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결정한 의원총회에서 오고 간 말

2015-07-09     김병철
ⓒ연합뉴스

이날 의총에는 160명 소속 의원 가운데 120명 이상이 참석했고, 모두 33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어느 때보다 열띤 공방전이 펼쳐졌다.

김 대표는 의총이 시작되자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오늘 꼭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국민은 우리 새누리당의 분열을 바라지 않는다"고 당의 화합을 두 번, 세 번 강조했다.

이어 '선당후사의 정신'을 언급하면서 "유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하는 것"이라며 '읍참승민'의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권고문 내용을 최고위원들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총대를 메야한다. 남 탓을 할 수도 없다"며 "사람들이 타협도 하고 굽힐 줄도 알고 이래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런 호소가 있었음에도 이날 의총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자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친박·비박 의원들 간의 치열한 마라톤 토론이 이어졌다.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다음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회의

그러자 19대 국회 최다선 의원으로 7선인 서 최고위원이 단상 앞에 나서 "정치인이 사퇴하는 것은 불명예가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며 "나도 정치를 30여년간 하면서 책임을 진 경우가 많았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당청 소통에 있어 당도 문제가 있었지만 청와대도 문제가 있었다"며 "새누리당은 수평적인 당청관계 확립을 위한 결의를 더 강하게 다져야 하며 그런 맥락에서 청와대의 변화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초선인 강석훈 의원도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모두 부정했다"며 유 전 원내대표의 취임 초기부터 파국이 잉태됐다고 주장하며 정상적인 당정관계 회복을 위해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용태 의원 외에도 김희국 유의동 의원 등 5∼6명이 유 전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표결을 주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표결불가 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의총 직후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으로 곧바로 가서 의총 결과를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했고, 유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의총의 사퇴권고 수용의사를 밝혀 '유승민 정국'은 일단락됐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의총 결과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미안하다, 고생했다'는 취지의 말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