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IT업계 초과근무 관행을 옹호했다가 비난에 부딪혔다

996.ICU: 매일 9시부터 9시까지 주6일 일하면 중환자실에 실려간다는 뜻이다

2019-04-15     박수진
ⓒArnd Wiegmann / Reuters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중국 IT업계의 초과근무 관행을 옹호하는 의견을 냈다가 역풍을 맞았다. 배경에는 지금 중국 테크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개발자들이 초과근무 관행을 고발하는 ’996.ICU’ 운동이 있다.

 

996.ICU

Github에서 시작했다.

ⓒ996.icu

즐겨찾기됐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해당 페이지에는 ″개발자의 삶은 중요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주 60시간 이상 근무가 중국의 헌법과 근로법을 위반한다고 강조하는 글이 적혀 있다.

화웨이 등 유명 대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개발자의 삶은 중요합니다”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쿼츠는 ”초과근무 문화는 중국 테크 산업계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며 프로젝트에 참가한 개발자 장모씨의 말을 보도했다. 장씨는 전 직장에서 9달 동안 996 스케줄로 일했으며, 심한 압박감으로 심각한 불면증을 겪어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Jackal Pan via Getty Images

테크크런치에, 20대 부하 직원 여러명이 ‘업계 사람들이 다들 996으로 일하고 있어 나도 하지 않으면 그들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윈의 해명

행사에서 ”초과근무할 수 있는 건 큰 축복”이라고 말해 비판에 부딪혔다.

웨이보에 글을 올려 ”어느 회사도 996으로 일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행복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996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 그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할 뿐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글에도 ”어떤 경우든 초과로 일한다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자본가로서의 송곳니를 드러냈다” 등의 날선 비난 댓글들이 달렸다.

ⓒweibo

웨이보에 추가로 해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직원을 초과근무하도록 강요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회사들은 바보같으며 실패할 것”이라고 썼다.

또 ″누구도 996을 강요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비인간적일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무엇보다 직원들,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초과근무 계속하며 높은 임금을 줘도 직원들은 떠날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마 회장은 ”996으로 일하는 사람은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며 돈 이외의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