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장마'를 선언했지만 비가 오지 않는 이유

2015-07-08     원성윤
ⓒ한겨레

그런데 중부지방은 보슬비 정도가 잠시 내릴 뿐 비다운 비가 아직 안 오고 있다. 기상청이 장마철을 공식 선언했는데도 왜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 않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 달가량 많은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궂다. 장마다. 장마철에는 장마전선이 형성돼 그 범주에 속한 지역에 비를 뿌린다.

더울 때 컵에 찬물을 부으면 컵 주변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두 고기압이 만나는 지점에 비구름이 형성되는 것이다.

초여름까지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나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덮고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은 저 멀리 남태평양으로 밀려나 있다. 그러다 서서히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북상하는 장마전선이 올해는 지난달 23일 제주부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이 걸쳐져 있는 모양새다.

지금 이 순간 장마철인데 중부지방에 비가 오지 않는 데 대한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장마철이긴 하지만 장마전선이 어디에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마전선은 7월 중·하순으로 갈수록 북상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남북을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비가 오거나 오지 않는다.

'마른 장마'다.

거꾸로 장마철이 끝났는데도 큰 비가 내릴 때도 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기상청 예보가 잘못됐다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장마의 개념을 알면 이해할 수 있다.

열대성 저기압 탓이다. 그래서 장마철처럼 장기간 궂은 날씨를 보이는 게 아니라 국지적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