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토리 | 20대를 위한 맞춤형 소셜멘토링 서비스 '잇다'의 조윤진 대표 ①

"사실 그동안 선후배가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장소가 없었다. 잇다는 바로 그런 장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잇다의 강점이다. 너희가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어딘지, 왜 거기에 들어가고 싶은 건지, 사실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러려면 뭘 준비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실제 어떻게 살게 되는지 등등.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지금껏 없지 않았는가. 잇다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가 가진 고정관념 등이 깨지기도 한다."

2015-03-13     홍형진

"요즘은 진짜 힘들어요. 신입사원 별로 뽑지도 않고 올해 들어온 사람들 보면 대부분 서울대 아니면 외국대학 출신이에요. 연고대도 거의 없어요."

각박한 청년의 세태는 사례를 언급하는 자체가 사족(蛇足)처럼 느껴질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이 되었다. 어떻게든 이력서에 한줄 보태기 위한 그들의 절박함에 편승한 열정 페이가 여기저기 넘쳐나고, 과장과 왜곡은 물론 날조까지 난무하는 '자소설'은 어느새 문학의 한 장르로 굳건한 입지를 굳혔다. '자기소개서 전문 대필가'마저 시장에서 활약하는 요즘이다.

소셜멘토링 '잇다(http://www.ittda.co.kr/)'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단히 흥미롭다. 현업에서 일하는 30~40대가 20대 청년들에게 1:1로 내밀한 조언과 상담을 해주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료로!

멘토 또한 마찬가지다. 1년 이상의 현업 경력을 가진 이가 후배들과 진심으로 경험을 나누고 싶다면 누구나 소정의 검증절차 후 멘토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까지 평균연령 36세의 멘토단 400여 명이 2천1백 건(사이트, 블로그 누적)에 달하는 멘토링을 해왔다. (멘토 이용가이드 링크)

(인터뷰는 2회로 나뉘어 제공된다. 1회에는 '잇다'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잇다'의 이모저모 및 사업구조 등을 담았고, 2회에는 '잇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및 청년에 대한 조 대표의 시선을 담을 것이다.)

1) 청년을 위한 사업을 꿈꾸던 두 청년

- 대학 시절 친구와 토론을 하던 것이 지금 사업의 계기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대해 듣고 싶다.

동경하는 선배 두 명이 있었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그리고 역량도 충분한 라이벌 같은 관계였다. 그런데 한 명은 집안이 부유했고 다른 한 명은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던 고학생이었다. 이들의 삶은 방학 때마다 달라졌다. 부유한 선배는 방학마다 해외여행을 다님으로써 졸업 때까지 26개국을 경험한 것이다. 이를 기업에서 요구하는 글로벌 역량으로 홍보하며 원하는 직종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한국에서 과외, 아르바이트만 했던 선배는 그러지 못했다. 추후 사석에서 그 격차를 내게 털어놓기도 했다.

졸업 후 부대표는 마케팅, 나는 해외영업 일을 했다. 3년 동안 두세 달마다 한 번씩 통화를 했다. 돈은 잘 모으고 있니? (웃음) 한 번 통화하면 또 두세 시간씩 토론을 했다."

- 창업 준비는 체계적으로 잘 이뤄졌나? 처음엔 이산화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 준비한 건가?

이산화탄소 감축 프로젝트는 대학교 등록금 지원 이슈와 관계되어 있다. 대학은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집단 중 하나다. 그런 대학의 전기를 아끼면 굉장히 큰 비용이 절감된다. 전기는 누진세니까. 그렇게 아낀 금액 중 70% 정도만이라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환경부와 미팅해보려고 퇴사 후에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막 찔렀는데 한 군데가 뚫렸다.

- 그래서 한겨울에 '책 교환 프로젝트'에 나서게 된 건가?

- 원래 100일 목표였다고 하던데 기간은 다 채웠나? 그리고 그런 방식이면 책의 퀄리티가 계속 하락했을 것 같은데?

책 퀄리티는 말한 대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건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부탁을 했다. 괜찮은 책, 고전 같은 걸 좀 가져와 달라고. (웃음) 주변 상인 분들도 많이 기부해주시고 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 '책 교환 프로젝트'와 같은 시점에 '인적자본 투자'에 대해서도 고민을 한 걸로 알고 있다. 대부업으로 오인 받아 그만두게 되었다던데 이 이야기를 듣고 싶다.

