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미래 : 기술 진화와 자동화 시대에 노동자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015-03-13     Ian Goldin

엄청난 기술 개발은 여러 분야에서 인간이 하던 일이 자동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옥스퍼드 마틴 대학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은 미국 노동 시장에 대한 예측을 내놨는데, 다음 몇십 년 사이에 일자리의 약 47%가 자동화될 수 도 있다고 한다. 씨티은행과 옥스퍼드 마틴 대학이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저임금 저숙련노동자가 자동화에 희생될 것이라는 결론을 처음으로 냈다. 이런 상황에서 21세기에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일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제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기술과 경제적인 발전으로 인한 혜택이 불공평하게 나뉘어왔다는 거다. 이젠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저임금 노동자는 물론 중산층까지 자동화와 인공 지능 기계 개발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년 간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거의 모든 국가에서 불평등이 상승하고 있다. 선진경제권 국가 중 절반 정도는 임금 인상률이 낮아졌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에는 중간층 노동자 수가 꾸준히 줄면서 노동자가 아닌 극소수의 주주들에게만 부가 몰렸다. 커뮤니케이션, 정보, 물류 혁명으로 거래의 속도와 거래량이 팽창하면서 점점 더 복잡한 정보 인프라와 데이터 처리 센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구글이든 뱅크오브아메리카든 정보 허브 소유자들에게 더 큰 부가 돌아갔다. 무어의 법칙대로 처리 속도가 계속 상승하고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그런 상황에 적응하고 투자할 줄 아는 이는 번창하고 그렇게 못하는 이는 점점 더 낙후된다.

난 '나비 효과'가 아니라 세계화 가속으로 인한 '나비 결함'이 점점 더 복잡한 우리 세상을 재촉했다고 믿는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초등학교에서 대학, 성인 교육까지 교육이 관건이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성적이 높은 국민일수록 기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높고 그 국가의 불평등이 낮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콘텐츠, 사회성,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이런 부분이 자동화/기계화하기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런 교육을 직접 받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 환경에서 이수할 수도 있다. 그건 더 많은 이에게 더 강도 높은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새로운 기술로 인해 새로운 직업, 아니 아예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있다. 약 5년 전만 해도 링크드인(LinkedIn)에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빅데이터 건축가, 데이터 과학자 같은 직업을 설명할 만한 단어는 없었다. 또 태양 에너지 엔지니어, 간호 정보 전문가, 바이오매스 공장 테크니션 같은 직종도 근래에 새로 창출된 직업이다. 내용 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직업들의 중요한 공통점은 고차원의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선 교육이 필수다.

주택 시장에선 이동성이 보다 용이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난을 겪는 가족이 경제적으로 한 지역에 내몰리지 않는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민 정책이 중요한 거다. 경쟁성 있는 산업 체계를 지향한다면 더 넓은 시장에서 지역과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3분의 1을 이민자들이 창업했고, 또 그들이 특허와 노벨상, 또 파열성 첨단 기술 개발(스페이스 X, 구글, 애플, 야후) 같은 혁신을 이끈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민 정책을 다시 쇄국적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그 결과는 각 국가를 변화에 덜 준비된 사회이자 불공평한 사회로 만들 것이다.

또 정보 격차(digital divide)도 좁혀야 한다. 국가 간 첨단 기술의 차이뿐만 아니라 한 사회 내에서도 아직 빠른 인터넷 연결이 불가한 소외된 부류가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특히 빈곤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빠른 인터넷 연결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또 고령인의 경우 이런 상황에 국한될 확률이 높다.

첨단 기술 개발은 엄청난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새로운 위험 요소로도 작용한다. 즉,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 말이다. 활발한 정보 시장에서 첨단 기술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창업자에게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기회가 된다. 그런 기회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더 낮은 가격에 제시할 수 있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위험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테크놀로지를 통해 모든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려면 창업자의 창의성과 투자자들의 과감한 투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공평하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정부의 정책이 요구된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The Future of Work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