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들도 이제 '남성 후견인'이 승낙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사우디 왕실이 새로운 칙령을 발표했다.

2019-08-02     허완
ⓒAMER HILABI via Getty Images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들의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법령 일부를 2일 공식 해제했다. 이제 사우디 여성들은 남성 ‘후견인’의 승낙 없이도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게된 것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은 이날 여러 건의 칙령을 발표해 21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른 이의 승인 없이 여권을 발급 받아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에게도 자녀 출생신고 및 혼인신고, 이혼신고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여성들도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사우디에서는 남성에게만 주어졌던 권리다.

그동안 사우디 여성들은 후견인법에 따라 아버지나 남편, 아들 등 가족 중 후견인으로 지정한 남성의 승낙 없이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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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사우디의 여성 고용률(2018년)은 16.8%에 불과하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이자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를 3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여성들이 남성들과 완전히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되는 건 아니다. 일례로 결혼을 위해서는 여전히 남성 후견인의 승인이 필요하다.

사우디는 세계 최악의 여성 인권 억압국 중 하나로 꼽혀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평생 주요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남성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사우디 여성들이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 운전 금지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