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 나스 엑스' 백인의 전유물인 컨트리 장르로 빌보드를 정복하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만 나올 수 있는 충격적인 데뷔다

2019-04-10     박세회
ⓒYoutube/Genius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스타덤인지도 모르겠다.

빌보드닷컴에 따르면 릴 나스 엑스의 노래 ‘올드 타운 로드‘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컨트리 음악에 랩을 섞어 얼마전 ‘컨트리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논란을 촉발한 바로 그 노래다. 

릴 나스 엑스가 누구야?

음악 산업의 측면에서도 릴 나스 엑스의 빌보드 1위 정복은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음반 제작사의 제작 및 홍보 지원을 하나도 받지 않았고, 라디오 디제이들의 거름망을 그대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가  차트에 올라 주목을 받은 과정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일단 사운드 클라우드와 아이튠즈에 이 노래를 올리면서 ‘컨트리’ 장르로 구분지었다는 점이다. 

롤링스톤 매거진에 ” 컨트리 차트를 선택해 거기서 관심을 끌면 알고리듬을 타고 차트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인 랩 노래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낫다는 계산”이라고 밝혔다. 이후 빌보드가 컨트리 장르 순위에서 ‘올드 타운 로드’를 삭제했으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이 노래의 유명세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십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타임매거진의 ‘인텔리전서‘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미국 컨트리 웨스턴 스타일이 다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카우보이 복장으로 변신하는 일종의 코스튬 놀이가 번진 바 있다. ‘올드 타운 로드’는 이 놀이에 배경 음악으로 주로 쓰였다.

빌보드닷컴에 따르면 릴 나스 엑스는 지난 2018년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다니던 대학을 그만 뒀다.

한편 ‘올드 타운 로드’가 빌보드 탑 100에 오른 이후 릴 나스 엑스를 둘러싸고 여러 음반 기획사들 사이에 작은 전쟁이 벌어졌는데 결국 콜롬비아 레코드가 그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