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무원 시험에서는 '애국가 4절을 아느냐'고 묻는다

2015-07-07     곽상아 기자
ⓒ국제시장

올해 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영화 속 국기하강식 장면을 거론하며 ‘애국심’을 언급했고, 황교안 국무총리는 법무부 장관 시절 ‘애국가 4절 완창’을 못하는 신임 검사들에게 ‘나라 사랑의 출발은 애국가’라고 질타한 바 있다.

한 응시생은 6일 “애국가 4절 가사를 안다고 답하면 ‘한번 불러보라’고 했다. 개정 이전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면 ‘바뀐 것은 모르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유형의 질문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국가관이나 공직관을 묻겠다면 헌법 관련 질문을 해야지, 이런 단순한 질문으로 국가관을 알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공무원시험 정보를 교류하는 인터넷 카페에도 ‘이런 것을 물어보다니…’라는 식의 반응들이 올라왔다. 한 공무원시험 강사는 “(군사정권 시절인) ‘쌍팔년도’에나 나올 법한 질문”이라고 했다.

인사혁신처 담당자는 “면접 문항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었다. 참고자료일 뿐 꼭 관련 질문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고 해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면접에서는 ‘내부 고발자’, ‘부패와 청렴’, ‘공무원 범죄’ 등 공직 가치관을 확인하려는 질문도 여럿 나왔다고 한다.

인사행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교수는 “애국가나 태극기가 공직관, 국가관 강화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교수는 “미국의 경우 집단적으로 보는 시험이 없기는 하지만, 이런 질문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획일적 발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