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긴장시키는 버니 샌더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개혁하고, 1% vs 99%의 불평등 현실을 바꾸자는 월가점령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금방 독점적 금융구조를 해체하고 권력자들을 추방할 것 같던 캠페인은 무참하게 좌절됐다. 그 많던 '점령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을까. 샌더스에 대한 지지열풍이 월가점령운동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의 보상심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상위 1%가 하위 90%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누구도 옹호하기 어렵다"는 샌더스의 언명은 그때 뉴욕의 주코티 공원을 가득 채운 좌절한 희망에서 발화하고 있다.

2015-07-06     고광헌

힐러리 클린턴은 앞서 뉴욕에서 열린 자신의 대선 캠페인 발대식에서 5천5백여 명을 불러 모았다. 공화당의 선두주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3천여 명이 찾아왔다. 샌더스는 그간의 정치적 지명도나 인적 네트워크에서 클린턴이나 부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다. 그런데도 그 둘보다 2, 3배 많은 지지자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 미국언론들이 그 이유를 찾아 26년 동안의 샌더스 정치를 찾아 나섰다.

6월 27일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어에서 연설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개혁하고, 1% vs 99%의 불평등 현실을 바꾸자는 월가점령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금방 독점적 금융구조를 해체하고 권력자들을 추방할 것 같던 캠페인은 무참하게 좌절됐다. 그 많던 '점령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을까. 샌더스에 대한 지지열풍이 월가점령운동으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의 보상심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상위 1%가 하위 90%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누구도 옹호하기 어렵다"는 샌더스의 언명은 그때 뉴욕의 주코티 공원을 가득 채운 좌절한 희망에서 발화하고 있다.

에 따르면 샌더스는 지난 4월 29일 공식출마 선언 이후 약 1천5백만 달러(1백60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후원금을 낸 지지자들은 40여 만 명. 고액후원자는 거의 없다. 99%가 2백50달러 이하에, 1인 당 평균 34달러(3만5천원)를 후원했다.

6월 26일 미국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힐러리 클린턴.

클린턴과의 지지율도 많이 좁혔다. 샌더스는 지난달 초 위스콘신주에서 행한 스트로 폴에서 지지율 41%로, 클린턴(49%)과 차이를 8%로 줄였다. 같은 달 중순 뉴햄프셔 주민 대상 2개 설문조사에서는 각각 31%와 32%를 얻어 클린턴(41% 44%)과 차이를 10%대로 유지했다. 샌더스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이민 온 유대인 2세 정치인으로 개혁적 유대교 신자다. 낙태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 노조를 육성하고 시간당 15불까지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시장의 성평등과 대학 무상교육, 보편의료 정책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