꿈이 회계사인 학생의 예를 들어보겠다. 학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4년간 6천만 원이 필요하다면 그중 4천만 원을 룸니가 투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 학생이 회계사가 될 가능성에 대한 확률이나 리스크 등을 예측해서. 그렇게 지원받은 학생은 추후 회계사가 되어 7년간 자기 연봉의 6%를 룸니에 상환한다. 학생이 잘되면 잘될수록 고수익 구조가 되는 것이다. 연봉이 늘어나니까. 대신 실패했을 경우엔 원금상환 의무가 없다.

국내법상 이게 대부업으로 분류됐다. 이자율 등의 이유로. 국회의원을 설득해서 법률을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법적 책임을 질 자신 있냐?'는 질문에 나는 그리 걱정하지 않았는데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가 없었다. 제재가 들어오면 감당이 안 되니 그걸 돌파하기 어려웠다. 60억 정도는 모아야 우리도 먹고 살며 진행할 수 있는데 상환되는 기간이 긴 상품이라는 것도 난점이었다. 결국 포기했다. 이상적인 생각이었던 셈이다. 그 사이에 10여 차례 정도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는 등 굉장히 고생했던 시기다."

2) 소셜멘토링 '잇다'의 이모저모

- 그리고 탄생한 게 소셜멘토링 '잇다'다. 처음 시작할 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어떤 사람들이 '잇다'를 사용하는가? 멘토링 분야는 어떻게 되고 멘토의 자격요건 등은 어떤가?

멘토 자격은 현업에서 1년 이상 경험을 쌓은 사람이다. 후배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검증 절차는 거친다. 1차는 서류로 2차는 전화 인터뷰로. 현업에서의 프로필도 확인해야 하고 멘토링 가능 분야와 사이트에 가입하려는 목적 등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해오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대기업 임원들로 '여기 가입하면 나 강의 시켜주는 거요?' 같은 식인데 모두 거절한다. 우린 대학생, 청년에게 1:1로 멘토링을 해주는 서비스다. 공감대와 유대감이 중요하다."

- 잇다 사이트를 둘러보았지만 멘토링 내용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비공개로 운영하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일부는 멘토와 멘티의 허가 하에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편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사실 그동안 선후배가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장소가 없었다. 잇다는 바로 그런 장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만 이번 주부터는 멘토링의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더 많은 이들이 읽어도 될 만한 내용은 개인정보 등을 삭제하고 공개할 것이다."

- 멘토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다. 멘티가 질문을 하면 다 답을 받을 수 있는 건가? 또 질문이 몰리면 멘토 입장에서 너무 부담스럽다거나 하지는 않나?

멘토의 경우는 질문이 들어오면 5일 안에 답을 해야 하지만 한 번에 질문 하나에만 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나를 끝낸 후에 다음 멘토링을 하는 식이다. 따라서 질문이 쏟아진다고 해도 한꺼번에 여러 개를 답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기 스케줄에 맞춰 5일 안에만 답을 하면 되는 식이기에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 멘토링을 통해 성과를 거둔 실제 사례가 있나? 있다면 좀 들려 달라.

일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잇다의 강점이다. 너희가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어딘지, 왜 거기에 들어가고 싶은 건지, 사실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러려면 뭘 준비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실제 어떻게 살게 되는지 등등.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지금껏 없지 않았는가. 잇다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가 가진 고정관념 등이 깨지기도 한다. 여자는 흔히 지방에 가는 걸 혐오한다고 하는데 경기도 이천의 맥주공장을 직접 견학한 후 마음을 바꿔 취업한 사람도 있다.

가급적 취업률을 성과지표로 잡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딜레마이긴 한데 그래도 취업 자체보다는 선후배간의 채널을 열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멘토링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성공하는 사례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 멘토와 멘티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도움을 주고받은 사례도 있는가? 멘토 중에 외국인도 있던데 그들은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시대이니만큼 해외에서 일하는 멘토도 있다. 15개국 정도이고 직종은 다양하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일했고 슈퍼스타 존 레전드의 앨범 커버를 제작한 이, 영국의 박물관 큐레이터, 이탈리아 셰프, 싱가폴/중국/대만의 벤처 등등 면면이 다양하다. 현지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경험을 나눠주는 멘토들이다.

- 특별히 호응 있는 멘토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람들이 더 멘토로 가담하면 좋겠나?

