 이번 결정으로 향후 반송중 시위의 일정한 동력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전선의 전격적인 시위 취소 배경에는 집회와 행진 모두에 대해 지난 29일 불허 결정을 내린 홍콩 경찰의 강경한 입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이 인권전선 주최의 집회와 행진을 모두 허가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A woman holds a placard as people flash their smartphones lights during a rally at Chater Garden in Hong Kong, Wednesday, Aug. 28, 2019. Several thousand people gather at the financial district protest against what they called sexual violence by the police, as one protester said last week that she had been strip-searched unnecessarily. In another incident, a female protester's skirt became flipped up as police carried her away. Police have denied any wrongdoing in both cases. (AP Photo/Kin Cheung) ⓒASSOCIATED PRESS

체포했다고 확인했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단체로 웡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데모시스토’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조슈아 웡이 오늘 아침 7시30분 무렵 체포됐다”며 “밝은 시간대에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강제로 밀어 넣어졌다”고 밝혔다. 초우도 같은 단체 소속이다. 

또한, 전날인 29일 밤에는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다가 지난해 강제 해산된 홍콩민족당의 창립자 앤디 찬이 출국하려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29일 낮엔 인권전선 공동대표 지미 샴이 괴한의 습격을 받았고, 같은 날 새벽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갑차와 트럭이 홍콩 시내를 이동하며 ‘무력시위’를 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