새로운 멘토로 더 가담하길 바라는 층은 평범한 화이트칼라 직장인이다. 학생들은 실제 그 부분을 취업에서 가장 원하니까. 또 셀레브리티 중에서도 몇 명과 함께하고 싶다. 고용주와의 직접 멘토링 같은 것 말이다. 기업 회장들이 1주일 정도 멘토링에 참여해 내용을 공유하는 건 어떨까 싶다. '그런 꿈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걸 준비해서 이렇게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베일에 가려 있는 기업회장들이 건네는 그런 메시지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윗선에 있다고 정보가 폐쇄적이면 서로 단절되게 마련이지 않겠는가. 또 그들도 20대 청년의 실상에 일부는 공감하지 않을까? 조만간 그들에게 편지를 쓰든가 해볼 생각이다."

- 멘토링을 통해 멘토는 뭘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선의의 재능기부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나? 비슷한 성향이나 관심사의 멘토끼리 네트워크를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은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잇다는 온라인 재능기부다. 유료로 측정하면 서비스가 어려워지는 사업이다. 잇다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들어가는 고정비만 월간 700만 원에 가깝다. 추가로 2명을 채용해야 하고 사이트 개발비나 서버비용 등이 발생한다.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멘토에게 어떤 혜택을 줘서 만족감을 주고 유입을 유도할지에 대해선 계속 고민하고 수정하고 있다."

3) 레디&스타트의 사업구조 및 수익모델

- 수익은 어떤 방식으로 내는지 궁금하다. 사회적 기업 역시 수익이 나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온라인 멘토링 외의 다른 부가적인 사업이나 후원 성격의 투자 등이 있을 듯하다. 거기에 대해 듣고 싶다.

먼저 온라인 동문 멘토링 서비스는 학교 내의 동문끼리 일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주고받으며 네트워크를 확장해나가는 걸 돕는다. 동문이라는 유대감이 있으니 계약기간이 끝나면 헤어지는 그런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학생들이 실질적인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동문들도 활동을 통해 '힐링'을 받는다고 말한다. 평범한 줄 알았던 본인의 일상이 후배들에겐 꿈임을 알게 되며 삶의 자세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멘토와 멘티가 계속 확장되며 동문회를 활성화하고 대학 문화 자체를 바꿔나가는 역할을 한다. 현재 상명대, 성신여대와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고 계약방식은 월정액, 건별 방식 등으로 대학에서 지불한다.

마지막으로 맞춤형 멘토링 기획. 기존의 많은 멘토링은 사실 공급자 중심이었다. 참여하는 학생들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연사부터 섭외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건 멘토링이 아니라 강연이다. 우린 그런 걸 지양하고 소규모 형태의 맞춤형 멘토링 형태로 기획한다. 현직자들이 참여해 비슷한 관심사의 멘티에게 경험을 전하는 방식이다. 기관이 어떤 콘셉트를 원하는지, 어떤 멘토가 참여하게 될 것인지,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예측한 후 진행한다. 이후 온라인으로 멘토링이 계속되기에 일회성으로 그치지도 않는다.

- 지금의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듯하다. 중간에 힘든 시간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해결했나? 투자는 어떤 식으로 유치했나?

'누가 멘토로 있어?'라는 질문에 답하는 덴 김성준 SBS 앵커의 힘이 컸다. 워낙 유명하고 또 바쁜 분이라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흔쾌히 참여해주었다. 멘토링도 정말 성실히 해준다. 가장 답변이 빠른 멘토 중 한 명으로 근무 중에도 촌철살인 답변을 보내온다. (웃음) 또 앰버서더 호텔의 권대욱 사장도 큰 힘이 됐다. 이런 명망 있는 분들이 멘토단에 있다고 하니까 다들 반응이 달라졌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홍보모델로 삼은 셈이다. (웃음)

- 대학에 그걸 공급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닌가? '교육'이라는 분야에 있어 최고기관이라는 자부심이 강해서 쉽게 안 받아줄 텐데?

거기 끝날 때가 다가오자 '우리 이제 뭐 먹고 사냐?'라며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땐 나와 전중기 부대표 딱 둘만 직원으로 있을 때다. (웃음) 그런데 상명대 팀장이 내부의 지인들에게 우리를 많이 홍보해주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 학교에 와야 한다, 라는 식으로. 그래서 첫 계약을 따내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의 발판이 되었다.

- 대학 외의 다른 수입원으로는 어디가 더 있는가?

서울시 혁신형 사업에도 선정됐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비즈니스 기업을 후원하는 시스템이다. 거기에 선정되며 1억 정도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았다. 덕분에 사업에 좀 더 투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되었고 이후 기업들 쪽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잇다'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조윤진 대표가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는 사흘 후 월요일(16일)에 이어집니다. 레디&스타트 조윤진 대표 인터뷰 2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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